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의 ‘인간관계 심리학’

사람은 자신이 다치거나 아프면 누구를 찾게 될까요? 대부분 평소에 믿을 수 있는 누군가를 찾게 될 것입니다. 긴급한 상황에서는 자신을 돌봐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믿음이 있어야 편안하게 의지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요즘 애착이라는 단어가 심심치 않게 우리 주변에서 자주 발견되게 됩니다. 애착은 정서적 유대감, 친밀감, 신뢰감으로 이어진 인간관계의 요소이며, 심리적, 정신적, 사회적 건강의 핵심이라는 것이 여러 칼럼이나 방송을 통해 증명되고 있습니다.

발달 과정 초기에 강한 정서적 유대를 형성하는 것을 애착이라고 합니다. 애착 형성 시기는 출생 후 3세 전후로 알려져 있습니다. 애착은 인지, 정서, 사회성 발달 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안정 애착을 형성한 아이의 특징 중 하나는 호기심으로 환경을 탐색하는 일에 두려움을 덜 느끼며, 양육자와도 신뢰 관계를 유지합니다. 이것은 양육자가 신속하고 민감하게 반응해 주었다는 증거이며, 이런 태도는 아이의 사회성 발달이나 성격 형성을 돕는 원동력이 됩니다. 가능하다면 만 3세까지 양육자를 바꾸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양육자의 태도가 바뀌면 아이에게 정서적인 혼란이 올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여러 여건을 이유로 양육자가 일관적이지 못한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영유아인데도 부모와 눈을 마주치는 것을 어려워하거나 대답을 건성으로 하고, 불신, 분노, 우울, 불안, ADHD 성향을 지닌 아동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애착 손상의 대표적인 증상들이기도 합니다. 농업과 수렵 중심의 사회였을 때에는 강한 결속과 유대감으로 온갖 위험과 자연재해, 질병 등을 이겨내고 협동을 중요시하였었지요. 공감이나 소통 없이는 안전한 삶이 어려웠을지도 모릅니다. 그만큼 사회적 관계가 돈독하였음을 볼 수 있습니다.

산업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교육과 가정은 기술과 지식정보가 우선시 되면서 상반된 방향으로 발전되어 왔습니다. 학교의 커리큘럼이 획일화되었고, 가정에서조차도 성공 중심의 양육이 우선시되었습니다. 그 결과 창의력과 배우는 즐거움, 신뢰감 있는 관계성을 키우는 것은 소홀히 다루어졌습니다. 더불어 경쟁적 성과 중심 때문에 안전감과 편안함을 잃어버리는 결과도 함께 따라왔습니다. 개개인을 배려하고 존중하면서 신뢰를 구축해야 한다는 모토는 쉼 없이 들리지만, 실천하고 배울 수 있는 환경은 아직도 턱없이 부족한 듯 보입니다.

다행스럽게도 정보의 발달로 마음만 먹는다면, 정서발달 영역이나, 양육, 인간관계에 대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통로가 열려있습니다. 히브리대학교의 유발 하라리 교수는 현재의 정보 주입식 교육이 아닌 회복 탄력성과 정서 지능 위주의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미래의 아이들에겐 도전, 역경, 변화에 과감하게 대응하고 적응하는 힘이 필요하고, 자신과 타인에 대한 신뢰가 필요합니다. 열려있는 정보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독립적이고 개성 있는 인격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우리 아이들을 돌볼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든든한 발판이 되어 줄 어른이 증가한다면 오늘보다 나은 내일은 분명 존재합니다.

 

| 김현주(심리상담학 학사, 독서교육학 석사)

 
재배포를 환영합니다. 사진 및 글에 대한 저작권은 해당 저자에게 문의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