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힘내라 사회적경제’, 부천의 사회적경제 기업 6

며칠간 중부지방에 퍼부은 물 폭탄으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일대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거기에 수해 복구한답시고 나온 정치인의 설화(舌禍)까지 더해져 민심은 민심대로 성난 파도처럼 요동치고 있다. 글쓴이가 사는 동네 하천도 수마를 피하지 못하고 겨우내 많은 돈을 들여 조성한 산책로며 수변 덱, 체육시설 등이 상당 부분 초토화되고 말았다. 하천을 가로지르는 아치교의 난간이 물에 떠내려갈 정도였으니 불어난 물의 양과 속도가 어떠했을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그나마 홍수에 대비해서 미리 비상 저수 장치를 마련해놓았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으면 인근 저지대 주민들이 엄청난 물난리를 겪었을 테니 생각만 해도 등골이 오싹하다. 거대한 자연의 힘 앞에서 한없이 미약한 것이 인간이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 유비무환(有備無患)’하는 게 삶의 지혜라는 생각이 든다.

코로나19로 많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피해를 입었다. 음식점, 숙박업소는 물론이고 태권도, 검도, 합기도 같은 무예 도장들도 피해가 만만치 않았다. 2020년 초 실내스포츠 집합 금지 여파로 전국 태권도장 15%가 폐관했을 정도라고 하니 이는 다른 무예 도장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그런데 정작 문제가 되는 것은 코로나 이후다. 전문가들은 음식점, 숙박업소 등과 달리 태권도, 검도, 합기도 같은 무예 도장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불황이 계속될 것이라는 다소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왜 그럴까? 정답은 바로 대한민국의 급격한 인구 절벽에 있다. 인구절벽이란 미국 경제학자 해리 덴트가 제시한 개념으로, 특히 생산연령인구(1564)의 비율이 급속도로 줄어드는 현상을 말한다.

올해 우리나라는 인구조사가 시작된 지 72년 만에 처음으로 총인구(국내 거주 외국인 포함) 감소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2020, 대한민국 출산율은 역대 최저인 0.84명이었다. 이는 OECD 국가 합계출산율 평균 1.63%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런 인구 절벽에 유소년을 대상으로 교육서비스를 제공하는 무예 도장들이 타격을 입으리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현재 국내 무예 도장 수련생의 약 90%7~11세 아동에 집중되어 있다.

그렇다면 이들 무예 도장은 어떤 대비를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공통으로 유아, 초등학생, ·고교생, 성인, 노인 등으로 교육서비스 제공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다시 유비무환이라는 사자성어가 떠오른다. 중국 명나라 때 풍몽룡이 쓴 동주열국지노나라의 계손씨가 문강[汶水] 가에 사는 백성들에게 미리 경계하여 제방을 쌓고 지붕을 덮도록 하니 사흘이 지나지 않아 과연 큰비가 내렸다. 문강이 범람하였으나 백성들은 미리 대비하여 후환이 없었다.”라는 구절이 있다. 무예도장 운영자들도 인구절벽이라는 대홍수에 맞서 미리미리 대비책을 세워야 할 때가 아닌가 한다.

콩나물신문 특집 힘내라 사회적경제코너에서는 부천시 괴안동에서 20년째 호림해동검도도장을 운영하고 있는 주식회사 참교육 이호영 대표를 만나본다. 이호영 대표는 코로나19가 막 시작되던 20201, 주식회사 참교육을 설립하고 기존 도장 운영 외에 무예시범, 공연기획, 무예체험, 무예 용품 도소매 등으로 사업 범위를 넓혔다. 투명한 회계와 빈틈없는 기업 운영 덕분에 주식회사 참교육은 지난 20211, 경기형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되었으며, 고용과 매출 부문에 있어서도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호영 대표를 만나 그 비결을 들어봤다.

 

주식회사 참교육 이호영 대표
주식회사 참교육 이호영 대표

 

안녕하세요, 콩나물신문 힘내라 사회적경제입니다. 현재 대한민국해동검도협회 사무총장(전무이사)을 맡고 계시고 또 부천시피구연맹 회장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계시는데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 콩나물신문 가족 여러분 안녕하세요. 주식회사 참교육 이호영 대표입니다. 저는 지난 2002년 이곳 부천시 괴안동에서 호림해동검도 도장을 시작한 이래로 20년 동안 꾸준히 지역 아동 청소년의 심신 수련과 성인들의 건강 증진을 위해 노력해오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2005년 역곡의용소방대 가입을 비롯해서 2010년 부천시 피구연맹사무국장, 2015년 부천시교육지원청 학교체육진흥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하며 지역사회발전을 위해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 있습니다.

 

 

사무실에 정말 많은 상장이 걸려있는데, 모두 지역사회발전을 위해 애쓰신 결과물이라 생각됩니다. 특별히 애착이 가는 상장이 있다면 하나만 말씀해 주세요.

