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PEOPLE 21

부천라스샬루이 벨리댄스 무용단 서성희 단장
부천라스샬루이 벨리댄스 무용단 서성희 단장

 

봄이다. 생명의 계절이다. 겨울날 폐허처럼 쓸쓸하던 동산이 순식간에 화사한 봄빛으로 물들었다. 산수유와 개나리가 노란 꽃망울을 터트리는가 싶더니 연분홍 진달래가 바람에 하늘거린다. 목련도 하얀 꽃송이를 피워 올리고 벚꽃은 이내 함박눈이 되어 봄 하늘을 수놓을 태세다.

따사로운 햇살이 비치는 양지쪽에 앉아 봄을 바라본다. 빨주노초파남보 화려한 봄의 향연이 눈부시다. 어느 시인의 말처럼 봄은 정녕 눈으로부터 오는가 보다. 하지만 봄을 시각으로만 규정하기에는 왠지 미진한 구석이 있다. 어린 고양이의 솜털처럼 부드러운 바람이 얼굴을 간지럽히고 지나갈 때 봄은 분명 우리의 몸에 와닿는 촉감이기도 하고, 겨우내 목소리를 낮추던 새들이 요란한 소리로 지저귈 때, 봄은 또한 형언할 수 없이 거룩한 음성이기도 하다.

거기에다 밤하늘의 별만큼이나 많은, 지상의 모든 꽃들이 뿜어내는 향기까지 더해지면. 그러니 겨우내 제 몸의 일부를 지상에 내려놓은 채 고행을 계속하던 나무들이 툭툭 자리를 털고 일어서는 봄은 눈과 귀와 코와 혀와 살의 오감이 모두 황홀경에 빠지는 생명의 계절임이 분명하다.

예로부터 인간은 봄의 충만한 생명력을 춤으로 표현해 왔다. 탱고, 왈츠, 플라멩코, 폴카, 벨리댄스 등 인류 역사와 함께해온 춤 중에서도 벨리댄스는 봄의 생명력과 가장 잘 어울리는 춤이다.

벨리댄스라는 명칭은 프랑스어 당스 뒤 방트르(Danse du ventre)’를 영어로 번역한 데에서 유래된 것으로 배의 춤이라는 뜻이다. 5천 년 넘는 긴 역사를 지닌 이 춤은 과거 아랍 세계에서 다산(多産)을 기원하는 종교의식에서 비롯되었다는 가설이 전한다.

오스만 제국 시절, 금남의 방인 하렘에 거주하던 여자들이 술탄에게 왕비나 후궁으로 간택되기 위해 관능적인 벨리댄스를 추기도 했다는 기록이 있지만, 현대에 와서까지 남성을 유혹하는 여성의 선정적인 춤으로 오해할 필요는 없다. 벨리댄스는 여성의 신체 구조에 맞춰서 디자인한 안무를 통해 여성의 관능적인 몸매, 신체의 매력과 부드러운 곡선, 섹시한 이미지, 매혹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한다.

베일, 사브르, 양초, 캐스터네츠, 이시스의 날개, 비단부채, 밧줄, 뱀과 같은 장신구는 불가사의한 벨리댄스를 화려하고 매력적인 춤으로 만드는 역할을 한다.

화려한 장신구와 우아한 손동작, 여성성을 상징하는 신체 각 부위가 강렬한 타악기의 리듬을 타고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노라면 가장 먼저 봄의 활기찬 생명력이 느껴진다.

우리나라 벨리댄스의 역사는 비교적 짧다. 1995년에 무용가 안유진이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이민 생활을 하던 도중에 대학교에서 배웠던 벨리댄스를 소개한 것이 그 시초다.

이번 호 콩나물신문 더 피플은 무용가 안유진 교수로부터 벨리댄스를 사사한 후 부천을 중심으로 전국에 벨리댄스 열풍을 확산한 부천라스샬루이 벨리댄스 무용단 서성희 단장을 소개한다.

