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칼럼

어느새 12월이 되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힘들고 경제는 더 어려워지고 뉴스를 보면 더욱더 화가 나는 세상이지만, 그래도 세월이 빨리 가는 것은 별로 반갑지 않습니다. 바로 나이를 먹어가기 때문이겠지요. 오늘은 가려서 먹기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오늘 점심 뭐 먹을까요?”

저는 아무거나 잘 먹어요.”

부대찌개 맛있는데? 중화요리는 어때요? 바지락칼국수는?”

 

저는 고개를 세 번 저었습니다.

에이, 가리는 거 엄청 많구만, 아무거나 잘 먹는 게 아니네.”

 

맞아요, 저는 아무거나 잘 먹기는 하지만, 내 몸에 좋지 않다고 생각되는 음식에는 과감히 고개를 돌립니다. 밀가루로 만든 음식, 인스턴트식품, 공장식 축산품과 육류가공품이 대표적이지요. 처음에는 가려먹기가 힘들었지만, 계속 이렇게 습관을 들이다 보니 이제는 예전에 먹던 그런 음식들이 맛이 없어지고 몸이 바로 알아차립니다. 하루종일 속이 더부룩하거나 다음 날 아침 화장실에서도 뱃속의 불편함을 표시합니다. 그래서 종종 이렇게 말하곤 합니다. “부대찌개 대신에 샤부샤부, 짜장면 대신에 된장찌개, 칼국수 대신에 쌀국수로 바꿔서 드세요라고. 그리고 저는 가능한 집밥과 도시락으로 식사를 합니다.

 

스스로 내 건강을 지킬 수 있는 힘을 가지게 되는 것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커다란 변화입니다. 건강에 대한 생각의 변화는 스스로 건강관리에도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초기 감기에는 약을 먹거나 병원에 가기보다는 몸에 들어온 한기(찬 기운)를 없애기 위해 대추파뿌리차를 끓여서 마십니다(만드는 법 참조). 감기는 과로와 면역력 약화로 인한 것이므로, 몸을 보하는 대추와 한기를 내보내는 파뿌리가 좋은 효과를 주기 때문입니다. 거기에다가 대추혈 자리를 꾹꾹 눌러주고, 전자레인지에 데운 따뜻한 수건으로 뒷목을 감싸주면 웬만한 초기 감기는 충분히 이겨낼 수 있습니다. 가벼운 질병은 스스로 치료가 가능하고 병을 앓게 되더라도 회복이 빠르고 병원에 잘 가지 않습니다.

 

고혈압, 동맥경화, 당뇨병, 암과 같은 질병을 만성질환이라고 하고, 만성질환의 다른 이름이 바로 생활습관병입니다. 40대가 되면 친근하게 다가오는 만성질환을 멀리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은 생활 습관을 바꾸는 것입니다. 정답이 음식과 운동, 마음이라는 것은 모두 알고 있지만, 세 가지 모두를 100% 내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것도 압니다. 그렇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이 꽤 많다는 것에는 고개를 끄덕이실 겁니다. 사실 운동에 대해서는 저도 별로 할 말은 없습니다. 헬스장 연회원이면서도 운동보다는 목욕을 목적으로 다니거든요. 그렇지만 식사 후에는 10분 정도 걷기, 3층 정도는 계단으로 걸어 다니기, 하루의 중간중간에 스트레칭과 맨손체조를 하고 있습니다. ‘소소한 운동의 일상화라고 이름 붙여봅니다.

 

자연 삼라만상이 움츠러드는 겨울입니다. 사람은 겨울잠을 자지는 않지만, 겨울을 잘 지내기 위해서는 준비할 것이 꽤 됩니다. 우선 가을에 열매를 맺는 씨앗류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지요. 채소와 과일은 계절 따라 나오는 제철 채소와 과일을 먹으면 되지만, , 호두, , 땅콩, 호박씨 같은 열매들은 대부분 늦가을에 수확합니다. 캘리포니아에서 오는 분태 호두(자른 호두)와 같은 견과류는 몸에 이익보다는 손해가 많은 음식이기도 합니다. 양질의 식물성 지방을 많이 함유하고 있고 호두를 껍질째로 보관하면 문제가 없지만, 껍질을 까고 잘라놓았기 때문에 산패가 시작됩니다. 산패된 식물성 지방은 동물성 지방보다는 나쁘다는 것을 잘 아실 거예요. 그래서 우리가 먹지 않아야 할 음식이 바로 호두파이, 호두과자, 호두강정이지요. 얼마나 맛있는 음식들인데 듣기만 해도 서운합니다.

