최주림 작가 또 하나의 차별을 허물다

최주림 작가는 1996년생으로 자폐성 발달장애인이다. 얼마 전에 개최된 제38회 경인미술대전에서 ‘Dream of safety 란 작품을 출품하여 쟁쟁한 작가들 가운데 당당하게 서양화 부문 우수상을 수상했다. ‘Dream of safety 는 뉴욕 소방차와 소방관이 편안히 쉬는 휴식 시간을 마카 및 오일파스텔을 혼용하여 밝고 원색적인 색과 조화로운 구성으로 표현하였다. 작품은 사망 사고 없이 모든 곳이 편안하기를 기원하는 작가의 마음을 담고 있다.

최주림 작가는 연필과 펜을 들 수 있는 아기 때부터 그림을 그렸다. 그림 그리기를 너무 사랑한다. 지금도 하루 8시간씩 그림을 그린다.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치료와 재활이란 기능적 관점을 넘어 장애로 고립된 자기 자신에 대한 해방과 사회적 인식에 대한 부단한 도전이다. 그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은 볼 수 없는 색을 찾아내는 능력이 발달했다. 최 작가의 작품에 보이는 밝고 선명한 색감은 그렇게 형성되었다.

최 작가는 유독 자동차와 오토바이에 심취되어 있다. 자동차와 오토바이에 내재된 역동성과 질주 본능은 삶의 행복한 질주를 꿈꾸는 최 작가의 욕구와 맞닿아있다. 헤드라이트에 작가만의 색을 더하면 자동차와 오토바이가 눈을 뜨고 세상을 본다, 라디에이터는 질주를 위한 가쁜 숨을 내뿜는다. 자동차에 비치는 도시, 사람, 자연의 모습들이 너무 멋있어 보이고 어느덧 주인과 함께 숨 쉬는 생물체로 보인다.

최주림 작가는 2016년 제1회 국제장애인미술대전 대상을 수상했다. 이후 많은 공모전과 그룹전에 참여하며 왕성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또한 올해부터 반짝전구기획사업단에서 디자이너로 근무를 시작했다. 반짝전구기획사업단은 발달장애인의 그림이나 디자인을 생산 판매하는 중증 장애인기업이다. 얼마 전에 발달장애인 아티스트 브랜드인 그림당을 런칭하여 여러 가지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그 의미에 대해 최 작가의 어머니는 말한다.

반짝전구기획단 같은 일자리들이 생기는 것은 예술하는 장애인들에게 큰 기쁨입니다. 국가나 부모의 지원이 아닌 본인의 능력을 발휘하여 수익을 발생시킬 수 있으니까요. 또한 장애의 편견을 깨고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갈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고요 최주림 작가에게도 역시 이런 일자리가 경제적 독립과 자유로운 작품활동을 위해 꼭 필요한 사항입니다.”

문화예술은 모든 인간의 지적 정신적 미학적인 발전의 전체적인 과정이라 규정할 수 있다. 이는 문화예술이 장애의 유무와 관계없는 모든 인간의 보편적 권리에 속한다는 사회적 관점을 담고 있다. 최주림 작가는 장애인의 예술 활동을 유형에 따라 기능적으로 한정 지어 놓은 차별의 벽을 무너뜨리고 삶을 통한 인간의 보편적 권리인 예술 활동을 추구하는 여정을 가고 있다. 우리가 최주림 작가를 눈여겨 보아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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