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의 사회적 경제 기업 1

자본주의 시장 경제가 발전할수록 부자는 더욱 부자가 되고 가난한 사람은 더욱 가난해지는 이른바 부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흙수저니 금수저니 하는 수저계급론이 등장하고 초식남, N포세대와 같은 자극적인 용어들이 하루가 멀다고 쏟아져나오는 게 오늘의 현실이다.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은 옛말이 되었고, 흙수저가 명문대에 못 갈 확률이 최소 70%라는 통계조사가 나올 만큼 부모 세대의 양극화는 다시 자녀 세대의 양극화로 이어지고 있다.

사회적 경제(Social Economy)’는 이 같은 양극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대안이다. 비록 그 개념은 나라마다, 제도마다 다르지만, ‘공동체 구성원의 이익과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모든 경제적 활동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상생, 공생, 공유, 기여 등 사회적 경제가 추구하는 가치는 이제 특정 지역이나 국가를 넘어서 21세기 국제사회가 공통으로 지향해야 할 범 지구적 과제가 되었다. 사회적 경제의 활성화 여부가 한 나라의 흥망성쇠를 결정하는 주요한 변수가 된 것이다.

목적이 멋지고 훌륭하다고 해서 실제 결과까지 그러리라는 법은 없다.” 빈곤 문제 해결, 양극화 해소, 따뜻한 일자리 창출, 공동체 복원 등을 추구하는 사회적 경제를 비판하는 이들의 뻔한 목소리다. 하지만 이 주장을 반박하는 건 너무도 쉽다. 정부도, 시장도 손을 대지 못하는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사회적 경제인들이 엄연히 존재해서이다. 부천은 그런 기업들이 밀집해 있는 도시다.(윤기영 부천시 사회적경제센터 센터장)

부천에는 2021년 말 현재 사회적기업(48), 협동조합(243), 마을기업(11), 소비자생활협동조합(10), 자활기업(23), 소셜벤처(55) 등 모두 390개의 사회적 경제 기업이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번 부천시 사회적경제센터와 콩나물신문이 함께하는 힘내라, 사회적 경제 프로젝트를 계기로 조만간 우리 부천에도 미국 뉴욕주 그레이스턴 베이커리나 스페인 낙농 기업 라 파제다와 같은 성공한 사회적 기업이 출현하기를 기대해 본다.

그레이스턴 베이커리의 창업주인 버니 글래스만은 지역 노숙자와 실업문제를 해결하기 위해버려진 공장에서 베이커리를 시작한 후 2019년까지 사회적 취약계층에 3,500개의 일자리를 제공했으며, 수익금으로 지역 구직자를 상대로 직업훈련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 사회적 공헌을 지속하고 있다.

스페인 낙농 기업 라 파제다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이들의 재활 치료와 자립, 수익 창출 등을 병행하는 사회적 기업(비영리협동조합)이다. 직접 소를 사육하여 얻은 우유로 매주 100만 개 이상의 요거트를 생산하며 이는 카탈루냐에서 세 번째로 많은 생산량이다.


부천의 사회적 경제 기업 1 

옥내외 광고물 전문회사 주식회사 블루기업

 

주식회사 블루기업은 다양한 사이니지 제작 설치를 위주로 하는 옥내외 광고물 전문 업체다. 사이니지(signage)는 우리말로 광고판을 뜻하며 단순한 옥외광고판으로 출발했던 사이니지가 최근에는 디지털을 만나 일상의 소통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인공지능은 물론, 가상·증강 현실 등 최신 IT와도 융합할 수 있어 성장 잠재력도 무궁무진하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사이니지 시장 규모는 2025년까지 317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주식회사 블루기업 이미경 대표
주식회사 블루기업 이미경 대표

 

이런 장밋빛 미래를 미리 알아본 이미경 대표는 지난 2016, 자본금 15천만 원으로 주식회사 블루기업을 창업했다. 이 대표가 선뜻 창업을 결심한 데에는 사이니지 업계에서 20년 동안 프리랜서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쌓은 기술과 노하우가 바탕이 되었지만, 한편으로는 기업 활동을 통해 상생, 공생, 공유, 기여 등 사회적 경제가 추구하는 가치를 실현해보고자 하는 욕심도 있었다.

2015년 부천시 사회적경제센터에서 사회적 기업 관련 교육을 이수한 이미경 대표는 창업 이후 꾸준한 노력을 통해 여성기업, 장애인기업, 중소기업, 벤처기업 인증을 취득했으며, 마침내 지난해 511, 창업 5년 만에 고용노동부 장관으로부터 일자리 제공형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받았다. 코로나19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주식회사 블루기업은 종업원 7, 연 매출 85천만 원(2019년 기준)의 안정적인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공공기관 우선구매 대상기업이자 나라장터 등록업체인 주식회사 블루기업은 부천시, 구리시, 평택시 등의 지자체를 비롯하여 한양대학교, 연세대학교, 서강대학교, 건국대학교 등의 교육기관, 인천국제공항, 한국교통안전공단, 한국동서발전 등의 기업을 고객사로 두고 있으며 월등한 기술력과 합리적인 가격, 철저한 사후 서비스를 무기로 사업 영역을 전국으로 확대해나가고 있다.

 

주식회사 블루기업 외부 전경(경기도 부천시 신흥로 338)
주식회사 블루기업 외부 전경(경기도 부천시 신흥로 338)
주식회사 블루기업 작업장 내부 전경
주식회사 블루기업 작업장 내부 전경
주식회사 블루기업 작업장 내부 전경
주식회사 블루기업 작업장 내부 전경

 

 

청년들이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는 행복한 일터를 만들고 싶어요

사회적 기업은 단순히 기업의 이윤 추구만을 목표로 하지 않으며 사회 구성원 간의 상생과 공존의 가치를 모토로 한다. 청년들의 취업 문제가 심각한 지금, 청년들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도 사회적 기업이 수행하는 중요한 역할 중 하나다.

