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코로나가 3년째 극성을 부리는 요즘, 아직까지 코로나 양성반응을 보인 적이 없는 걸 보면 내 면역력이 그리 저질(?)은 아니었구나 싶은 마음에 스스로를 칭찬하고 싶어집니다. 며칠 전 함께 근무하는 직원이 밤 11시 넘어서 카톡으로 코로나 양성반응 소식을 전해왔습니다.

어라? 함께 밥 먹고, 차 마시고, 회의도 하고 그랬는데.’ 밀접접촉자가 되어버렸습니다.

다음 날 아침 출근하자마자 나머지 직원들 모두 함께 부천시민의원으로 PCR 검사를 받으러 갔습니다. 예전에 종합운동장에서 추위에 떨며 1시간 넘게 기다리는 고생에 비하면 시민의원에서 받는 검사는 마치 VIP 검사를 받는 느낌이었습니다.

다행히 직원들 모두 음성이었고, 저도 60세가 넘은 고령자(?)임에도 불구하고 양성대열에 끼지 않았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싶었습니다. 어젯밤에 직원의 양성 소식을 듣자마자 갑자기 목구멍이 칼칼해지고 아픈 것 같은 느낌이 들었었거든요(이런 나의 간사함이란~;;).

 

오늘은 육류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이제는 고기를 많이 먹는 것이 그다지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것은 대부분 알고 있습니다.

고기를 먹어야 힘이 나는 것은 병이다.’

나는 풀을 먹는 한의사다라는 책을 쓴 손영기 한의사의 말입니다.

육류를 단순하게 단백질만으로 인식해서는 안 된다. 지금 우리가 먹고 있는 고기 대부분이 공장식 축산업으로 키워진 것들이다.’라는 말이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계란 판매대나 육류 진열장에 놓여있는 상품 스티커에 동물복지라는 단어를 보면서, 쓴웃음이 나오는 것이 아마 저만 그렇지는 않을 것입니다. 케이지사육이라고 하는 닭장 안에 4마리가 아닌 2마리 혹은 3마리를 넣으면 동물복지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는지 의구심과 함께 동물들에게 미안하다는 마음이 듭니다. 그렇게 키워진 육류에는 항생제, 호르몬, 농약, 방부제 등의 환경적 측면과 인간의 장 특성이나 육류 소화과정에서 노폐물 해독의 의학적인 측면과 생명 존중의 종교적인 측면, 식량 자급자족의 경제적인 측면 등으로 육류에 대한 정보를 인식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은 고기반찬이 없으면 밥을 안 먹어요.”

걱정 반, 자랑 반으로 이야기하는 엄마들을 볼 때 육류중독증에 걸린 것같은 생각이 듭니다. 고기를 먹지 않아서 몸에 힘이 빠지는 것은 정상적인 생리 상태가 아닙니다. 오히려 이것은 체내에 섬유질이 부족하다는 표시이며, 그동안 너무나 육류 위주의 식단에 치우쳤다는 증거입니다.(손영기 한의사)

 

육류중독은 우리 어머니들의 육류염려증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6개월 된 아들의 이유식을 시작할 때, 계란 노른자를 곱게 으깨서 요구르트를 넣어서 먹이기 시작했으니까요. 1년 미만의 아기에게 꿀을 먹이지 말라고 하는 것처럼, 면역력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아기들에게 계란을 먹이는 것은 결코 이롭지 않습니다. 더구나 설탕(과당)이 듬뿍 들어간 요구르트까지 더했으니, 아들 몸이 성할 리가 없었지요. 아들은 당시에는 이름도 낯설던 아토피로 아주 오랫동안 괴로움을 겪었습니다. 어린 시절 고기 맛에 길들여진 아들의 입맛은 지금까지도 남아 있고요. 제가 음식 치유를 하게 된 이유가 아들에 대한 아픈 경험 때문이기도 합니다.

요즘 키 큰 아이들을 보면, 육류의 호르몬으로 길게 늘어진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은 저의 염려 탓만은 아닐 겁니다. 저 또한 아들의 키가 쑥쑥 자라게 하고 싶어서 우유는 또 얼마나 많이 먹게 했는지요(하지만 아들은 결코 키가 훌쩍 자라지 않았습니다). 우유는 아이들에게 결코 나쁜 음식이 아닙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쉽게 사서 먹을 수 있는 우유의 생산과정이 걱정스러운 것이지요. 새끼를 낳은 어미 소는 하루에 3리터 정도의 우유를 생산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자본주의는 그 정도로 만족할 수 없지요. 어미 소에게 염증이 생기지 말라고(염증이 생겨서가 아님) 미리 항생제를 놓아서 항염증으로 가는 에너지를 막고, 지속적으로 성장호르몬을 주어서 우유를 많이 생산하도록 합니다. 그래서 어미 소는 하루에 33리터까지 우유를 생산한다고 합니다(무려 11배까지 생산). 저는 이 자료를 보고 난 후에는 최대한 우유를 먹지 않습니다. 더구나 영양덩어리인 우유는 어른들에게는 더 이상 필요한 음식이 아니기도 하고요. 이런 이야기를 하다 보면 자꾸만 우울해집니다. 목축업을 하시는 분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하니, 이제 그만하고 다른 이야기를 하겠습니다.

