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EOPLE 12 - 유기묘입양카페 ‘묘한 사랑’ 이영미 대표

반려인 1,500만 시대라고 한다. 우리 국민 3분의 1이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는 뜻이다. 수치상으로만 보면 대한민국은 가히 반려동물의 천국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해마다 학대받고 버림받고 죽임을 당하는 반려동물의 수 또한 적지 않다는 사실이다.

농림축산 검역본부가 지난 517일 발표한 <2020년 반려동물 보호와 복지관리 실태>에 따르면, 2020년 한 해 동안 발생한 유기동물은 13만여 마리에 이른다. 이는 전국 지자체 280개 동물보호센터에 입소된 개체만 파악한 수치이므로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많은 반려동물이 버려지고 있음을 짐작해 볼 수 있다.

버려진 동물은 개 73.1%, 고양이 25.7%, 기타 동물 1.2% 순으로 특이한 것은 유기견의 소유주 인도 비율이 15.1%인데 반해 유기묘 인도 비율은 1.1%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개는 동물등록제를 전면 시행하고 있는 데에 반해 고양이는 그렇지 못한 데서 발생한 결과다. 고양이 등록제의 도입이 시급해 보인다.

유기동물의 보호 형태를 보면, 새로운 보호자에게 분양(입양)된 비율이 29.6%, 원래 소유주에게 인도된 비율(반환)11.4%, 그리고 나머지 절반 이상은 자연사 또는 안락사의 형태로 동물보호센터에서 생을 마감한다.

모든 생명은 존엄하다. 고양이든 개든 또 다른 어떤 동물이든 인간과 같은 생명체라는 점에서 보호받고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 단지 국민소득이 높고 경제 규모가 크다고 해서 선진국이 아니다. 국민의 의식이, 모든 생명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수준에 도달한 나라가 곧 선진국이다. 일찍이 마하트마 간디는 한 나라의 위대함과 도덕적 진보는 그 나라에서 동물이 받는 대우로 가늠할 수 있다라고 설파한 바 있다.

2021, 세계 9위의 경제 대국, 대한민국은 과연 선진국인가? 불행하게도 우리 대한민국에서는 아직도 매년 수십만 마리의 반려동물이 버려지고 있고, 그 버려진 동물의 절반 이상이 자연사 혹은 안락사 형태로 죽어가고 있다.

콩나물신문 더 피플, 이번 회에는 부천지역의 유기동물 구조와 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이영미 부천동물보호시민연대 대표를 소개한다.

이영미 대표
이영미 대표

 

안녕하세요! 콩나물신문 THE PEOPLE입니다. 콩나물신문은 인권, 환경, 생명, 여성, 복지 등 우리 사회의 취약한 부분들을 개선하여 보다 밝고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일에 언론으로서의 역할과 사명을 다하고자 합니다. 바쁜 일정 중에서도 인터뷰에 응해주신 묘한 사랑이영미 대표님께 감사드립니다.

현재 유기묘입양카페 묘한 사랑을 운영하면서 비영리단체인 부천동물보호시민연대 대표로 활동하고 계시는데 간단한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부천의 유기동물 안락사 0%를 목표로 활동하고 있는 부천동물보호시민연대 대표 이영미입니다. 저는 부천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로 부천남초등학교를 거쳐 부천여중, 부천여고를 졸업하고, 홍익대학교에서 공예를 전공했습니다. 1991년 졸업과 동시에 디딤돌입시미술학원을 오픈해서 2016년까지 남편과 함께 입시미술학원을 25년 정도 운영했고 지금은 어학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양이 카페 ‘묘한 사랑’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부흥로 203 KR 6층
고양이 카페 ‘묘한 사랑’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부흥로 203 KR 6층

 

반려동물에 관한 관심과 애정이 남다르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부천동물보호시민연대는 어떤 계기로 결성되었으며 주로 어떤 활동을 하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강아지를 반려하는 반려인으로 어느 날 강아지와 동네 산책 중에 슈퍼 아저씨가 식당에서 얻어온 생선을 고양이에게 주시는 걸 보고 사람이 먹는 짠 음식이 동물들에게 안 좋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사료를 사드리기 시작하면서 고양이에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답니다.