 

부천라스샬루이 벨리댄스 무용단 서성희 단장
부천라스샬루이 벨리댄스 무용단 서성희 단장

 

안녕하세요! 콩나물신문 THE PEOPLE입니다. 콩나물신문은 인권, 환경, 생명, 여성, 복지 등 우리 사회의 취약한 부분들을 개선하여 더 밝고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일에 언론으로서의 역할과 사명을 다하고자 합니다. 서성희 단장께서는 지난 10년간 부천을 기반으로 부천 라스샬루이 벨리댄스 무용단을 이끌어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먼저 무용단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 안녕하세요. 부천 라스샬루이 벨리댄스 무용단 단장 서성희입니다. 콩나물신문은 오래전부터 친숙하게 들어서 알고 있는 이름인데 이렇게 지면을 통해 인사드리게 되어 영광입니다.

올해로 창단 10주년을 맞는 부천 라스샬루이 벨리댄스 무용단은 아동부 10, 성인부 10명 등 현재 20명의 단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까지만 해도 연 150회 이상의 공연으로 전국 각지를 누비며 벨리댄스의 화려한 율동과 퍼포먼스를 선보여왔습니다.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광주비엔날레, 보령머드축제, 고양꽃박람회 등 전국의 유명 축제에는 어김없이 우리 무용단이 초대되었고, 이 밖에도 타이완 건국 104주년 기념공연, 앙골라 독립 39주년 기념공연, 건군 67주년 기념 포천 6군단 공연, KBS 열린음악회 공연 등을 통해 국내 최고의 벨리댄스 무용단으로 입지를 굳혀왔습니다.

우리 무용단은 언제나 부천이라는 이름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우리 부천시가 세계적인 문화도시로 성장해 나가는 데에 밑거름이 되고자 합니다.

 

부천라스샬루이 벨리댄스 무용단
부천라스샬루이 벨리댄스 무용단

 

부천라스샬루이 벨리댄스 무용단
부천라스샬루이 벨리댄스 무용단

 

서성희 단장께서는 어떤 연유로 벨리댄스와 인연을 맺게 되었으며, 벨리댄스의 매력과 장점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제가 벨리댄스와 인연을 맺은 것은 결혼하고 나서 딸이 4살 때이니까 비교적 늦은 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려서는 뮤지컬배우나 가수가 되고 싶었던 꿈 많은 소녀였습니다. 성장해서는 잡지 모델로도 활동했고, 슈퍼 탤런트 대회에도 도전해서 3차까지 진출했던 기억이 새롭네요.

본래는 살사나 스포츠댄스를 배우려고 했는데 어느 날 버스 광고판에 부착된 안유진 교수님의 벨리댄스 교습소 광고를 보고, 첫눈에 반해서 내가 가야 할 길은 바로 저거다라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그길로 학원 등록하고 벨리댄스의 매력에 푹 빠져 생활하다 보니 제1회 세계밸리댄스대회 이집션 솔로 부문 1(20086), 1회 월드컨벤션 프로그룹 챔피언 1, 대통령배 스트릿댄스부문 2, 서울밸리댄스대회 군무 2위 등의 수상 실적을 내게 됐고,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광주대학교 무용학과 특기생(장학생)으로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벨리댄스는 상체와 골반의 움직임, 관능적인 아름다움을 강조하기 위해 배꼽과 골반을 과감히 노출하는 의상을 사용하는데 이런 점 때문에 섹시하고 야한 춤이라는 선입견을 갖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무려 5천 년 이상의 오랜 역사를 지닌 예술 장르로서 벨리댄스는 유산소 운동과 근력운동을 병행함으로써 여성들의 몸매를 아름답게 유지해주는 장점이 있고, 열정적인 춤 동작에 몰입하다 보면 저절로 내면의 우울감이나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또 허리디스크 치료나 골반 뒤틀림과 같은 자세 교정에도 탁월한 효과가 있습니다.

사실, 줌바댄스나 요가 · 에어로빅 등은 쉽게 입문해서 즐길 수 있지만, 벨리댄스는 여러 가지 기초동작을 익히는데 상당한 난이도가 있기 때문에 무작정 시작했다가 중간에 포기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기초동작만 잘 익히고 넘어가면 그다음에 맛보는 즐거움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배우기는 조금 어렵지만 배우고 나면 그 즐거움은 무궁무진하다. 그런 의미에서 벨리댄스는 취미가 아니고 특기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입니다.

