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EOPLE 14

오직 시민의 힘으로 시민이 주인공인 신문을 만들어보자는 열망에서 출발한 콩나물신문협동조합이 어느덧 창립 8주년을 맞았다.

그간의 숱한 시행착오와 난관 속에서도 비록 잠시의 쉬어감은 있었을지언정 결코 좌절하거나 물러섬은 없었다.

앞사람이 지치면 뒷사람이 그 자리를 대신하며 서로 밀어주고 당겨주고 어깨동무한 채 여기까지 왔다.

오직 정직한 언론, 진실한 언론, 공정하고 따뜻한 언론을 바라는 열망이 있었기에, 그리고 그 열망을 위해 묵묵히 뒷받침해준 조합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창간호로부터 165호에 이르기까지 신문 한 면 한 면, 한 줄 한 줄, 한 자 한 자마다 조합원의 피와 땀이 스며 있다.

기사의 다양성이, 신문의 부피가 중앙의 거대 일간지에 미치지 못한다고 누가 감히 우리의 열정을 비웃으랴? 누가 감히 우리의 진심을 의심하랴?

이제 우리는 지난 8년의 경험을 발판으로 더 큰 세상으로 나가려 한다. 소용돌이치는 계곡과 강을 건너 마침내 큰 바다로 나가려 한다.

그곳에는 더 큰 위협이 도사리고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결코 두려워하지 않으며 끝까지 전진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사는 도시, 내 고장 부천이 인권, 환경, 생명, 여성, 복지 분야에서 가장 앞선 도시가 되는 그날까지, 우리의 모든 역량을 콩나물신문에 집중할 것이다.

우리의 배후에 83만 부천시민이 있다!

콩나물신문 더 피플, 이번 회의 주인공은 창립 8주년을 맞은 전국 최고의 협동조합 신문, 콩나물신문 협동조합 이종헌 이사장이다.

온유 이주희 作
온유 이주희 作

 

안녕하세요! 콩나물신문 THE PEOPLE입니다. 콩나물신문은 인권, 환경, 생명, 여성, 복지 등 우리 사회의 취약한 부분들을 개선하여 더 밝고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일에 언론으로서의 역할과 사명을 다하고자 합니다. 바쁜 일정 중에서도 인터뷰에 응해주신 콩나물신문협동조합이종헌 이사장님께 감사드립니다. 먼저 간단한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 안녕하십니까? 시민이 직접 취재하고, 기사를 쓰고, 편집하고 만들어서 배포까지 하는 진정한 시민의 신문, 부천 콩나물신문협동조합 이종헌 이사장입니다.

 

콩나물신문협동조합은 어떤 조합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 가깝고 먼 이웃과 함께하는 신문, 모든 다양성을 존중하는 신문, 상식이 통하는 신문을 목표로 지난 2013년 설립되었습니다. 콩나물신문협동조합은 협동조합으로서의 가치를 실현하고 언론으로서 정도를 걸어가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종이신문 발행과 인터넷신문을 운영하고 있으며 종이신문은 21, 125천 부를 발행해 왔으나 지난해 경영의 어려움으로 31, 16, 2천 부로 축소 발행하고 있습니다.

 

초창기 조합원 수가 5백여 명에 이르렀다고 들었는데 현재는 조합원이 어느 정도인가요?

현재 조합원 수는, 영업 비밀입니다. (웃음) 초창기와 비교해 많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고요, 그 원인은 기사의 전문성과 다양성이 부족해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지난 3월 제가 이사장을 맡으면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부천의 여러 시민단체와 연대하고, 또 전문 지식을 가진 분들을 조합원으로 많이 영입해서 지금은 기사의 질도 높아지고 볼거리도 풍성한 신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누구나 부천시민이라면 조합원이 될 수 있나요?

당연합니다. 부천시민뿐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조합원이 될 수 있습니다. 재외동포, 외국인도 환영합니다.

