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평통 부천시협의회(회장 정인조)는 남남갈등과 남북갈등을 해결하고 평화통일에 대한 감수성을 높이기 위해 917일부터 18일까지 12일로 철원 DMZ 평화 순례를 다녀왔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201331일 철원에서 개교한 국경선평화학교에서 제공하였으며 자문위원과 부천시민단체 회원 등 총 30명이 참여했습니다.

민주평통 부천시협의회는 20기를 시작한 작년 9월부터 평화통일운동을 위해 우리나라의 분단과 전쟁의 역사를 중심으로 일제의 침략과 항일독립운동, 원폭 피해, 재일 조선인, 남북대결과 협력 등 근현대사의 다양한 주제에 대해 접근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분단의 현장을 직접 체험하고 평화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철원 DMZ 평화 순례입니다.

 

 

1일 차 철원을 부분과 전체로 바라보다

철원군 하면 철책을 제외한 어느 곳이나 관광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일부는 민간인의 출입이 통제되는 민통선 안에 있습니다. 따라서 철원을 관광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부천시협의회가 답사했던 DMZ 두루미 평화타운, 철원평화전망대, 월정리역 등이 여기에 해당이 됩니다. 아직까지 남북대결의 현장을 철책이 아닌 철원의 일부 지역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철원은 평화, 대결, 농업, 생태, 관광, 역사 등 다양한 요소가 결합된 곳입니다. 주제에 따라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품고 있습니다.

철원은 겨울을 나기 위해 우리나라를 찾는 철새들의 낙원입니다. 두루미, 재두루미, 독수리 등 110종이 넘는 철새들이 월동하는 곳으로 겨울에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철새들이 남북을 넘나들며 오고 갑니다. 인간의 대결에 의해서 만들어져 긴장감이 흐르는 휴전선은 철새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게 겨울을 보낼 수 있는 최적의 장소가 됩니다. 인간의 발길을 70여 년 동안 거부한 비무장지대는 생태계가 살아있는 세계적인 보고가 되었습니다. DMZ 두루미 평화타운이 철원에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또한 북한을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곳 중 한 곳입니다. 철원평화전망대를 통해 북한의 평강고원을 중심으로 낙타 고지, 김일성 고지 등을 확인할 수 있으며, 휴전선과 남방한계선, 북방한계선이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철책을 지키는 북의 병사와 초소가 보일 정도로 가깝습니다.

또한 전망대 왼편으로는 1000년 역사를 품은 궁예의 궁성 터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궁예의 궁성 최하단은 월정리역과 맞닿아 있습니다. 월정리역은 서울과 원산을 이어주던 경원선의 간이역으로 지금은 남방한계선 최북단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현재 기차의 중간이 남아 있는데 시간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녹이 슨 채 그 골격만 남아 있습니다.

노동당사는 해방 이후 그어졌던 38선 위쪽에 위치하여 북한의 영역이어서 조선노동당에 의해 1946년 러시아식으로 지어졌습니다. 6·25전쟁으로 폭격과 총탄으로 훼손되어 일부가 남아 전쟁의 상흔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현재 대한민국 국가등록문화재 제22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서태지와 아이들이 <발해를 꿈꾸며> 뮤직비디오를 녹화로 유명해졌으며 KBS 열린음악회가 열리기도 하였습니다. 이 지역이 구 철원으로 번성했던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 많은 곳이 근대문화유적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첫째 날 마지막 코스 철원답사의 백미는 소이산 정상이었습니다. 소이산 이전에 방문했던 곳은 철원의 부분이었다면 소이산은 철원의 전체를 보고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해발 300m밖에 되지 않은 나지막한 산이지만 철원 전역을 볼 수 있습니다. 9월을 맞이하여 철원평야에 펼쳐진 노란색의 물결을 통해 이곳이 왜 옛 궁예 태봉국의 도읍지였는지 그리고 김일성이 철원평야를 잃고 3일간 왜 통곡했는지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고려시대부터 봉수대가 설치되었을 정도로 군사적 요충지였습니다. 이로 인해 6·25전쟁 당시 지뢰가 많이 매설되어 있어 허가된 곳이 아니면 들어가서는 안 되며 최근까지 미군 부대가 있었다고 합니다. 우리 곁으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은 곳입니다.