 

사진출처 한국 마크로비오틱협회 페이스북
사진출처 한국 마크로비오틱협회 페이스북

 

마이크로비오틱(Macrobiotic), 좀 낯설기도 하지만, 어디서 들어본 듯한 단어이기도 합니다.

macro(크다) + bio(생명) + tic(학술)이 합쳐져서 만들어진 단어로, ‘장수를 위한 이론과 방법입니다. 마이크로 비오틱의 기본은 동물성 음식(특히 고기)을 거의 먹지 않으며, 농약을 치지 않고 자연농법으로 기른 곡물과 채소 중심의 식사를 하는 것을 말합니다. 또 가능한 내가 살고 있는 나라와 지역에서 생산된 제철에 수확된 것을 먹는 것입니다. 이런 식사법을 실천하면 생활습관병이라고 말하는 만성질환에 걸릴 확률도 낮아질 뿐만 아니라, 변비, 비만 등의 예비질환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마이크로비오틱의 원칙은 사람 몸에 이로울 뿐만 아니라, 지구 환경을 지키는 데도 도움이 된다. 농약이나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재배한 곡물과 채소가 사람의 건강에 좋듯이, 토지나 자연에도 좋기 때문이다.’(이양지의 참 쉬운 건강밥상)

 

환경문제가 전 지구적인 문제가 되고 있는 요즘 같은 세상에 나의 건강과 자연의 건강에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은 실천해야 할 큰 이유와 의미가 될 것입니다. 물론 우리 모두가 채식주의자가 될 수는 없으며, 꼭 그럴 필요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인간과 자연, 동물도 함께 서로의 건강을 위한 것이라면 이제는 그동안의 생활 습관을 바꾸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 같습니다. 이제 마이크로비오틱을 기본으로 한 음식을 안내해 드리도록 할게요. 사실 뭐 그리 특별한 것이 아니고, 그동안 우리 할머니와 어머니들이 해오셨던 방법들을 환기시키는 수준이 될 것입니다.

마이크로비오틱의 기본은 두 가지, 신토불이와 일물전체입니다. 우리 땅에서 난 제철 재료를 가지고 가능한 버리는 부분 없이 다 먹는 것이며(잎과 줄기, 뿌리, 껍질 등)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기 위해서 조리와 양념을 최소화하고, 정성을 담아서 손쉽게 요리하는 것입니다.

 

[양배추 초무침]

1. 양배추 반개(혹은 1/4)를 잎을 떼어 한입 크기로 썬다.

2. 양배추 속의 딱딱한 심도 얇게 저민다.

3. 살짝 절인다는 생각으로 천일염을 뿌려서 무거운 돌로 눌러서 1시간 정도 둔다(돌이 없으면 그릇에 물을 담아서 눌러도 됨).

4. 신선한 제철 양배추는 단맛이 듬뿍 들어있어서 특별한 양념이 필요하지 않으며, 소금으로 그 맛을 응축시키므로 양배추 본연의 맛과 특성을 살릴 수 있다.

5. 1시간가량 절인 양배추의 물기를 꼭 짜고 천연식초를 조금 넣어 버무리면 완성입니다.

 

[당근 볶음]

1. 당근은 껍질을 벗기지 말고 깨끗하게 씻는다.

2. 당근을 곱게 채 쓸고, 양파도 곱게 채 친다(양파의 양은 당근의 1/3 정도가 적당).

3.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소금만 조금 넣어서 살짝 볶는다.

4. 당근은 생으로 먹는 것보다 기름에 볶아서 먹으면 생으로 먹는 것보다 카로틴 섭취가 6배 증가합니다.

5. 그냥 밥반찬으로 먹어도 당근의 깊은 맛을 느낄 수 있고, 생김에 밥을 넣고 당근 볶음을 얹어서 식초 간장에 찍어 먹으면 맛도 좋고 영양도 풍부해진답니다.

 

[두유 만들기]

흰콩 280g을 깨끗하게 씻어서 3배의 물(생수)에 불린다.

여름에는 8~9시간, 겨울에는 15시간 정도 불린다.

콩 불린 물과 불린 콩을 믹서에 넣고 곱게 간다.

큰 냄비에 생수 3컵을 넣어 끓이다가 3(믹서에 간 콩물)을 넣고 중간 불에서 눌어붙지 않도록 나무 주걱으로 저어가며 끓인다.

한번 끓어오르면 일단 불을 끄고 거품을 조금 가라앉히고, 다시 약한 불에서 12~13분 정도 약하게 익히는데, 두유의 고소한 냄새가 올라올 때까지 끓이다가 불을 끈다.

큰 그릇에 베보자기 혹은 고운체를 놓고 끓인 두유를 부어서 두유를 내린다.

콩물은 고소한 두유, 위의 찌꺼기는 콩비지가 된다.

 

* 참고도서 : 한의사 손영기의 나는 풀먹는 한의사다, 자연요리연구가 이양지의 참 쉬운 건강밥상

 

| 이영주(부천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부천시장기요양요원지원센터 센터장)

이영주 이사장
이영주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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