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라, 사회적 경제’ 부천의 사회적 경제 기업 ②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에서 경제학을 가르치는 케이트 레이워스 교수의 도넛 경제 이론이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케이트 레이워스 교수는 그의 책 도넛 경제학에서 지난 200년간의 산업 활동을 애벌레 경제로 묘사했다. 애벌레가 먹고 소화하고 배설하듯, 지구에서 자원을 뽑아 온갖 제품을 만들고 소비자에게 팔아, 가능한 한 빨리 쓴 다음 버리게 하는 공급 사슬이 지금껏 계속되어 온 것이다. 이 같은 추출(extractive) 경제의 여파로 오늘날 지구 환경은 대재앙을 예고하고 있으며 인류의 삶은 파멸로 치닫고 있다.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 프리드리히 하이에크와 정치지도자 마거릿 대처, 로널드 레이건 등에 의해 탄생한 신자유주의 경제는 인류가 시장에서 각자 치열하게 경쟁하며 생존하도록 개인을 강조했다. 그 결과 소득과 일자리, 주거, 교육, 성평등 등의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문제가 발생했다. 인간은 홀로 존재할 수 없으며 서로에게 의존해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불평등과 불공정으로 점철된 신자유주의 경제는 인류의 미래를 암울하게 하는 커다란 요인이 되었다.

 

도넛경제학 액션랩
도넛경제학 액션랩

 

도넛 경제는 추출경제와 신자유주의 경제의 한계를 극복하고 21세기 인류의 공존과 번영을 이끌 구체적 대안이다. 그것은 곧 새로운 원자재 소비를 줄이고 기존 자원을 다시 쓰고, 수명이 다한 제품은 재활용하여 쓸모를 살려내는 순환 경제인 동시에, 모두가 공유하는 우리의 환경과 나의 안전을 보장하는 방식을 염두에 두고 소비하도록, 행정과 시장이 협력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도넛 경제란 인간 삶의 기본을 이루는 사회적 토대(에너지, , 식량, 보건, 교육, 소득과 일자리, 평화와 정의, 정치적 발언권, 사회적 공평함, 성평등, 주거, 각종 네트워크)가 실현되고,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생태적 한계(기후변화, 오존층 파괴, 대기오염, 생물다양성 손실, 토지 개간, 담수 고갈, 질소와 인 축적, 화학적 오염, 해양 산성화)가 극복된 안전지대를 말한다. 입안에 달콤함을 주는 도넛처럼 이 안전지대에 들어가야만 구성원 모두가 인간다운 삶을 누릴 수 있다.

도넛 경제에 대한 세계의 반응은 뜨겁다. 코스타리카는 국가 단위에서 이를 실현하고 있으며 덴마크 코펜하겐, 캐나다 너나이모, 미국 포틀랜드, 필라델피아, 영국 레이디우드 등의 도시가 여기에 동참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시민 주도 운동으로 캘리포니아 전역, 시애틀, 상파울루, 베를린, 쿠알라룸푸르 등에서 아래로부터의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지난 2020, 발간한 저서 <렛 어스 드림>(Let Us Dream)에서 인류와 지구가 공존하며 번영을 이어갈 방안이라며 이를 실천하자고 독려했다.

한국에서도 도넛 경제 열풍이 대단하다. 각 지자체, 언론사, 대학, 연구기관, 시민단체 등에서 앞다퉈 이를 소개하고 있으며 한결같이 우리 사회가 나가야 할 길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우리 사회에 이미 도넛 경제를 추구하는 활동들이 있어왔다는 사실이다. 민간 주도의 환경운동이나 공공병원 설립 운동, 각종 입법 청원 운동 등을 비롯하여 정부 주도의 사회적경제센터 운영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부천만 해도 사회적경제센터 내에 약 390(2021년 기준)의 사회적 기업이 활동하고 있다. 사회적 기업은 단지 이윤 추구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으며 기업 활동을 통해 인권을 신장하고, 복지를 향상하며, 고용을 촉진하고, 성평등을 실현하는 등의 공익적 임무를 함께 수행한다. 모두 도넛 경제를 만드는 일과 관련이 있으므로 사회적 경제의 활성화 여부가 도넛 경제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 같다.