 

 

저녁 식사를 하고 730분부터 평화특강 및 레크레이션이 진행되었습니다. 정인조 회장님께서 DMZ 평화 순례를 진행하게 된 이유와 남북관계 표류로 인한 협의회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설명해주셨습니다.

그 후에 국경선평화학교 대표이신 정지석 목사님께서는 국경선평화학교를 만들게 되신 계기와 활동 내용에 대해 설명해주셨습니다.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에서 유학을 하시며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아일랜드 민족적 대립으로 우리처럼 휴전선이 없음에도 차가운 평화를 목격하시고 평화 없는 세상은 발전할 수 없으며 결국 나라가 망가져서 희망이 없다는 것을 발견하셨다고 합니다. 201331일 개교하여 DMZ를 찾는 순례자를 위한 강연과 민간 주도의 평화통일 활동을 하고 계신다고 하셨습니다. 정권에 따라 바뀌는 평화통일운동이 아니라 민중에 의해 일어난 3.1운동처럼 평화통일운동도 민간이 하지 않으면 지속 가능할 수 없고 평화통일은 성공할 수 없다고 생각하여 많은 시민이 평화독립군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2일 차 국경선 평화학교 건립 현장과 철원의 자연을 만나다

아침 식사 전 건립 과정에 있는 국경선평화학교에 직접 방문하여 공사 진행 과정에 대해 설명을 들었으며 그 후에 정인조 회장님께서 정지석 목사님께 후원금 전달식을 진행했습니다. 1만여 명의 참여로 건립되는 국경선 평화학교의 준공은 내년 55일 금요일로 우리 부천시협의회도 초대를 해주셨습니다.

한탄강 주상절리 지질공원에 가는 도중 철원DMZ마켓을 들렀습니다. 시골 오일장처럼 장()이 서 철원 농민들이 직접 재배하신 채소, 과일, 공예작품 등을 판매하였습니다. 인심이 훈훈하여 덤도 많이 주셔서 많은 자문위원님께서 구매하셨습니다. 서리태, 된장, 들기름, , 막걸리 등 다양한 상품이 판매되고 있었습니다.

이번 평화 순례의 마지막은 한탄강 주상절리 지질공원이었습니다. 한탄강 래프팅과 주상절리는 예전부터 많이 들었지만 저는 이번에 처음으로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지질공원은 화산 폭발로 마그마가 식으면서 기둥 모양의 틈 또는 결이 만들어졌으며 이로 인해 긴 협곡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잔도 길이 없었다면 인간의 발길은 쉽게 닿지 못했을 것입니다. 형성된 협곡에 잔도 길을 내어 사람들이 풍경을 볼 수 있도록 꾸며져 있습니다. 3.5km로 아슬아슬한 길을 따라 힘찬 물소리를 들으며 한탄강의 야생화를 보면 걷는 길이 아름다웠습니다.

 

 

이전에도 2번 정도 철원 평화 기행을 다녀왔지만 올 때마다 그 느낌이 새롭습니다. 전쟁이 아닌 휴전 아니 그보다 평화가 지속되면서 정부와 민간이 협력하여 교류가 되는 그날을 희망해봅니다. 우리 남한의 땅도 이렇게 아름다운데 70여 년간 남한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은 북쪽의 자연은 우리에게 얼마나 많은 호기심과 관심을 불러일으킬까요?

통일까지 가는 길은 길고 험난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 길을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조금씩 서로를 이해하면서 신뢰를 구축하며 평화를 정착시키는 이러한 과정으로 남북이 발전하면 좋겠습니다.

평화가 밥이다.’, ‘평화가 미래다.’ 이러한 글이 남북한 8천만에 공유되어 전쟁의 긴장에서 벗어나 항구적 평화가 정착된 한반도가 되길 기대합니다.

 

| 박종선(민주평통 부천시협의회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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