단순한 마음에서 시작된 일이었어요. 그 무렵 유기견 구조하는 일을 조금씩 봉사로 하던 시점이라 어렵지 않게 사료 후원을 하게 된 거죠.

그러면서 좀 더 동물보호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자연스레 동물보호 활동을 하시는 분들을 만나게 되고 단체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들이 모아져서 지역의 유기동물 안락사를 막아보자는 취지로 부천동물보호시민연대가 만들어졌어요. 2016년 초에 만들어졌고 현재 900명이 조금 넘는 분들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우리 부천동물보호시민연대는 공고기간이 지나 안락사 위기에 있는 유기동물을 구조하여 입양을 보내는 일과 지자체에서 진행하는 길고양이 중성화 사업이 좀 더 효과적으로 이루어지도록 시민참여를 높이고 행정을 개선하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카페 존, 의자 위에서 졸고 있는 고양이
카페 존, 의자 위에서 졸고 있는 고양이

 

부천시 차원의 유기동물 구조대, 보호시설, 입양기관, 병원 등이 운영되고 있는지, 그렇지 못하다면 이유는 무엇이고 어떻게 개선해나가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또 유기동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데 반려인들의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도 말씀해 주세요.

부천시는 현재 직영보호소가 없이 부천시 관내에 있는 동물병원에 위탁하는 시스템으로 유기동물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동물병원 위탁시스템이다 보니 대부분 보호공간이 많지 않고 공고기간이 지난 동물들을 보호하고 있다가 새로운 유기동물이 발생하면 공간이 협소한 관계로 안락사를 시행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과거와 달리 부천시의 현재 안락사율은 다른 지역에 비해서는 낮은 편에 속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부천시의 시민 구조활동가들의 활발한 구조활동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각 지자체에서는 안락사를 줄이기 위해서 입양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구조 단체에 구조동물의 치료비를 지원하고 입양센터를 운영하게 하는 서울시의 정책은 우리 부천시에서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좋은 정책이 아닌가 합니다.

부천동물보호시민연대는 부천시의 반려동물 한마당 축제가 열릴 때마다 잃어버리는 순간 허락되는 삶의 길이 10이라는 슬로건을 내 걸고 직영보호소 건립을 위한 시민 서명을 받아왔는데, 부천시뿐만 아니라 이제는 대한민국의 유기동물 관리 시스템 역시 직영보호소로 전환되어야 하고 국가 차원의 관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유기동물을 안락사시키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고 유기동물이 발생하지 않도록 선 관리하는 사회적 시스템의 도입이 시급합니다. 무분별한 펫샵을 근절하고 반려동물을 키울 때는 철저한 교육과 세금부과로 자격 제한을 두는 것이 매년 엄청난 숫자의 유기동물 발생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묘한 사랑’ 내부. 카페 존과 냥이 존으로 구분되어 있다.
‘묘한 사랑’ 내부. 카페 존과 냥이 존으로 구분되어 있다.

 

최근 모 아파트에서 벌어지고 있는 캣맘과 일부 주민과의 갈등을 보면서 길냥이를 바라보는 우리 사회의 시선이 아직도 곱지만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길냥이를 보호하고 함께 살아가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 말씀해 주세요.

길고양이는 도심 속에서 자생적으로 살아가는 개체를 일컫는 말입니다. 고양이는 영역 동물입니다. 고양이에게 먹이를 주지 않는다고 사라지는 존재가 아니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사람에게는 매우 유익한 존재입니다. 길고양이가 존재함으로 인해 우리 주변에 쥐가 사라집니다. 천적이기 때문에 분변 냄새만으로도 쥐를 쫓아내는 것이죠.

동물과의 공존은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서도 꼭 필요한 일입니다. 지구상에 인간만이 살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자연의 일부로서 다른 동물들과 공존하며 살아가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습니다.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본래부터 동물들이 살던 터전에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인간들이 들어와 새로운 동거인이 되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카페 존 주방 선반 위에 올라가 있는 고양이
카페 존 주방 선반 위에 올라가 있는 고양이

 

현재 묘한 사랑에 살고 있는 냥이 숫자는 얼마나 되며 어떤 사연들을 지닌 고양이인지, 또 입양을 원할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안내 부탁드립니다.

