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을 기반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정나래 시인의 두 번째 동시집 뭐라고 했길래(아동문예)가 출간됐다. 2017년 첫 번째 동시집 사투리 기 펴는 날출간 이후 5년 만이다.

이번 시집에는 정나래 시인의 말대로 작고 여리고, 못나고, 그늘지고 소외된 것들과 눈맞춤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그렇게 태어난 동시들’ 54편이 실려 있다.

그녀의 시에 대해서 동시작가 박두순 시인은 정나래 시인의 시는 마음에 위로와 희망의 등불을 켜주는 따사로운 시다. 그렇다고 시에다 단순히 이런 뜻(의미)만 심어둔 게 아니라 시적 표현에도 세심한 신경을 써 시의 맛이 더 나도록 했다. 그것은 시에 담겨있는 의미를 한층 깊게 하는 힘이 되었다. 그래서 신선하고 의미 깊은 동시집이 되었다.”라는 평을 남겼다.

 

 

삽화를 그린 이새봄 양은 전라북도 익산 동산초등학교 5학년생으로 전주예술중학교 예술영재교육원에 재학 중인 재원이다. 자연사랑 그림그리기 대회 입선, 전국 모악미술대회 동상 등의 수상 실적이 있으며 정나래 시인과는 동시를 매개를 오래전부터 인연을 맺어왔다.

 

 

동시작가뿐만 아니라 시 낭송가(복사골시낭송예술협회 회원)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정나래 시인은 이번 시집 출간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뜨거운 여름날 개미 한 마리가 죽은 개미를 물고 힘겹게 갑니다. 응달에서 이름 모를 작은 풀 한 포기가 계절보다 많이 느리게 꽃을 피워 올렸습니다. 길고양이가 사람 눈치를 보며 먹이를 찾고 있습니다. 태풍에 커다란 나무가 힘없이 쓰러졌습니다. 제가 느낀 따듯한 마음이 어린이의 마음 밭에 꽃씨로 심어지면 좋겠습니다. 그 꽃씨가 잘 자랄 수 있는 작은 꽃밭도 하나 생겨났으면 좋겠습니다.”

 

정나래 시인
정나래 시인

 

흔히 동시는 어린아이들을 위한 시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어른들을 위한 시라고 해야 더 맞을 것 같다. 동시 속에는 어른들이 그토록 갈구하는 순수의 에너지가 가득 들어 있기 때문이다.

정나래 시인의 동시를 읽다 보면 나 자신도 모르게 어린 시절의 천진난만함 속으로 빠져든다. 늘 꾸밈없이 밝고 상냥한 시인의 성격 때문일까? 그녀의 시에는 분명 우리를 순수의 세계로 이끄는 마법 같은 게 있다. 오는 주말에는 정나래 시인의 동시와 함께 어린 시절의 순수했던 내 모습으로 돌아가 보자.

 

들길을 바삐

걷는 사람에게

 

잠깐

눈 맞춰 주는

노란 민들레

 

잠시

멈췄다 가라고

 

봄이 켜든

노란 신호등

 

-정나래 시 눈 맞춤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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