주식회사 블루기업 이미경 대표는 청년 일자리 제공뿐만 아니라 청년들이 즐겁게 일하고 마음껏 꿈을 펼칠 수 있는 행복한 일터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제도를 시행 중이다. 먼저 출퇴근 시간을 근로자들이 자유롭게 선택하는 탄력근무제를 운용하고 있다.

탄력근무제를 도입한 이후 업무의 집중도와 효율성이 높아졌고, 또 무엇보다 본인들이 직접 출퇴근 시간을 골라서 근무하기 때문에 회사에 자신을 맞춘다기보다는 자신에게 회사가 맞춰준다는 느낌이 들어 좋다고 합니다. 가정에서의 육아나 자기 계발 등 요즘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워라벨(Work-Life Balance)’을 실현할 수 있어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습니다.”

주식회사 블루기업은 직원들의 자기 계발을 독려하기 위해 지난 126, 한국 열린사이버대학교(총장 장일홍)와 산학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 체결로 주식회사 블루기업 직원들은 한국 열린사이버대학교에 입학해 무료로 공부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등록금의 50%는 대학에서 장학금 형식으로 지원하고, 나머지 50%는 회사에서 부담하기로 했기 때문에 직원들은 뷰티건강디자인학과, 사회복지학과, 부동산금융자산학과 등 총 11개 학과에 입학해 학비 부담 없이 마음껏 자기 계발에 힘쓸 수 있게 되었다.

 

주식회사 블루기업은2022년 1월 26일, 한국 열린사이버대학교(총장 장일홍)와 산학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주식회사 블루기업은2022년 1월 26일, 한국 열린사이버대학교(총장 장일홍)와 산학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최고의 기술력을 가진 회사지만 아직 홍보가 많이 부족합니다

주식회사 블루기업은 끊임없는 연구개발로 다양한 특허품을 직접 생산, 시공함으로써 경쟁업체에 비해 월등히 높은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고 있다. 또한 전문 장비를 사용하여 고객이 원하는 기간 안에 제품을 제작, 설치할 수 있고, 설치 팀원들도 20년 이상 경력의 베테랑들이다.

최근에 주식회사 블루기업이 특허를 획득한 CCTV 안내판은 단순히 다목적 CCTV 작동중이라는 문구만 적혀 있는 기존 제품과 달리 비상벨과 연결하여 경광등, 사이렌, 경고 문구 등이 작동하도록 설계되었다. 여기에 제품을 개폐형으로 제작하여 사후 수리가 가능하도록 한 혁신적인 제품이지만 문제는 홍보가 부족해 각 지자체나 관련 업체들이 이런 제품이 있는지조차 모르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바닥 형 보행신호등도 마찬가지다. 바닥 형 보행신호등이란 횡단보도 대기선 바닥에 보행신호를 점등하여 보행자의 보행 편의를 돕고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제품이다. 이 제품은 20193, 경찰청 표준 지침에 따라 국가 공인기관에서 시험성적서를 발급받은 업체만이 생산과 설치를 할 수 있는데, 주식회사 블루기업은 이미 시험성적서를 발급받아 바닥 형 보행신호등의 생산과 시공에 참여하고 있는데도 규모가 작다 보니 홍보에 애를 많이 먹고 있다.

 

바닥형 보행 신호등
바닥형 보행 신호등
주식회사 블루기업 제품 시공 장면
주식회사 블루기업 제품 시공 장면
주식회사 블루기업 시공 제품
주식회사 블루기업 시공 제품
주식회사 블루기업 시공 제품
주식회사 블루기업 시공 제품

 

블루기업을 더 좋은 회사로 키워서 젊은 친구들에게 물려주고 싶어요

주식회사 블루기업 이미경 대표는 사회적 기업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회사를 무작정 자녀에게 물려주기보다는 직원 중에 회사를 잘 이끌어나갈 능력을 갖춘 인재를 골라 경영권을 넘겨줄 생각이라고 한다.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술 개발도 열심히 하고 홍보도 잘해야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직원들 간의 화합도 중요하고 또 서로 상생하고 공존해나가는 문화도 중요합니다. 회사는 직원들의 생계 수단이면서 한 편으로는 자신의 꿈을 키우고 자아를 실현하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내 것이라는 생각보다는 우리 모두의 것이라는 마음가짐으로 모두의 꿈과 미래를 존중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에게 회사를 물려주는 것이 순리라고 생각합니다.”

주식회사 블루기업은 아직은 작은 회사다. 그러나 그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주력 종목인 사이니지가 디지털과 결합하면서 엄청난 시장이 열리고 있는 상황에서 블루기업도 시장의 변화에 따른 기술개발과 사업 다각화 등 혁신의 고삐를 바짝 당겨야 할 때다. 그럼에도 블루기업의 미래가 밝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근로자들의 자율적인 근무 환경, 경영자의 열린 마인드, 가족 같은 분위기, 미래에 대한 비전 등 긍정적 요소들이 많기 때문이다.

블루기업의 거침없는 질주를 기원한다.

 

| 이종헌(편집위원장)

 

주식회사 블루기업 홈페이지 바로가기 ☞  http://8884.co.kr/

 

글, 그림 이주희 작가(캘리그라퍼)
글, 그림 이주희 작가(캘리그라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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