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문제연구소 부천지부의 설립과 활동 17

경술국치로 국권을 상실한 우리 민족은 일제에 의해 35년간 식민지배를 당하는 동안 많은 핍박과 억압 속에서 살았으며, 각종 수탈로 인하여 경제적 어려움까지 겪게 되었습니다. 독립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신 분들과 일제의 침략전쟁에 끌려가신 분들은 목숨을 잃어야했으며, 대다수 사람들은 개인의 자유는 제한되었으며 인권은 철저히 무시되었습니다. 우리 민족의 입장에서 35년은 이전 역사에서 겪어보지 못한 암흑기였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나라를 되찾기 위해 목숨을 바친 항일독립운동가가 있는 반면 나라와 민족을 배신하고 일제에 적극 협력한 친일반민족행위자가 있었습니다. 또한 친일반민족행위자까지는 아니지만 지역에서 일제에 적극 조력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대한 연구는 미진한 상황이며 적극 조력자들의 이름과 행위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부천에도 일제에 부역한 적극 조력자들이 있었다

적극 조력자에 대한 내용을 알려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신사에 기부한 사람들입니다. 일제는 강제병합 이후 내선일체와 황국신민화를 위해 전국에 신사를 세웠는데 우리 부천에는 19171210일 소사신사(素砂神社)가 그리고 19401225일에 오정신사(吾丁神社)가 세워졌습니다. 소사신사는 지금의 심곡본동 555-76번지 부천시립심곡시립도서관 자리에 위치하였으며, 오정신사는 여월동 1번지 도당교사거리 일대에 위치하였습니다. 일제는 특히 1937년 중일전쟁을 일으키며 침략전쟁에 대한 정당성을 강조하고 동아시아 신질서 건설을 위한 각오를 견고하게 하기 위해 신사를 활용합니다.

이름 또는 회사

금 액

반전합명회사(半田合名會社)

1,370(一千三百七十圓)

소림간삼(小林幹三)

683(六百八十三圓)

최병희(崔炳熙)

300(三百圓)

삼동향우회(三洞鄕友會)

200(二百圓)

신부정웅(神部正雄)

200(二百十圓)

장최근(張最根)

100(百圓)

조선정병회사(朝鮮釘鋲會社)

100(百圓)

유한양행(柳韓洋行)

100(百圓)

소사정미소(素砂精米所)

83(八十三圓)

상야작태(上野作太)

50(五十圓)

편산호식(片山浩式), 전중천태랑(田中千太郞), 고산대작(高山大作), 관야경이(管野耕二), 복전등태랑(福田藤太郞), 병목장지조(並木獎之助), 이성환(李聖煥), 원인상(元仁常), 하야원일(河野原一), 충서종평(沖西宗平)

() 40원식(四十圓式)

소천정일(小川貞逸) () 13(十三人)

126(百二十六圓)

*소사신명신사 신역조영봉고제(1939.5.19.매일신보)>에 기부한 명단과 금액

 

 

이 름

금 액

민영기(閔榮基)

일금 220(一金二百五十圓)

원촌용학(元村容學)

일금 51(一金五十一圓)

부천희원(富川熙元)

일금 121(一金百二十一圓)

송산찬수(松山瓚秀)

일금 50(一金五十圓)

농본영용(瀧本永龍)

일금 50(一金五十圓)

삼정정래(三井鼎來)

일금 47(一金十七圓)

김촌사원(金村士元)

일금 87(一金八十七圓)

김준배(金俊培)

일금 110(一金百十圓)

박도양(朴道陽)

일금 110(一金百十圓)

서원기학(西原基鶴)

일금 56(一金五十六圓)

무명씨(無名氏)

일금 20(一金二十圓)

*<오정신사어조영 기부금답지(1040.11.7.매일신보)>에 기부한 명단과 금액

 

수많은 사람들의 명단이 나오지만 대표적인 사람들을 살펴보겠습니다

반전합명회사(半田合名會社)는 반전선사랑(半田善四郞)1930104일 계남면 중리 3-1번지에 설립한 반전농장을 말하며 1,370원을 기부하였으며, 유한양행(柳韓洋行)은 경성부 서대문정 2丁目 7번지에 유일한(柳一韓, 1895-1971)이 설립한 회사로 1936년 경기도 부천군 소사읍 심곡리 25번지에 국내 최초의 근대적 제약공장과 실험연구소를 지었습니다. 100원을 기부하였습니다. 300백 원을 낸 최병희(崔炳熙)는 소금으로 돈을 많이 벌어 소금왕으로 불리는 인물로 1935년에 부천 최초의 상설극장인 소사진흥관을 개관하기도 하였습니다.

이처럼 신사의 행사에 기부한 사람들의 이름을 살펴보면 일본인으로서 조선으로 건너와 농장을 소유하며 지역 유지로 성장한 사람들도 있고, 조선인으로서 창씨개명한 사람도 있고 원래의 이름으로 기부한 사람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그 당시 대다수 사람들이 빈곤하게 살았지만 일제에 부역하면서 경제적으로 부를 쌓아 안락하게 살았다는 것입니다. 일제 정책에 동조를 한 것입니다.

우리는 과거의 역사를 통해 교훈을 얻고 다시는 반복되는 역사를 만들지 않기 위해 노력을 합니다. 반면교사로 삼기 위해 우리는 그 당시 적극 조력자들에 대한 행위를 결코 잊어서는 안되며 반드시 자료로 만들어 공유해야 합니다. 여기에 대한 연구가 시급하며, 추후에 편찬될 부천시사에 신사와 기부한 사람들의 내용이 반드시 들어가야합니다.

부천시의회는 20218월에 <부천시 일제잔재 청산 지원에 관한 조례안>를 제정하여 부천시가 일제잔재 청산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제도적 뒷받침을 마련하였습니다. 시민을 대표하여 시의원들이 일제잔재 청산 조례를 만들었으므로 부천시는 반드시 이와 관련된 사업을 진행해야 합니다.

내년은 부천시 승격 50주년을 맞이하는 뜻깊은 해입니다. 새로 임기를 맞이한 부천시장과 시의원들은 <부천시 일제잔재청산지원위원회>를 설치하여 일제잔재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여 시민들이 알 수 있도록 알려야 합니다. 우리 부천시는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고 올바른 역사인식을 확립하기 위한 노력을 쉬지 않고 계속 해야합니다.

 

| 박종선(민족문제연구소부천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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