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우리 사회에 던져진 화두는 ‘안녕들하십니까?’ 였다. 어느 종교 집회에서 목사님은 이렇게 기도했다. “하나님 안녕하시냐고. 안녕하지 못하실 것 같다고. 지금 처해진 우리 사회 상황에서 각계각층이 안녕하지 못하다는 신음소리를 들으시기 때문”이라고.

꼭 1년이 지난 2014년 12월은 세월호 사건으로 온 국민이 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게 여름과 가을 또한 그렇게 보냈다. 게다가 생활경제는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인내심의 한계에 도달한 실정이다. 청와대 문서 유출이란 사건으로 온 나라가 뒤숭숭하다. 마치 2000년 전 중국 후한 말 때 환관들의 국정 농단이란 망령이 진화되어 우리나라로 온 것 같다.
 
매스컴을 통해 전해지는 권력 암투 같은 일이며, 장관을 지낸 사람이 국장과 과장 정도의 인사에도 대통령이 관여했다고 하질 않나, 대한항공은 젊은 나이에 감당하기 어려운 직책을 줘서 국가의 품격을 떨어뜨리고, 국회는 새로운 쟁점을 갖고 힘겨루기를 하고 대통령의 지지도는 급락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사태들은 우리에게 큰 실망을 안겨 주고 우리를 불안감 속에 몰아넣고 있다. 필자는 작년 초 <지방이 변해야 나라가 산다>라는 책에서 ‘우리에게는 왜 단체장 복(福)이 없나’에 대해 피력한 바 있다.
 
우리는 자고 나면 선택을 해야 하루 일이 시작된다. 지금 일어날까, 아침은 먹고 갈까, 날씨에 따라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할까 등 자신의 선택으로 일상을 채우게 된다. 한 가지 예외가 있다면, 바로 투표다. 대통령, 국회의원 선거 그리고 전국 동시 지방선거에서 우리는 광역 시·도지사, 교육감, 시장, 군수, 구청장, 광역의원과 기초의원 그리고 정당 투표까지 한다.
 
국민의 선택을 받은 후보가 야심차게 일을 할 것 같지만, 각종 비리에 휘말려 재선거로 쓸데없는 예산을 써야 하고, 편 가르기 등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여주는 예가 너무나 많다. 이런 현실을 보며 필자는 우리에게는 왜 이다지도 단체장 복(福)이 없냐는 한탄을 하게 됐다.
 
복(福)이란, 우리 삶에 큰 행운이나 행복감을 주는 말이다. 동·서양 모든 이들이 좋아하는 말이 아닌가. 이러한 복(福)은 부모와 자식 사이, 부부 사이처럼 가족에도 적용되고, 대통령을 포함한 선출직 공무원들과 그들을 선택한 국민 사이, 더 나아가 대한민국이라는 이 땅에 살고 있는 것까지 다 적용할 수 있는 말이다.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쉽게 바꿀 수 있는 관계들이 아니라면, 복(福)이 있고 없고를 결정짓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복(福)이 없다고 한탄만 해서 될까? 현실이 어려울수록 우리는 좀 더 냉정해져야 한다. 그리고 저마다의 중심을 잘 잡아야 한다. 복(福)은 누군가에게 받는 것이 아니라, 내가 주는 것이라고 생각해 보자.
 
특히 선출직 공무원들이라면 자신이 선택된 것에 대해 복(福)이 많은 사람이라는 자각과 더불어 자신을 선택해 준 국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에 귀 기울이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즉 그들에게 복(福)을 주기 위한 존재임을 깨닫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지난해 개봉한 영화 <파파로티>에 삽입된 노래 가사를 떠올려 본다. “그대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 내가 가는 길이 험하고 멀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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