묘한사랑은 유기묘 입양 카페입니다. 단체에서 구조된 고양이들과 개인적으로 구조한 고양이들이 입양을 위해 돌봄을 받고 있는 곳입니다. 현재 40여 마리가 함께 지내고 있고 다 각각의 구조 사연이 있는 고양이들입니다.

계수동 재개발 지역에서 구조되어 구내염 치료 후 입소한 순돌이, 똥꼬가 썩어서 구조하게 된 동동이,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발견된 두 달짜리 아가 냥이 담비, 그리고 시 보호소에 공고로 올라온 수유를 해야 하는 탯줄 달린 아기고양이들과 버려진 품종묘들. 그런 아이들이 새로운 이름을 얻고 새로운 가족을 찾기 위해 보살핌을 받고 있습니다.

카페에 오셔서 마음에 드는 고양이가 있을 경우 입양 의사를 알려주시면, 입양신청서를 메일로 보내드리고 회신을 받은 후 입양심사를 통해 입양을 위한 절차가 진행됩니다. 입양이 진행되기까지 대략 15일에서 한 달의 기간이 소요됩니다.

카페 존 내부. 실내 인테리어가 고급스럽고 깔끔하다.
카페 존 내부. 실내 인테리어가 고급스럽고 깔끔하다.

 

묘한 사랑의 첫인상은 굉장히 깔끔하고 위생적이며 고급스럽다는 느낌입니다. 대표님의 어떤 철학이 담겨 있는 카페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길고양이든 품종묘든 생명은 소중한 존재입니다. 길에서 살았기에 또는 버려졌기에 불쌍하다는 편견을 가지실 수 있어서 좋은 환경에서 지내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편견 없이 봐주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공간을 설계하고 디자인했습니다. 고양이는 고급스러움이 너무 잘 어울리는 존재이기에 공간이 아이들로 인해 빛이 나는 거랍니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고양이를 사랑하는 젊은이들과 아이들이 많이 방문할 것 같은데 아쉽게도 초등학교 취학 전 아동은 냥이 존에 입장할 수 없습니다. 이유가 궁금합니다?

미취학 아동의 입장을 냥이 존에 제한하는 이유는 아이들도 소중하고 고양이도 소중하기 때문입니다. 묘한사랑에는 품종묘만 있는 게 아니라 길에서 살던 길고양이도 있습니다. 품종묘는 태어나면서부터 사람의 돌봄을 받아 사람이 익숙한 데 반해 길에서 생활하던 길고양이는 대부분 사람이 낯설기에 순화가 되어 있다고 해도 미취학 아동의 경우 동물을 다루는 데 있어서 미숙한 부분이 있을 수 있어 혹시 모를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함입니다.

묘한사랑은 고양이 카페 중 드물게 냥이 존과 카페 존으로 나뉘어 공간 분리가 되어 있기 때문에 냥이 존에 입장은 안 되지만 카페 존에서 냥이 존의 고양이들을 볼 수 있고 카페 존에도 두 마리나 세 마리의 고양이들이 있어서 교감은 충분히 하실 수 있습니다.

콩나물신문의 위엄.
콩나물신문의 위엄.

 

카페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많은 재정 적자를 감수하셔야 할 것 같은데 봉사활동, 또는 재정적 도움 주실 분들을 위해 안내 말씀 부탁드립니다.

유기묘입양카페는 공적영역에서 다루어야 할 부분입니다. 현재 각 지자체에서 준비 중인 곳도 있고 드물게 직접 운영하는 곳도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멉니다. 묘한사랑을 운영하는 게 실은 많이 벅차긴 합니다. 몇몇 봉사자분들이 함께 해주시지만 아직도 많은 부분에서 도움이 필요합니다. 구조된 고양이들이다 보니 아프고 치료를 요하는 아이들도 많기에 재정적인 후원도 많이 필요하구요. 이 글을 보시는 콩나물신문 구독자, 조합원 여러분께서도 부천동물보호시민연대에 후원자가 되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한 달에 1만 원 정기후원으로 엔젤맘이 되어 주세요. 감사합니다.

고단한 삶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두 가지 있다. 그것은 고양이와 음악이다. -알버트 슈바이처
고단한 삶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두 가지 있다. 그것은 고양이와 음악이다. -알버트 슈바이처

 

묘한사랑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cats_love0926/

그림, 글씨 - 이주희 작가
그림, 글씨 - 이주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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