 

브이리스브이알의 찾아가는 모빌리티 VR 버스
브이리스브이알의 찾아가는 모빌리티 VR 버스

 

찾아가는 모빌리티, 찾아가는 실감미디어 브이리스브이알

 

콩나물신문 특집 부천의 사회적 경제 기업두 번째 주인공은 농어촌 학생들과 취약계층(장애인, 저소득층 등) 아동들의 디지털 정보 격차 해소를 위해 노력하는 예비사회적기업 브이리스브이알(VRisVR)이다.

‘VRisVR’‘Virtual Reality is Vehicle Revolution’의 약자로 이동 수단의 혁명을 통해 VR과 같은 실감미디어 경험의 확장을 이룬다는 뜻이며, 이는 곧 소비자를 직접 찾아가는 이동형 실감미디어 전문기업 브이리스브이알의 정체성을 말해준다.

2018년 창업해 2021년 경기형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된 브이리스브이알은 국내 최초로 합법적인 VR 트럭을 제작해서 찾아가는 VR 체험 교육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 밖에도 실감미디어 콘텐츠 제작’, ‘실감미디어 센터 구축’, ‘VR 장비(키오스크, 시뮬레이터) 제작’, ‘VR 전문가(강사) 양성등의 사업을 추진 중이다. 회사는 이를 통해 지역과 계층 간 디지털 정보격차를 해소하고 4차산업 교육을 증진하며, 가상현실 저변을 확대한다는 사회적 비전을 갖고 있다.

지난 5, 부천시 상동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안에 있는 브이리스브이알 사무실에서 권종수 대표를 만났다. 권종수 대표는 미국 뉴욕대학교 대학원에서 컴퓨터 그래픽 아트를 전공하고 중앙대학교 첨단영상대학원 영상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영상 전문가로, 한국예술원 사진영상학과 전임교수, 중앙대학교 디자인학부 겸임교수, 경기대학교 첨단미디어테크랩 책임을 거쳐 지난 2019년부터 브이리스브이알 대표를 맡고 있다.

 

브이리스브이알 권종수 대표
브이리스브이알 권종수 대표

 

안녕하세요, 콩나물신문입니다. 우리 신문에 부천을 대표하는 사회적경제기업 브이리스브이알을 소개하게 되어 기쁩니다. 브이리스브이알은 “VR 경험에 있어서의 디지털 디바이드 해소라는 미래비전을 갖고 있는데, 이에 대한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저희 브이리스브이알은 대한민국 최초로 VR 트럭을 제작·판매 및 운영하는 전문 업체로서 고가의 VR 장비를 트럭에 탑재해 도시에 접근이 어려운 농어촌 지역이나 산간 지역, 취약계층 등을 직접 찾아가 가상현실 체험 교육을 진행하는 사회적 기업입니다.

VR은 머리에 쓰는 디스플레이 장비인 HMD와 사람이 들어가 앉는 시뮬레이터로 경험할 수 있는데, 시뮬레이터는 HMD와 달리 이동이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트럭을 이용해 이동이 자유로운 VR 체험장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예전에는 도시에 사는 학생들이라도 놀이기구를 타기 위해서는 롯데월드나 에버랜드 등으로 직접 가야 했지만, 지금은 저희 VR 트럭이 원하는 시간에 맞춰 학교로 찾아가기 때문에 시간과 돈을 그만큼 절약할 수 있습니다. , VR 체험장에는 놀이기구뿐만 아니라 직업 체험, 영화관람, 공포 체험 등 다양한 콘텐츠가 마련되어 있어 교육적인 측면에서도 활용도가 높습니다.

VR 트럭과 VR 버스는 도시에 살건 농촌에 살건, 또 경제적으로 부유하건 그렇지 않건 간에 모든 학생이 평등하게 이용할 수 있으므로 사회적 격차나 지역적 편차를 극복하는 데에 도움이 되며, 그런 의미에서 교육적 불평등과 디지털 정보격차를 해소하는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VR 버스 체험학습 장면
VR 버스 체험학습 장면
VR 트럭 체험학습 장면
VR 트럭 체험학습 장면
VR 트럭 체험학습 장면
VR 트럭 체험학습 장면
VR 트럭 체험학습 장면
VR 트럭 체험학습 장면

 

