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약사의 약이 되는 약 이야기 8

철수 씨 부인 : 윤 약사님, 어떡해요. 우리 남편이 뇌경색으로 쓰러졌어요. 의사랑 약사가 혈압약 먹으라고 할 때 바로 먹을 걸 망설이다가 안 먹었더니 결국, 이 사달이 났어요. 흑흑!

윤 약사 : ? 언제요?

철수 씨 부인 : 엊그제 밤늦게까지 식당에서 일하고 마무리하다가 새벽에 그만 식당에서 쓰러졌어요. 얼른 119 부르기는 했는데. 한쪽이 마비된 거 같아요. 흑흑!

윤 약사 : 어머나, 어떡해요. 그 새 혈압이 더 높아지셨나 봐요. 그동안 두통약도 많이 드셨는데요.

철수 씨 부인 : 그러게요. 고혈압 신호가 왔다고 했을 때 바로 먹었으면 좋았는데 응급실에 도착하니 이미 혈압이 200이더라고요. 흑흑!

 

50대 초반의 남성입니다. 머리가 아프다고 두통약을 사러 올 때마다 약국에 비치된 자동 혈압계로 혈압을 재라고 권유했던 단골 환자 분이었습니다. 식당을 운영해서 새벽 2~3시에 영업이 끝나고 집에 들어가서 씻고 새벽에나 잠이 드는, 그러고는 점심때쯤 일어나는 생활 방식을 가지신 분이었습니다. 특히나 사람이 잠을 자야 할 시간에 자지 않고 일을 하는 분들에게 혈관은 아주 문제가 많이 생기는데요, 예를 들어 불면증이 있거나 3교대, 또는 새벽까지 일해야 하는 분들은 고혈압이 예상 나이보다 더 빨리 찾아올 수 있습니다.

이 환자 분은 요즘 들어 두통이 자주 오고 눈도 시큰거린다고 하고 시력도 나빠졌고 늘 피곤했지만 최근 더 피곤했고 무엇보다 혈압이 150을 왔다 갔다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병원 가서 진료받아보라고 권했고 의사도 고혈압 증세가 보인다며 혈압약을 복용하는 것이 좋겠다고 했으나 환자 분은 조금만 더 재보고 더 혈압이 올라가면 먹겠노라고 그냥 두통약만 먹으며 버텼습니다.

아내 분이 후회하는 것처럼 혈압약을 복용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사, 약사의 충고가 있었을 때 많은 분이 청천벽력 같은 소리라며 약 복용을 거부하는 경우를 흔하게 봅니다. 내 몸에 고혈압 증세가 나타난 것이 마치 아주 불길하고 불쾌한 상황이 일어난 것처럼 부담스러워하는 겁니다. 귀찮게 평생 고혈압 약을 어떻게 먹냐고, 먹다가 끊을 수 있기는 한 거냐고 물어보실 때 뭐라고 답을 해드려야 하나 난감합니다.

 

 

대한민국은 2025년 초고령화 사회를 앞두고 있습니다. 어느새 우리가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급속도의 생명 연장 상황이 닥친 것입니다. 그래서 혈관이나 세포들이 노화되고도 몇십 년간 일을 더 해야 하는 상황이 온 것입니다. 그래서 더욱더 몇십 년간 노화된 신체 기관들이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서 우리는 약을 먹어 조절해 주어야 합니다. 그야말로 노후의 삶이, 아니 중년부터 기---약물 복용의 생활 방식을 밟아야 하는 상황이 온 것입니다. 그 중의 가장 흔하게 맞이하게 되는 고혈압이라는 병 앞에서 약을 벌써 먹기는 싫어’, ‘더 심해지면 먹을 테야’, ‘약 없이도 살아 볼 테야라면서 대충 가볍게 여기면 아주 위험한 상황에 빠질 수 있고 결국 노후의 삶의 질이 떨어지게 됩니다.

저는 이렇게 경계성 고혈압이나 지금 막 고혈압을 시작하시는 분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드립니다. 중년부터 드시게 되는 고혈압약은 혈관의 건강을 지켜주는 영양제라고 생각하시라고 말입니다. 앞으로 평균 수명의 연장 때문에 40년 넘게 혈관이 일해야 하는데 기능을 잘하라고 격려해주는 혈관 영양제이고 하루빨리 혈관 상태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은 고혈압에 따른 다른 질병이 오는 것도 미리미리 막아 주는 데 큰 도움을 준다고 말입니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고혈압 기준을 최고 혈압 130으로 정하고 20대가 되었건 30대가 되었건 이분들은 언젠가 170,180으로 올라갈 잠재적 고혈압 환자로 보고 적극적으로 혈압약 복용을 복용케 했더니 고혈압과 관련된 질병 발생률이 현저하게 낮아져서 의료보험 재정도 절감되고 또 생산 인구의 건강지수가 많이 높아졌다고 합니다.

, 시민 여러분! 많은 곳에 혈압 측정 기계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수시로 자신의 혈압을 측정해 보시고 또 경계성 고혈압 140을 넘긴다면 가까운 병, 의원에 가서 고혈압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혈압약 복용을 권유받는다면 , 혈관 영양제를 먹게 되는구나!’ 하면서 날마다 규칙적인 혈압약 복용으로 건강 수명을 늘려보시기를 바랍니다.

 

| 윤선희(부부약국 대표 약사, 부천시 약사회 전 회장)

 

윤선희 약사
윤선희 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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