 

콩나물신문협동조합 조합원 가입은 어떻게 하는 건가요? 가입 절차 부탁드립니다.

, 19세 이상 성인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고요, 출자금 최소 3만 원과 조합비 월 1만 원 이상 납부하시면 조합원이 될 수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콩나물신문사(032-672-7472)로 전화 주시면 자세히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콩나물신문협동조합 이름에 콩나물이 들어간 이유는 무엇인가요?

콩나물이 들어간 것은 첫째는 부천이라는 도시가 콩나물시루 속의 콩나물처럼 인구밀도가 높다는 의미이고요, 둘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콩나물시루 속의 콩나물처럼 오순도순, 옹기종기, 알콩달콩 즐겁게 살아가자는 의미입니다.

 

콩나물신문을 어디서 볼 수 있나요?

, 조합원과 구독자, 십만인클럽 회원께는 우편으로 보내드리고요, 나머지는 부천 시내 시청, 의회, 교육청, 행정복지센터, 도서관 등 주요 관공서에 무료 배포하고 있습니다.

 

콩나물신문협동조합 십만인클럽은 무엇인가요?

, 십만인클럽은 콩나물신문협동조합 후원 조직으로 연회비 10만 원을 내면 본인과 (본인이) 추천하는 한 분(또는 단체나 기관)1년 치 신문을 무료로 보내드립니다. 경제적인 이유로 콩나물신문 구독이 어려운 개인이나 단체를 위해 1년 치 구독료를 대납해주는 제도라고 보시면 됩니다. , 십만인클럽에 가입하신 분께는 감사의 표시로 부천 문인들이 출판한 신간 서적을 선물로 드립니다. 우리 부천에는 훌륭한 작가분들이 많이 활동하고 있는데 이분들이 출판한 책을 우리 신문이 광고해 드리고, 광고료로 책을 구매해서 십만인클럽에 가입하신 회원께 1권씩 선물로 드릴 예정입니다. 우리 신문사의 재정도 튼튼히 하고 부천 문인들도 돕자는 취지입니다.

 

이사장님께서는 고등학교에서 국어 교사로 근무하셨다고 들었는데 몇 년 정도 교직 생활을 하셨나요?

30년쯤 근무한 것 같습니다. 정년이 한 7년 남았었는데 아이들한테 별로 인기가 없는 것 같아서 그만두고 나왔습니다. 어떤 분들은 교사는 욕먹어가며 하는 직업이라고 하는데(아이들에게 잔소리를 많이 해야 하기 때문에), 저는 반대로 교사는 인기를 먹고 사는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사가 학생들에게 인기가 있으면 굳이 잔소리하지 않아도 선생님의 인품이나 지식, 이런 것들을 닮아가게 되어 있거든요.

 

퇴직 후에 콩나물신문협동조합과 연을 맺으셨는데, 연을 맺게 된 계기가 어떻게 되나요?

교직 생활을 하는 동안 2006년에 고전번역서 그리운 청산도, 2018년에 시집 이별이 길면 그리움도 깊다, 북한산 인문기행집 3인의 선비 청담동을 유람하다3권의 책을 낸 바 있습니다. 2019, 퇴직 후에 본격적인 글쓰기를 위해 진도, 목포, 흑산도 등을 물색하며 다녔는데 우연히 콩나물신문에 글을 연재하게 되면서 발목이 잡히게 되었습니다. 부천문인협회 소개로 콩나물신문에 시 한 편을 보낸 것이 계기가 되어 계속해서 여러 인문 기행 글을 싣게 되었고 그러다 보니 저도 모르게 점점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었다고나 할까요. (웃음) 조합원 가입한 지 얼마 안 됐는데 이사(理事)를 좀 맡아달라고 해서 흔쾌히 그러겠다고 했죠. 사실 평생을 학교에만 있었으니 협동조합이 뭔지, 이사가 뭔지 제대로 알지도 못했어요. 이사를 맡고 나서 또 조금 후에 편집위원장을, 그리고 올해 3월에 이사장을 맡았으니 지금은 목만 빼고 온몸이 다 수렁에, 콩나물 수렁에 잠긴 셈입니다. (웃음)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저 스스로 수렁에 걸어 들어간 것 같기도 해요. 콩나물신문이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고 시민의 입장에서, 시민을 위한, 그리고 무엇보다 시민에 의한 신문이라는 게 마음에 와닿았어요. 그래서 , 이게 내가 해야 할 일이구나. 흑산도 가는 걸 몇 년 미루고 나도 봉사라는 걸 좀 해보자. 그동안 편히 살았으니.’ 그런 마음이었습니다.