 

 

이번에는 청국장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들판에 널려있는 볏짚을 구해서 푹 삶은 콩을 띄우면 우리 몸에 정말 좋은 청국장이 되잖아요.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수확이 끝난 논바닥에 커다란 마시멜로 같은 하얀 덩어리가 생기더니 볏짚 구하는 것이 어렵게 되었어요. 소한테 줄 먹이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하니 아쉽기도 하지만 양보해야지 어쩌겠어요. 하지만 사람만 아쉬운 것이 아닐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볏짚 일부는 짐승이 먹지만 대부분은 생산한 땅에 돌려주어야 하는데 그렇게 싹싹 긁어가면 땅은 무엇을 먹고사나?’ 싶더라고요. 그래서 비료를 더 많이 치게 되는 결과가 오는 거지 싶어서 걱정이 됩니다. 여하튼 시골에 사는 분한테 부탁해서 볏짚을 구하세요. 가능하면 유기농법으로 지은 논에서 나온 볏짚이 훨씬 좋겠지요.

 

청국장에는 제니스테인(genestein)이라는 강력한 항암물질이 들어있어서 전립선암, 대장암, 유방암 예방에 매우 좋다고 해요. 청국장을 먹으면 몸이 따뜻해지며 긴장이 풀어지고 우울 증상 완화에도 도움이 된다고 하니, 겨울이 다가오는 요즘 드시면 더욱 좋은 음식이기도 하지요. 또 청국장은 항산화 식품으로 노화와 면역력 약화, 혈관 장애와 산화물질 발생 예방에 치료에 좋은 효과를 보이는 아주 좋은 음식이지요. 사실 우리가 청국장을 먹는 것은 콩을 먹는 것이 아니라 미생물이 콩 단백질을 먹고 뱉어내서(?) 다양한 성분으로 바뀐 강력한 항암물질을 먹는 것인데, 청국장의 콩 단백질의 인체 흡수율은 98%나 된다고 해요. 참 놀라운 일이지요. 혹시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하여 청국장 띄우는 법을 알려드릴게요.

 

청국장을 띄우는 방법은 세 가지가 있는데요. 첫 번째는 대나무 소쿠리에 띄우는 거예요. 콩을 씻어 2시간 정도 불리고 푹 삶는 겁니다. 가능한 큰 솥에 삶아야 콩물을 넘기지 않을 수가 있어요. 손가락으로 문질렀을 때 푹 으깨지도록 삶으면 되는데, 아까운 콩물을 넘기지 않도록 조심하세요. 그다음은 볏짚을 담은 대소쿠리에 삶은 콩을 조심스럽게 담고 그 위에 면 보자기로 덮은 후 집에서 가장 따뜻한 곳에 놓고 두꺼운 이불을 덮어주세요. 공기가 잘 통할수록 진이 많이 나오는데 3일 정도 후에 꺼내서 바로 먹을 수 있습니다. 옛날 시골집이 아니라서 진이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꽤 괜찮은 청국장을 만들 수 있답니다.

두 번째는 전기밥솥으로 띄우는 건데요. 첫 번째와 같이 콩을 무르게 삶은 후, 전기밥솥을 보온으로 해서 3일 정도 띄우면 됩니다. 진이 너무 적은 것 같으면 하루 정도 더 띄우면 되고요, 밥솥의 온도가 높아서 콩이 좀 마르는 것 같으면 깨끗한 면 보자기를 물에 적셔서 덮어주시면 됩니다. 세 번째 청국장 발효기는 안내에 따라서 하시면 되겠지요(지면 관계로 생략할게요^^). 이제부터 맛있는 청국장 요리를 알려드릴게요.

 

청국장을 가장 효과적으로 먹는 방법은 다시마나 김에 싸서 먹는 건데요. 그 이유는 콩의 오메가-3와 해조류의 미네랄이 합쳐지면 흡수율이 높아지고 효능이 높아지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청국장을 띄울 때도 다시마를 밑에 깔거나 채 썰어 함께 섞어서 띄워도 좋답니다.

청국장 쌈장 - 청국장에 된장을 조금 넣고 버섯가루, 들깻가루, 마늘, 미강 등을 넣어서 쌈장으로 드시면 됩니다(집에 있는 재료를 적당히). 짜지 않아서 채소와 함께 듬뿍 드셔도 좋아요.

청국장 비빔밥 시금치, 호박, 콩나물 등 준비된 나물과 당근과 양파볶음으로 비빔밥 재료를 준비하고, 생 청국장(3)에 고추장(1)과 들기름과 깨소금을 넣은 양념장을 듬뿍 넣어서 비빔밥을 만들어 보세요. 유익한 미생물과 식이섬유가 풍부한 맛있는 비빔밥이 됩니다.

대추파뿌리차 만드는 법

재료 : 대추 10, 파뿌리 10, 1리터

- 만드는 법 : 대추는 씨를 빼고 물에 넣어서 30분 정도 끓이고, 파뿌리를 넣어 15분 정도 끓인 후 하루 두 번 정도 마시면 됩니다.

 

| 이영주(부천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부천시장기요양요원지원센터 센터장)

이영주 이사장
이영주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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