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약사의 약이 되는 약 이야기 6

시민 : 윤 약사님, 어제저녁에 종합 감기약 먹고 날 꼴딱 샜어요.

윤 약사 : 감기약을 저녁 몇 시에 드셨어요?

시민 : 10시에 먹었는데 2시간 정도 자고 나서 1시쯤에 일어나 새벽까지 한숨도 못 잤어요. 감기약이 이렇게 독한지 몰랐네요.

 

종합 감기약은 약국에서 흔하게 구입할 수 있는 일반 약입니다. 하지만 너무나 쉽게 구입해서 쉽게 복용하고 그런데 부작용이 흔하게 일어나는 약이기도 합니다. 아무래도 살면서 감기 증세가 어떤 건지 많이 경험해 보기도 하고 시민들이 가장 자신 있게 알고 있는 질병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잘 알고 있는 것 같은 감기약들이 때로는 날을 새게 하기도 하고 위장 장해를 일으키기도 하며 심장이 두근거리기도 하고 간독성을 일으키기도 하는 양면성이 있는 약입니다.

 

 

그럼 감기약의 부작용은 어떻게 나타나는지 볼까요??

첫 번째로 종합 감기약에는 콧물이나 재채기를 멈추게 하는 항히스타민제가 들어 있는데 이 약들은 졸음을 유발해서 약을 먹고 난 후 운전하시거나 위험한 기계를 조작하시면 안 됩니다. 그래서 덜 졸리라고 감기약에 무수 카페인을 넣기도 하는데 이 성분과 또 코막힘을 치료하는 슈도에페드린이라는 약물이 수면을 방해합니다. 즉 감기약을 너무 밤늦게 드시면 몇 시간 푹 자고 일어나 잠을 다 잔 것처럼 되고 이후에는 각성작용이 일어나 새벽까지 잠을 못 이루게 만듭니다. 그래서 종합 감기약은 꼭 초저녁에 복용하셔야 하고 정히 밤늦은 시간에 드실 경우는 용량을 대폭 줄여서 드셔야 합니다.

두 번째로 종합 감기약의 흔한 부작용은 앞서 말씀드린 슈도에페드린이라는 성분 때문인데요. 이 약물의 주된 작용은 교감신경 흥분 작용인데요, 기관지 확장, 콧물, 코막힘 증세에 약방의 감초처럼 쓰입니다. 그런데 교감신경을 흥분시키는 약물이니 심장이 두근거리고 입이 마른 증세가 흔하게 나타납니다. 심한 경우 손이 떨렸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심장이 약한 어린이나 노약자들은 용량을 성인 용량보다 적게 드셔야 합니다.

세 번째로 종합 감기약에 들어 있는 아세트아미노펜이라는 진통제 성분이 부작용을 많이 일으키는데요. 감기약을 복용하기 전날이나 당일 술을 먹고 감기 기운이 있어 감기약을 드신 후 급성으로 간에 문제가 오신 분들도 만나게 됩니다. 종합 감기약에 들어 있는 몸살이나 두통, 해열 작용에 쓰이는 진통제 아세트아미노펜은 알코올과 만나면 간독성이 있는데 전날의 술기운이 없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복용하다가 간에 문제가 생기기도 합니다. 술을 드신 후 감기 증세가 보인다면 꼭 의사, 약사와 상담해 주시기 바랍니다.

네 번째로 종합 감기약을 복용하기 전에 디스크, 관절염, 근육통, 신경통 등의 질병으로 소염진통제를 복용하고 있지 않은지 한번 살펴 주시기 바랍니다. 종합 감기약에는 기본적으로 진통 해열제인 아세트아미노펜이 들어 있는데 다른 소염진통제를 이미 복용했다면 중복되지 않게 복용하고 감기 증세가 다 나은 후 다시 복용하시기 바랍니다. 같은 효능의 진통제를 중복으로 복용하시면 위장 장해도 올 수 있고 노약자들은 간장, 신장에 문제가 올 수가 있습니다.

다섯 번째로 부작용이 나타나는 종합 감기약 성분은 덱스트로메트로판이라는 기침 억제에 사용되는 약물입니다. 이 약은 공중에 붕 뜬 것처럼 몽롱하고 집중력이 떨어진다고 호소하는 약물입니다. 감기약을 먹고 멍해졌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바로 덱스트로메트로판 약물의 환각작용이라는 부작용이 나타난 것입니다. 이런 증세가 나타나면 즉시 감기약 복용을 중단하시고 물을 많이 드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종합 감기약을 피로회복제로 자주 복용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감기약은 피로회복제가 아닙니다. 아마도 감기약에 들어 있는 진통제와 카페인 성분 때문에 잠깐 반짝하는 기분에 하루에 한두 번씩 즐겨 드시는 분들이 많은데 차라리 피로감을 해소해 주는 영양제를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이렇게 종합 감기약을 피로회복제 용도로 많은 양을 한꺼번에 구매해서 드시는 경우가 많은데 간이나 신장 또 나아가서는 중독성을 가질 수도 있다는 사실 꼭 기억해 주시기 바랍니다. 즉 감기약을 먹어야 그날 쓸 수 있는 기운이 생기는 것 같다고 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우리 곁에 흔하게 자리하고 있는 종합 감기약이 쉽고도 부작용이 많은, 조심히 다뤄야 할 약이라는 사실을 명심하시고 부작용이 나면 꼭 의사, 약사와 상담해 주시기 바랍니다.

 

| 윤선희(부부약국 대표 약사, 부천시 약사회 전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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