 

그렇군요. 그러면 조합원, 이사, 편집위원장을 거쳐 올해 3월 이사장이 되셨는데 조합원이실 때 어떤 역할들을 했나요?

콩나물신문은 조합원이 취재도 하고 기사도 쓰고, 편집하고 배송작업까지 하기 때문에 할 일이 많습니다. 기사도 쓰고 우편 발송작업도 하고 틈틈이 배포작업도 돕고 그랬죠. 부천 시내 주요 관공서, 예를 들면 시청, 의회, 교육청, 행정복지센터, 도서관 등에 일일이 신문을 갖다 놓아야 하므로 일손이 많이 부족했어요.

 

콩나물신문이 부천 지역사회에 어떤 역할로 작용했으면 하나요?

조금 전에 십만인 클럽에 대해 잠깐 말씀드렸었는데, 부천시민 10만 명이 구독하는 신문이 되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저는 인권, 생명, 여성, 환경, 복지등 우리 사회의 취약한 부분을 개선하는 데에 콩나물신문의 사명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10만 명의 시민이 함께 힘을 모으면 우리 부천이 인권, 생명, 여성, 환경, 복지등에 있어서만큼은 세계 여느 도시 못지않은 훌륭한 도시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그렇군요. 요즘 이사장님 페이스북에 작동산’, ‘동부천IC’ 등의 키워드가 자주 등장합니다. 최근에는 콩나물신문에 작동산을 지켜주세요!”라는 제목의 릴레이 글쓰기를 진행하시기도 했는데, 작동산과 관련해서 어떤 문제점이 있었는지 자세히 이야기해 주실 수 있을까요?

, 작동산은 부천의 동쪽, 까치울과 서울 신정동 사이에 위치하고 있으며, 녹지율 전국 최저 수준인 부천의 입장에서 보면 반드시 보존하고 가꾸어야 할 굉장히 소중한 산입니다. 이 작동산이 이슈가 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10여 년 전에 광명~서울 민자고속도로가 계획되면서부터입니다. 그 고속도로의 진출입로인 동부천IC를 이곳 작동산에 건설하겠다고 해서 10여 년 전부터 정치권을 비롯해서 시민단체, 주민대책위원회 등이 한결같이 반대 의사를 표시해 온 것인데 이런 반대에도 불구하고 공사는 곧 강행될 분위기입니다.

광명시 가학동에서 부천시를 거쳐 서울시 강서구 방화동으로 연결되는 길이 20.2의 광명~서울 민자고속도로의 부천시 통과 구간은 6.36인데 그중에서 4.7km는 지하터널(고강터널 2.5km, 온수터널 3.5km)이고 나머지 1.6km는 지상도로(동부천IC)입니다.

작동산에 동부천IC가 건설되면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 대표적인 것 몇 가지만 말씀드려보겠습니다.

첫째는 동부천IC 진출입로에서 불과 200m 거리에 까치울초등학교가 위치하고 있어서 학생들의 안전사고 및 학습권 침해 우려가 대단히 높습니다.

