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YMCA '진단과 전망'

뿌연 안개처럼 다가오는 미래

코로나19, 기후위기, 생태위기, 양극화, 인공지능(AI)....한치 앞을 알 수 없는 미래가 펼쳐지고 있다. 산업혁명 이후 인류가 가졌던 과학(Science), 기술(Technology), 발전(Development)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코로나19와 기후위기 앞에서 여지없이 무너졌다.

우리사회도 사회전환(탄소중립)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되었지만, 사회전환(탄소중립)과 산업재편, 시민생활의 변화라는 큰 패러다임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미 이루어진 유럽 몇 개 국가에 비해 진보와 보수, 산업, 노동, 농민, 전문가, 시민·환경단체 상호간의 불신과 입장차이로 인해 제각각의 목소리만 분출하고, ‘우리 공동의 미래를 힘 있게 설정하지 못하고 있다.

2022년 우리는 무엇을 하고, YMCA는 무엇을 할 것인가?

 

YMCA, 전환기시대에 태동

산업혁명은 사람들의 눈이 휘둥그레 질 정도의 기술발전, 새로운 시장 개척과 같은 발전과 모험의 시대를 열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농촌공동체의 붕괴, 극단적인 양극화가 놓여있었다. 산업혁명 시기는 새롭게 창출된 거대한 부가 소수에게 독점되고, 시민들은 기아에 허덕이는 야만의 시대이기도 하였다.

그런 상황에서 프랑스혁명(1789~1794)이 발발하고, 비록 실패로 끝났지만 자유·평등·박애의 정신은 퍼져나갔다. 18세기 중반에는 런던YMCA(1844), 로치데일 협동조합(1844), 공산당선언(1848). 각각의 정신과 목표는 다르지만 현재까지 큰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흐름이 태동한다. 이 중 YMCA는 인본주의(人本主義, Humanism)를 기본으로 한 운동이었다.

역사를 돌아보면 절망하고, 좌절하기도 하지만 전쟁의 절망, 빈곤의 아픔, 양극화의 갈등, 질병으로 인한 혼란 속에서도 희망을 꿈꾸고, 사회의 새로운 틈새를 열어가며, 평범한 사람들이 이상(理想)을 위해 헌신하며 연대하는 아름다움에 경이로움과 경건함을 느끼게 한다.

김누리 교수는 역사는 그저 승자의 발자취가 아니라 잘 진 싸움의 궤적이며, 이 세상이 완전한 지옥이 되지 않은 것은 지는 싸움인 줄 알면서도 그 싸움을 포기하지 않은 사람들이 넘어지고 부서지면서도 끝내 지켜온 희망 때문이라고 말한다.

(김누리 교수, 한겨레 신문 인터뷰)

 

 

새로운 전환기, 부천YMCA 40주년

산업혁명이 초래한 급격한 변화 이상의 거대한 변화의 파고가 다가오고 있다.

코로나19, 기후위기, 생태위기의 극복은 현재의 개발위주, 과소비, 무한경쟁의 경제·사회체계로는 불가능하다. 2050 탄소중립, 2030 탄소감축 40%라는 목표는 자연수탈에서 자연존중으로, 경쟁에서 협력으로, 양극화에서 공생으로 전환해야 가능하다.

2022년에는 대통령선거(39)와 지방선거(61)가 연이어 있고, 그 과정은 한국사회의 4년을 기획하게 된다. 거대양당 정치의 열악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전환을 위한 시민들의 목소리를 모으고 선거과정에 투영해야 한다. 여러 가지 한계에도 불구하고, 선거기간은 정치인들이 경청하고, 시민들의 목소리가 정치에 투영되는 시간이기도 하다.

부천YMCA는 올해 창립 40주년을 맞이한다.

전환기시대의 거대한 변화 앞에서 부천YMCA공동체의 관계망을 튼튼히 하고, 생명의 어머니인 지구를 살리는 일에 앞장서겠습니다.”(부천YMCA 비전, 2012328, 부천YMCA 30주년에서 선포)라는 고백을 계획으로 구체화하고, 행동으로 전환해야 한다.

"지구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한다.(Think globally Act locally)"는 구호가 지금처럼 가슴에 와 닿는 적이 없었다. 지구적 문제와 개인의 삶을 연결하는 상상력, 사회전환·생활전환과 연결된 작은 실험, 지역에서부터 구체화되는 작은 변화, 냉철한 머리와 따뜻한 가슴, 학습과 행동의 일치성, 급격한 사회변화 속에서 부천YMCA 역시 처음의 자리로 돌아가 새로운 10년을 맞이해야 한다.

지금으로부터 10년 후, 부천YMCA 50주년을 맞이하며, 우리는 2022년을 어떻게 기억할까? 코로나19와 기후위기 앞에서 무력하게 무너진 스스로를 한탄할까? 코로나19, 기후위기를 나눔과 연대의 힘으로 극복하고, ‘우리 공동의 미래를 창출한 스스로를 자부심으로 돌아볼까?

현재이자 역사로 변하는 시간 앞에서 우리는 새로운 한발을 내딛는다. 나눔과 연대의 손길을 마주잡자.

 

*YMCA의 인본주의(人本主義, Humanism)적 성격은 역사적으로 다른 종교인 간의 대화와 파트너십을 중시하고, “다른 민족의 문화적 정체성을 인정하는 것으로 구체화되었다.

현대에 이르러 신념과 이념이 다른 사람들 간에 대화와 파트너십을 증진” “분쟁이 있는 곳에서 중재자와 화해자의 역할을 추구하며, 모든 이들이 자기결정력(self-determination)을 갖기 위해 의미있는 참여와 진보(advancement)를 할 수 있도록 일한다.”(세계YMCA, Challenge 21)로 표현되고 있다.

 

*부천YMCA1982417일에 창립되었다.

 

| 김기현(부천YMCA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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