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약사의 약이 되는 약 이야기 5

시민 : 약사님! 어제 약사님 때문에 우리 딸이 응급실 다녀왔으니 병원비 36만 원 물어내세요!

윤 약사 : ?? 무슨 말이세요??

시민 : 어제 여기서 산 파스를 우리 딸이 바르자마자 호흡곤란이 와서 응급실에 갔는데 파스 부작용이래요. 약국에서 이렇게 부작용 나는 파스를 팔면 어떻게 합니까? 우리 딸이 얼마나 고생했는지 아세요??

윤 약사 : ???

 

사진출처 - 나무 위키
사진출처 - 나무 위키

 

밤에 약국 문을 닫으려고 하던 차에 급하게 약국을 찾으신 시민 같았습니다. CCTV를 돌려보니 광고에 나오는 특정 파스를 찾으셨고 그걸 판매한 장면이 나왔습니다. 자초지종을 물어보니 그 파스를 바를 대상은 12살 초등학생이었고 평소에 프로펜 계열의 약물에 알러지 반응을 보이는 체질이 있었던 거였습니다. 공교롭게도 그분이 지목해서 사가신 그 파스는 케토프로펜 약물의 바르는 파스였고 파스에 ‘15세 미만 금기라고 표기된 파스였습니다. 좀 안타까웠던 것이 광고 품목의 파스 이름을 지명하지 않고 12세 딸 아이가 학교에서 체육 시간에 피구를 하다가 넘어졌으며 저녁에 아프다고 한다.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말했거나 아니면 12살 아이가 바를 수 있는 근육통 파스가 있는지, 그리고 이 아이는 프로펜 계열의 약물에 특이 반응을 보인다고 미리 알리셨더라면 어땠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역약국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품목 중 하나가 파스인데 또 의외로 파스 부작용을 호소하는 환자들도 많습니다. 가장 대표적으로 나타나는 부작용이 알레르기 반응으로 피부가 빨갛게 변하고 간지럽고 따갑고 심하면 화상 입은 것처럼 물집이 올라오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번 시간에는 파스를 올바로 붙이는 방법에 대해서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파스의 작용 시간을 지켜 주세요. 파스의 앞, 뒷면을 보시면 파스의 작용 시간이 12시간 또는 24시간이라고 분명히 표시가 되어 있습니다. 파스를 개발하고 생산할 때 파스의 약물이 몇 시간까지 지속될지 다 계획하고 생산을 합니다. 하여 이 작용 시간이 지나면 파스는 약물의 효과가 없어집니다. 많은 어르신들이 피부에 파스가 딱 붙어 있으면 짱짱하게 힘을 받는 거 같다며 작용 시간이 지났는데도 계속 붙이고 계시다가 접착제 알레르기로 고생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얼마 전에는 24시간 지속형 파스를 7일 붙이고도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이번 파스가 문제가 있는 거 같다며 5일 되었는데 벌써 파스 알레르기가 생겼다고 항의를 받은 일이 있었습니다. 어르신들의 경우 피부가 많이 얇아지고 건조해서 부착하는 형태의 약물은 좋지 않은 피부 반응이 더 쉽게 일어날 수 있습니다. 작용 시간이 지나면 과감하게 파스를 떼어 버려 주세요. 아무런 효과가 없는 테이프를 붙이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두 번째로 파스를 떼실 때 서서히 떼신 후에 물을 묻힌 수건으로 깨끗이 닦고 말리신 후 1시간 후쯤 다시 붙여주세요. 갑자기 파스를 세게 떼시면 피부가 약하신 분들은 피부가 벗겨지기도 합니다. 그리고 떼어내시고 바로 붙이시면 피부가 힘듭니다. 파스 붙였던 자리는 좀 쉬게, 피부에 묻어 있는 파스의 접착제도 좀 닦아 주신 후 좀 쉬게 해주세요.

세 번째는 15세 미만과 또 18세 미만의 어린이, 학생들은 파스를 고를 때 신중하게 선택해 주시기 바랍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18세 미만의 경우 파스를 구매할 때 꼭 발라도 되는 파스가 따로 있는지, 또 어떤 파스가 안전한지 꼭 약사와 상의해 주세요. 파스 역할을 하는 연고나 로션도 마찬가지입니다.

네 번째로 주의하실 점은 약물 부작용이 있으신 분은 꼭 약사에게 알려주시고 파스 성분을 꼭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특정 약물 즉, 소염진통제 알레르기가 있으신 분들은 호흡곤란이 일어날 수 있고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 물집이 생기기도 하고 피부 발진이 심하게 일어날 수 있습니다.

다섯 번째로 주의하실 점은 파스를 바른 부위가 과도한 햇빛에 노출되면 광 과민 반응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주의하셔야 합니다. 햇빛에 노출될 부위에 바를 예정이라면 옷으로 가려주신다거나 파스를 떼고 외출하셔야 합니다.

여섯 번째로 가장 많이 일어나는 사고인데요. 파스를 붙이고 온수매트나 전기장판을 켠 상태로 그 위에서 장시간 주무시면 파스 알레르기가 생길 수 있습니다. 저온으로 계속 피부가 가열되면 피부가 자극을 받게 되겠죠? 많이들 경험하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렇게 몇 차례 붙이는 파스로 고생을 하신 경험이 많으신 분들은 로션 형태나 연고, 겔 형태의 소염진통제 약물을 선택하시기 바랍니다. 또 로션, 연고, 겔 형태의 파스에도 특정 약물이 들어 있는 경우도 있으니 이 경우에도 파스를 붙일 사람의 상황을 약사에게 알리고 상담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처럼 흔하게 생각되는 파스 하나에도 많은 사람들이 부작용으로 고생하는 일들이 생긴답니다. 우리에게 아주 편리하게 근육통을 치료해 주는 파스 한 장에도 주의사항이 있다는 사실, 기억하시고 파스를 잘 사용하시기 바랍니다. , 시민 여러분! 오늘 집에 있는 파스를 한번 들여다보시면서 작용 시간, 주의사항 한 번 살펴보실까요?

 

| 윤선희(부부약국 대표 약사, 부천시약사회 전 회장)

 

윤선희 약사
윤선희 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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