둘째는 동부천IC 건설로 인해 357백 평, 축구장 16개 면적의 작동산이 파괴됩니다. 축구장 16개 면적은 부천시청 앞 중앙공원 크기와 같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작동산이 파괴됨으로 인해 소쩍새, 황조롱이, 맹꽁이, 가재 등 법정보호종 생물과 갈참나무 등 우량 수종의 피해가 불을 보듯 뻔합니다.

셋째는 83만 부천시민의 식수원인 까치울 정수장이 동부천IC를 통과하는 차량들이 뿜어내는 분진과 매연으로 피해를 볼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작동산에 있는 까치울 정수장과 동부천IC와의 거리 역시 약 200m에 불과합니다.

이 밖에도 온수터널과 고강터널 내 공기 정화시설 미설치로 작동산 지상 구간으로 배출될 매연과 분진의 양이 어마어마할 것으로 예상되고 하루 10만대의 차량이 오가면서 인근 주택가에 끼칠 피해도 불을 보듯 뻔합니다. 그런데도 지난해 1228, 국토부는 제대로 된 주민설명회나 공청회도 없이 동부천IC 실시계획을 승인 고시했습니다.

 

그렇게 심각한 문제인 줄 몰랐습니다. 지금이라도 현실적인 대안이 나와야 하지 않을까요?

, 맞습니다. 그동안 줄기차게 반대 투쟁을 펼쳐온 시민단체와 주민대책위도 지금은 동부천IC 건설 자체를 반대하지는 않습니다. 정부의 국책사업이라 부득이한 측면이 있다면 온수터널과 고강터널 내 공기 정화시설을 설치하고 또 작동산 지상도로 부분도 생태터널처럼 만들어서 사람과 동물이 왕래할 수 있도록 만들어 달라는 것입니다. 학생들의 학습권과 안전권, 주민들의 생활권도 보장해 달라는 것이고요. 그런데 문제는 사업 주체인 서서울고속도로와 국토부의 태도가 지극히 미온적이라는 것입니다.

 

, 다시 협동조합 얘기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콩나물신문과 부천의 다른 협동조합 간 협동하는 것들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 콩나물신문의 질을 높이고 기사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협동조합뿐만 아니라 여러 시민단체와도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습니다. 부천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산제로협동조합, 협동조합 바람, YMCA, 시민연합, 민족문제연구소, 기후위기부천비상행동, 비정규직근로자지원센터, 여성노동자회, 외국인노동자회 등, 우리는 부천의 인권, 생명, 여성, 환경, 복지향상을 위해 어떤 단체와도 연대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이사장님께서 책을 발간하셨다고 들었어요. 부천의 문화도시 이면에 대해서라고 들었는데 어떤 내용입니까?

, 주부토의 예술혼 부천의 예술가 24인전이라고 지난 2020년 한 해 동안, 부천시의 유네스코문학창의도시 가입 3주년을 맞아 콩나물신문에 연재했던 글을 모은 책입니다. ‘부천은 과연 문화도시인가?’라는 물음표 아래 문학, 음악, 미술, 공연 등 각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부천의 예술가 24명을 인터뷰한 책인데, 아마도 부천 100년 예술사의 한 획을 긋는 책이 아닐까 합니다. 너무 자화자찬인가요? (웃음) 아무튼 부천이 문화도시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해답이 이 책에 들어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 질문드립니다. 이종헌에게 부천이란 어떤 도시인가요?

, ‘전국 최고의 협동조합신문을 가진 도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리 부천에 많은 신문이 있지만, 협동조합의 이름으로, 그것도 어느덧 창립 8주년을 맞는 신문은 우리 콩나물신문이 유일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로지 시민의 힘으로, 시민이 만들고, 시민이 주인공이 되는 신문, 권력과 자본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운 신문, 그런 콩나물신문이 우리 부천에 있다는 것은 우리 시민 모두가 자부심을 가져도 좋은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들도 콩나물신문협동조합 조합원에 가입하시거나 십만인클럽에 가입하셔서 인권, 생명, 여성, 환경, 복지가 가장 앞선 문화도시 부천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태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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