 

부천라스샬루이 벨리댄스 무용단 공연 장면
부천라스샬루이 벨리댄스 무용단 공연 장면
부천라스샬루이 벨리댄스 무용단 공연 장면
부천라스샬루이 벨리댄스 무용단 공연 장면
부천라스샬루이 벨리댄스 무용단 공연 장면
부천라스샬루이 벨리댄스 무용단 공연 장면
부천라스샬루이 벨리댄스 무용단 공연 장면
부천라스샬루이 벨리댄스 무용단 공연 장면

 

최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이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는데, 그에 못지않게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이 예술 · 공연계 종사자들입니다. 특히 서성희 단장께서는 직접 학원과 무용단을 운영하고 있으신데 상당한 타격이 있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상동에 있던 학원을 줄여서 현재 위치로 옮겼습니다. 학원을 아예 접을까도 생각했지만, 그동안 이루어놓은 게 아까워서 포기(?)했습니다. (웃음)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들에게는 정부지원금이라도 주어지지만, 우리 학원에는 특별히 그런 지원금도 없었고, 게다가 수강자는 줄고, 환불 요구는 늘고, 그나마 있는 원생들도 코로나로 못 나오게 되면 그만큼 기간을 연장해 줘야 하니 수입은 갈수록 줄어드는 구조입니다. 그래도 저는 아직 빚은 지지 않고 있어서 다행이라면 다행이죠. 적자를 이기지 못하고 파산한 학원도 많습니다.

더구나 지난 3년간 전국적으로 수많은 축제가 취소됐고, 우리 부천에서도 몇 년 동안 진달래 축제, 벚꽃축제, 복숭아 축제, 장미축제 등이 취소되는 바람에 공연 수입도 전무한 상태입니다. 빨리 코로나가 끝나서 연평균 150회 이상의 공연으로 전국을 누비던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네요. 그래서 우리 무용단은 불러주는 곳만 있으면 언제든지 달려간다는 마음가짐으로 꾸준히 연습에 힘쓰고 있습니다. 물론 코로나 때문에 서성희 무용단이 망가졌다는 말도 듣고 싶지 않고요.

 

부천 샬루이 벨리댄스 무용단 연습장면
부천 샬루이 벨리댄스 무용단 연습장면
부천라스샬루이 벨리댄스 주니어 무용단 연습 장면
부천라스샬루이 벨리댄스 주니어 무용단 연습 장면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종식돼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기를 바라며 끝으로 앞으로의 계획을 간략히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올해는 우리 무용단 창립 1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코로나19의 추이를 봐야 알겠지만 될 수 있는 한 10주년 기념공연을 추진하려고 합니다. 지난 창립 2주년 행사 때 부천시민회관을 가득 채웠던 관객들이 생각나네요. 그땐 1,152석 대공연장이 빈자리가 하나도 없었어요.

또 우리 무용단은 그동안 향기네 무료급식소 경로잔치를 비롯하여 행정복지센터, 시장상인회 등이 주최하는 크고 작은 지역 행사에도 재능기부 형식으로 많은 참여를 해왔습니다. 부천시민이 화합하고 아름답고 행복한 삶을 누리는 데에 부천라스샬루이 벨리댄스 무용단이 조그마한 보탬이라도 된다면 주저하지 않고 달려가겠습니다.

지역의 작은 행사라고 해서, 또 무료 공연이라고 해서 무성의하게 공연에 임하는 일은 없습니다. 언젠가 작은 야외무대 공연을 할 때였는데, 바닥이 너무 뜨거워서 공연을 끝내고 나니 다들 발바닥에 물집이 잡혔더라고요. 벨리댄스는 보통 맨발로 춤을 추거든요. 그래도 단원들 모두 얼굴 표정 하나 변함없이, 동작 하나 흐트러짐 없이 멋지게 공연을 마쳤습니다.

이런 마음가짐이야말로 앞으로 우리 부천라스샬루이 벨리댄스 무용단이 지향해야 할 정신이라고 생각합니다. 늘 초심을 잃지 않고 한결같은 마음으로 앞을 향해 나아가겠습니다. 콩나물신문 가족 여러분도 우리 무용단을 많이 응원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 이종헌(편집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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