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주의 ‘인간관계 심리학’

사람에겐 사람이 필요합니다. 사회성은 인간의 본성입니다. 이것은 인간의 특성을 사회적 관계 속에서 규정한 것입니다. 이 사회성의 시작은 언제부터 나타날까요? 3세 이상 되면서부터 아이들은 친구들과 자연스레 어울리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누군가 가르친 것도 아닌데 여자아이들은 보통 소꿉놀이를 주로 하고, 남자아이들은 자동차 놀이를 즐거워합니다. 어느 나라에나 이 나이 또래 아이들에게 나타나는 보편적 문화 형태입니다. 억지로 남자아이에게 여자아이와 놀도록 강요하거나 그 반대로 지시한다면 아이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동성끼리 노는 것보다 흥미를 덜 느낍니다. 여자아이들은 돌보고 협동하는 놀이에 집중하고, 남자아이들은 몸놀이나 경쟁을 재미있어합니다.

건강한 사회성을 키우기 위한 좋은 방법은 물 흐르듯 편안하게 익혀가는 것입니다. 사회적 본성은 타고납니다. 그렇다면 아이들이 익힐 수 있는 사회적 관계는 무엇이 있을까요? 그것은 놀이문화입니다. 다른 아이들과 어울릴 수 있는 환경을 접할 수 있도록 계기를 마련해주고, 친구끼리 지켜야 할 예의와 배려를 가르치면서 가족과 구별되는 타인과의 관계를 자연스럽게 배워갈 수 있도록 열린 마음을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때 서로 동성끼리만 놀려고 하는 것을 염려할 필요는 없습니다. 성장 발달에 나타나는 흔한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이성과 어울리면서 다툼과 부적응이 생긴다면 그 시간이 남녀 차이를 이해할 수 있도록 교육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적기입니다. 여자는 대체로 문제나 갈등을 부드럽게 대화로 해결하려 하고, 남자는 노골적으로 감정을 드러내며 구체적인 표현 없이는 잘 알아듣지 못할 때가 대부분입니다. 이런 특성들을 설명해 주면 모두 이해하기는 어려울 수 있지만, 여자와 남자는 다르다는 것을 체득하며 성장할 수 있고, 성인이 되었을 때 사회생활에 분명 적용하게 될 것입니다. ‘여자는 왜 그래? 남자는 도대체 이해가 안 돼!’ 등의 일방적인 생각에서 탈피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어울려 살아야 하고 남자는 남자의 영역이 있고, 여자는 여자만의 독특함이 있으며 위치가 있습니다.

아이들이 사회성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도울 때 양육자의 중요 자질은 기다림입니다. 놀면서 싸움이 일어나거나, 내 아이가 혹시 피해자의 입장에 설 때 어떤 마음이 앞서시나요? 무엇보다 상황을 이해할 필요성이 있습니다. 찬찬히 살피고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지혜가 있어야 합니다. 아이는 이런 양육자의 모습에서 또 다른 사회성을 배우니까요. 그리고 문제가 생겼을 때 곧바로 부모가 문제에 직접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잠깐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소한 다툼에 부모가 먼저 나서면, 아이는 자기 스스로 해결할 기회를 잃게 됩니다. 무시당할까 봐 먼저 공격하는 자세부터 취하는 것을 배우게 된다면, 타인을 이해하고 협력하는 일에는 취약한 어른이 될 수 있습니다. 문제가 일어나더라도 마음의 근육을 키우고, 친절함과 용기로 잘 대처할 수 있는 건강한 성인으로 자라도록 맘껏 격려해 주어야 하겠습니다.

 

| 김현주(심리상담학 학사, 독서교육학 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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