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식품 관리 내부 고발로 경찰 조사

대표적인 햄버거 프랜차이즈 맥도날드가 경찰 조사를 받았다. 지난 817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앤토니 마티네즈 한국맥도날드 대표이사를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조사했다.

최근 서울의 한 맥도날드 점포에서 아르바이트 노동자의 내부 고발에 의해 맥도날드 일부 매장이 자체 유효기간이 지난 빵 등에 날짜 스티커를 덧붙이는 방식으로 폐기대상인 식자재를 재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한국맥도날드는 84일과 6일 사과문을 내고 내부조사 결과, 유효기간이 지난 스티커를 재출력해 부착한 사례가 있던 것으로 파악했다며 사실을 인정했다.

 

유통기한 스티커 갈이는 있었지만 노동자 탓?

하지만 한국맥도날드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이러한 일이 일어난 이유는 아르바이트 노동자 개인의 일탈이 이유라며 내부 고발한 아르바이트 노동자를 3개월 정직 시키며 꼬리자르기 대책을 내놓아 다시 한번 비판을 받았다. 이후 비판에 떠밀린 듯이 점장을 징계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이번 내부 고발 문제를 노동자들의 원인으로 몰아가며 노동자들에게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거나, 주머니가 없는 바지를 입게 하는 등 노동자 입단속에 들어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의당 박창진 부대표가 서울 시내 한 맥도날드 매장 앞에서 불매운동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정의당 박창진 부대표가 서울 시내 한 맥도날드 매장 앞에서 불매운동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위생 관리 엉망 맥도날드

이번 식자재 유통기한 연장 행위는 내부 고발로 외부에 알려졌기 때문에 경찰조사로 이어 졌지만 이미 오랫동안 맥도날드의 식품위생관리가 허술했던 것이 조사를 통해 밝혀졌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이 2018년부터 20217월까지의 햄버거 프랜차이즈 식품위생법 위반 현황을 집계한 결과 5대 햄버거 프랜차이즈(맥도날드, 롯데리아, 버거킹, KFC, 맘스터치) 중 맥도날드가 409점포(최근 3년간 점포 수 평균)에서 76(최근 3년간 식품위생법 위반 합계)을 위반해 점포당 0.19건의 위반 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맥도날드가 국내 5대 햄버거 프랜차이즈 중 최근 3년간 점포당 식품위생법 위반이 가장 많았던 것으로 조사된 것이다. 최근 스티커 갈이 방식으로 식자재 유효기간을 늘렸다는 논란과 함께 전반적인 위생관리도 수준 이하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햄버거병, 잊었나?

5년 전, 맥도날드는 4세 유아가 맥도날드의 한 매장에서 덜 익은 햄버거 패티를 먹은 뒤 햄버거병이라고 불리는 용혈성요독증후군에 걸렸다는 의혹을 받은 적이 있다. 이후 맥도날드는 내부 식품 관리 기준을 마련하며 소비자에게 더욱 건강하고 위생적인 식품을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하지만 이번 조사는 햄버거병 의혹으로 인해 엄격한 자체 위생 기준을 마련해 건강하고 위생적인 식품을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한 모습과는 전혀 다른 결과를 보였다. 소비자에 대한 말뿐인 약속으로 인해 기업에 대한 불신을 더 쌓이게 만든 것이다.

5년 전 마련한 대책이 말 뿐이었다는 것은 이번 내부 고발 이후 맥도날드의 해명에 더욱 명확하게 들어났다.

한국맥도날드는 내부에서 정한 유효기한(2차 유효기한)은 원재료 품질을 더 높은 수준으로 유지·제공하기 위한 맥도날드의 자체 품질관리 기준으로, 일반적으로 알려진 유통기한(1차 유효기한)보다 짧게 설정하고 있다고 해명하며 유통기한을 연장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은 자체 기준을 어긴 것이므로 문제 없다는 해명이다.

하지만 시중보다 짧은 식자재 유통기한을 약속한 것은 햄버거병 논란 이후 맥도날드가 식자재 관리를 더 철저히 하겠다는 소비자와의 자발적인 약속이었다. 앞으로는 소비자와 약속하고 뒤에서는 어겨도 법적 문제가 아니라는 뻔뻔한 해명은 소비자를 우롱하는 것이라고밖에 해석할 수 없다.

 

부천 맥도날드 안전한가요?

부천에도 5개의 맥도날드 매장이 있다. 배달과 드라이브 스루 서비스, 24시간 영업 등 다양한 조건과 이유로 접근성이 쉬워져 부천시민들의 이용과 섭취가 많아 지고 있는 맥도날드이다. 하지만 맥도날드의 위생 관리가 늘어나는 이용자의 수 만큼 더 철저하고 꼼꼼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이번 맥도날드 유통기한 연장 행위는 이미 오랫 동안 이루어 지고 있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맥도날드는 매장별로 이익률을 조사해 관리하기 때문에 매장에서 폐기율을 낮추고 이익률을 올리기 위해 유통기간을 연장해 폐기대상 식자재를 사용해 왔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유통기한 스티커 갈이가 어느 한 노동자의 개인 일탈이 아닌 맥도날드 전체의 구조적 문제일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부천시는 맥도날드를 이용하는 부천시민들의 건강을 위해 부천관내 맥도날드 매장의 식품 관리 실태를 철저히 조사해 주기 바란다. 부천시민이라면 어디서나 무엇이든 안심하고 먹고, 건강할 수 있는 부천이 되길 바란다.

 

| 김민정(정의당 경기도당 여성위원장, 정의당 부천정 민생센터장)

김민정 위원장
김민정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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