, 상장은 아니지만 2013년에 부천시교육지원청에서 받은 우수 강사 인증서가 가장 애착이 갑니다. 그 당시만 해도 피구는 거의 콩주머니놀이(오자미) 수준으로 누구나 할 줄 아는, 그러면서도 별로 인기가 없는 그런 종목이었습니다. 학교 대항 피구 시합을 한다고 해서 가보면 운동장에 주전자로 물 부어서 선 그리고 규칙도 주먹구구식으로 대충하는 그런 상황이었죠. 그러니 방과후스포츠교실에서 누가 생돈 내고 피구를 선택하겠어요? 안 되겠다 싶어 단순한 놀이 수준이 아닌 정식 스포츠 종목으로서의 피구 규칙과 경기방식을 도입해 체계적으로 아이들을 가르쳤습니다. 그랬더니 얼마 되지 않아 피구가 여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방과후스포츠 종목이 되는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한마디로 부천에 피구 돌풍이 일어난 거죠.

코로나19로 인해 학교방과후스포츠도 된서리를 맞았는데 올해 2학기부터는 다시 학교에서 피구를 즐기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뿐만 아니라 제가 회장으로 있는 부천시피구협회에서는 올해 각 지역 부녀회를 대상으로 찾아가는 피구교실을 운영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피구는 여러 사람이 같이 할 수 있고 또 쉽게 배울 수 있어서 어머니들도 무척 좋아하실 겁니다. 그렇게 되면 동대항피구대회도 개최해야죠.

 

무예 시범
무예 시범

 

피구가 그렇게 재미있는 운동인지 몰랐습니다. 화제를 바꿔서 주식회사 참교육으로 얘기로 가보겠습니다. 20년 동안 호림해동검도 도장을 잘 운영해오셨기에 특별히 경제적으로 어렵다거나 하는 일은 없었을 것 같은데 주식회사 참교육을 설립한 이유와 예비사회적기업 인증까지 받은 이유가 궁금합니다.

저는 20년 동안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육사업을 해 왔습니다. 사업 중간중간 지역아동센터와 대안학교, 장애인시설 등을 찾아가 교육을 하며 즐거워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사회서비스를 하면 좋겠다는 마음에 주식회사 참교육을 설립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무예교육을 받으며 꿈을 키우던 청소년들이 성인이 되어가며 생계적인 일자리를 찾아 떠나는 현실을 보면서 무예를 통해서도 얼마든지 안정적인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물론 매년 출산율 세계 최저를 기록하는 우리나라 인구 절벽 문제도 고려했습니다. 지금처럼 가만히 앉아서 학교 수업 마치고 찾아오는 아이들만 기다렸다가는 10년도 못가 절반 이상의 도장들이 문을 닫고 말 겁니다. 이제는 가만히 앉아서 아이들을 기다리는 교육이 아니라 찾아가는 교육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무예시범, 무예체험, 공연기획, 줄넘기 시범, 학교방과후스포츠활동 지도 등 여러가지 찾아가는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까다로운 절차에도 불구하고 특별히 예비사회적기업 인증을 받고자 한 이유는 우리는 빵을 팔기 위해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고용하기 위해 빵을 판다.”라고 한 어느 사회적 기업 CEO의 말처럼 일단 사회적기업이 추구하는 가치나 이념이 제가 생각하는 방향과 일치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자기가 가르친 제자들이 같은 회사 직원이 되어 정당한 대우를 받으며 떳떳하게 일하는 모습을 볼 때 기쁨과 보람을 느끼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무예 체험
무예 체험

 

, 주식회사 참교육과 같은 사회적 기업이 더 많이 생겨나길 바라며 끝으로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 주세요.

우리 지역에는 가정을 유지하기 위해 상당수 부부가 맞벌이를 하다보니 물리적으로 시간을 낼 수 없어 육아 문제와 노인부양 등의 사회적 문제가 많이 발생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부모는 부모대로, 자녀는 자녀대로 돌봄이 적어 생기는 여러 가지 스트레스들이 쌓이고 악순환하면서 몸과 마음이 지쳐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아동 청소년, 노인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우리 주식회사 참교육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민들의 이 같은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 앞장서겠습니다.

일자리 창출에도 더욱 힘을 쏟겠습니다. 현재는 건강배움터에서 2명의 취약계층 근로자가 근무를 하고 있지만, 앞으로 다양한 교육서비스가 활성화되면 지도진을 늘리고, 유통센터에도 일자리를 제공하여 정규직 근로자를 5명 고용할 예정입니다. 그렇게 되면 매출도 연 3억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합니다.

참교육은 다양한 교육서비스를 지역사회의 취약계층에 제공함으로써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해가겠습니다. 우리 참교육 건강배움터를 찾는 모든 아이들과 어르신들이 몸과 마음에 활력을 얻어 행복한 삶을 살아가길 원합니다. 감사합니다.

 

| 이종헌(콩나물신문 편집위원장)

 

글씨, 그림 이주희 작가
글씨, 그림 이주희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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