VR 업계 중 최초로 ICT 규제 샌드박스 1호 기업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샌드박스라는 용어가 생소합니다. 어떤 의미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VR 트럭의 롤러코스터와 에버랜드에 설치된 롤러코스터는 엄연히 다른 것인데도 지난 2019년까지 VR 트럭은 에버랜드의 롤러코스터와 같은 법적 규제를 받아왔습니다. 또한 VR 트럭 제작에 있어서도 자동차관리법상 VR 트럭에 대한 구조변경 기준이 명확히 마련돼 있지 않고, VR 트럭에 대한 안정성 검사기준이 모호해 제작과 판매에 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이는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을 국가의 법령이나 규제가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인데 규제 샌드박스는 신기술, 서비스가 빠르게 창출되는 상황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저해되지 않을 경우, 기존 법령이나 규제에도 불구하고 실증(실증특례) 또는 시장출시(임시허가)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를 말합니다.

우리 회사는 2019년 제2차 신기술, 서비스 심의위원회에서, VR 트럭 제작 전문 기업인 루쏘팩토리와 함께 규제 샌드박스 심의를 통과함으로써 이동형 VR 업계 최초로 합법적으로 VR 트럭을 제작, 운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VR 웹툰 창작, 개발자 양성 과정
VR 웹툰 창작, 개발자 양성 과정
VR 웹툰 창작, 개발자 양성 과정
VR 웹툰 창작, 개발자 양성 과정
VR 웹툰 창작, 개발자 양성 과정
VR 웹툰 창작, 개발자 양성 과정

 

다가올 메타버스 시대에 발맞춰 실감형 콘텐츠 전문가 양성을 위한 ‘One-Stop VR 웹툰 창작·개발자 양성 과정교육을 시작했다고 들었습니다. 브이리스브이알이 실감 교육 전문기관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가는 것으로 이해해도 될까요?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1년 실감형 콘텐츠 창작자 양성 사업은 프로젝트 기반의 산업계 수요 맞춤형 실감콘텐츠 창의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합니다. 우리 회사는 작년에 이 사업에 선정되어 웹툰협회, 성결대학교 산학협력단과 함께 ‘One-Stop VR 웹툰 창작, 개발자 양성 과정교육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VR 웹툰을 만드는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는 틸트브러시그래비티스케치가 있는데 초보자도 스케치업, 3DS MAX를 배울 필요 없이 VR을 쓰고 3D 모델링을 손쉽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메타버스 속 캐릭터, 배경 등 각종 디자인을 할 수 있어 VR 웹툰 창작과 개발은 미래의 유망 직종으로 손꼽히기도 합니다. 앞으로 우리 회사는 찾아가는 실감미디어 전문기업으로서뿐만 아니라 실감 교육 전문기관으로도 확실하게 자리매김해 나갈 계획입니다.

 

전주 교대에 설치된 키오스크
전주 교대에 설치된 키오스크
제주대학교에 설치된 키오스크
제주대학교에 설치된 키오스크
서울시 중랑구청에 설치된 키오스크
서울시 중랑구청에 설치된 키오스크

 

3년여에 걸친 코로나19 팬데믹도 막바지에 다다랐습니다. 이번 코로나가 앞으로의 사업 구상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끝으로 올해 2022년에 꼭 이루고 싶으신 일이 있으면 말씀해 주십시오.

정부는 병원이나 요양기관 등에서 휠체어 청소하는 일을 발달장애인을 위한 직업으로 지정해 놓고 있습니다. 우리 회사에서는 발달장애인들이 휠체어 청소를 체험하고 연습할 수 있는 VR 콘텐츠를 만들었는데 이의 활용 방안을 고심하던 중 장애인을 위한 메타버스를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장애인들이 원격에서 쉽게 교육을 받고 동시에 놀이기구도 타고 영화도 보고 공포 체험도 할 수 있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만들어서 운영해보려고 합니다. 물론 어려운 건 수익성인데, 장애인뿐만 아니라 비장애인도 이용하도록 문턱을 낮추고 또 일정부분 국가의 지원도 이루어진다면 운영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우리는 공존과 공유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예비사회적기업으로서 지역 간, 계층 간 디지털 정보격차 해소라는 사회적 목표를 늘 잊지 않고 있습니다. 더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이종헌(편집위원장)

 

2021 kmf 참가 사진2(VR키오스크, VR웹툰)
2021 kmf 참가 사진2(VR키오스크, VR웹툰)
VR직업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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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R코딩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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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양성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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