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령 선생님과 함께하는 엄마와 아이를 위한 독서지도 27

매미 소리가 이렇게 정겹게 들리기는 처음이지 싶었는데 금세 날이 흐려지고 먹구름이 몰려오더니 비가 쏴아쏴아 시원하게 쏟아지고 있습니다. 모기는 이런 날 분명히 누군가의 옷이나 머리칼에 붙어서 집안까지 용케 숨어들어옵니다. 그리고는 밤새 온몸을 탐험하고 물어대면서 사이렌을 울리며 날아다니겠지요. 오늘은 이런 모기가 용감하게 할 말 있다고 내뱉은 책을 함께 보려고 합니다. 바로 오스트리아 유치원 교사가 쓴 하이디 트르팍의모기가 할 말 있대!입니다.

아이들에게 책의 앞표지를 보여주세요. 제목부터가 아주 도전적이지요. 아이들은 저마다 한마디씩 합니다. “모기가 감히 할 말 있다고?” “내 눈에 보이면 그냥 죽일 건데.” “선생님 저 어젯밤에 모기한테 물렸어요.” “가만두지 않을 건데 무슨 할 말이 있다는 거야?” “얘들아, 진정하고, 그러니까 모기가 뭐라 그러는지 같이 볼까?”

아이들은 모기라는 말을 듣자마자 얼른 보자고 합니다. 모기가 무슨 할 말이 있는지 들어주겠다는 마음보다 가만두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덤벼들지요. 그러면 책장을 넘겨주세요. 면지에는 알 수도 없고 제대로 읽을 수도 없는 각 나라의 모기라는 언어가 빼곡합니다. 그래도 영어를 읽을 줄 알게 되었다는 아이들은 생소한 외국어인데도 읽어보려고 합니다. ‘蚊子’, ‘Gelse’, ‘mosquito’, 등 각 나라의 말로 중얼대다 보면 아이들도 어느새 모기를 죽여야 한다는 마음은 없어지고 모기라는 생소한 언어에 호기심을 갖게 된답니다.

 

 

그러면 책의 면지를 다시 넘겨주세요. 이 책은 암컷 모기 게르다가 자신을 소개하면서 모기가 어떻게 생겨나오는지 말하고 있습니다. 암컷 모기 게르다는 한 쌍의 날개와 더듬이, 그리고 세 쌍의 날씬한 다리를 가지고 8일 전에 태어났다고 합니다. 그리고는 자신의 몸무게가 머리카락 네 가닥 정도의 무게를 가진다고 하지요. 그쯤 읽다 보면 아이들이 마구 질문을 던집니다. “선생님, 그럼 모기들은 왜 피를 빨아먹어요?” “모기가 자기소개를 하는 중이니 곧 알려주겠지. 좀 더 읽어보자.”하고 다음 장을 넘기면 암컷 모기 게르다는 피를 빠는 이유에 대해 말해줍니다. 반면에 수컷 모기들은 식물의 즙을 빨아 먹는다는 말에 아이들은 분노를 터뜨립니다. “그럼 암컷들도 식물의 즙이라든가 꿀을 먹으면 될 텐데 왜 사람 피를 빨아먹어요?” 아이들의 불만이 화산폭발로 이어지기 전에 다음 장을 넘겨주세요.

모기들이 좋아하는 날과 때를 설명하며, 암컷 모기들이 모기 무리 속에 들어가면 수컷 모기들이 찾아와 짝짓기를 하는 모습이 나옵니다. 수많은 모기떼들이 만드는 하트 그림을 보면 아이들이 말을 잇지 못하는데요, 암컷 모기들은 왜 피를 빠는지 그 이유를 자세하게 설명해놓았습니다. 아이들과 책을 함께 읽으면서 알아보시기 바랍니다.

암컷 모기가 자신의 몸보다 세 배나 넘는 피를 빨아댄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아이들은 모기들을 가만두면 안 된다고 두 주먹을 쾅쾅 찧으며 죽이자고 난리랍니다. 거기다 모기는 사람의 몸에서 나는 냄새로 누구를 찔러 피를 빨지를 정한다고 하니 씻는 것을 귀찮아하는 아이들은 약간 겁을 먹습니다. 그럴 때쯤 모기의 주둥이 그림을 보여주세요. 아이들은 하나같이 팔을 긁어대면서 말하지요. “으악 징그러워!” “이게 뭐예요?” “뭐긴! 모기의 얼굴이야. 그리고 여기는 주둥이야.” 아이들은 경악을 합니다. “침이 도대체 몇 개야?” 그러면서 아이들은 침 돌기를 하나하나 세어봅니다. 모기의 침 돌기는 우리 육안으로는 한 개로만 보이던 것이 현미경으로 보면 여섯 개 정도랍니다. 이 장면에서 아이들은 더 놀라지요. 그러면서 반드시 죽이자고 결의를 다집니다.

그리고는 암컷 모기 게르다는 모기의 알을 어디다 낳아야 좋은지 왜 좋은지 말하면서 알이 부화하기 좋은 곳을 말해줍니다. 절대 고여 있는 물이나 빗물받이는 바로바로 버리자고 다짐을 하지요.

 

 

아이들과 놀라운 모기들의 세계를 경험한 후, 아이들에게 한 번씩 질문을 던져서 모기에 대해 한 번 더 알려주세요. 그리고 반대로 아이들에게 모기에게 하고 싶은 말을 편지로 쓰게 해보세요. 지피지기(知彼知己)면 백전백승(百戰百勝)이라는 말처럼 모기에 대해 알게 되었으니 아이들은 잘 씻고 또 잘 대응하여 여름철 기승을 벌이는 모기에 대하여 안전한 대책을 세울 것입니다.

특히 집에 들어갈 때는 옷깃을 한 번씩 털고 들어가고, 반드시 땀을 흘린 후에는 목욕을 꼭 하자는 이야기도 해주면 모기에 물리지 않으려고 아이들은 매일 씻게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모기는 털이 난 두 더듬이로 냄새를 맡거나 촉감을 느낀다고 하니 이 책은 약간 씻기 싫어하는 아이들과 함께 보기를 권합니다.

 

| 정령(시인, 부천시 아동복지교사, 독서지도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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