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인터뷰

김준희 피아니스트, 안녕하세요! 202010, 코로나19로 인해 유럽 공연 일정을 접고 잠시 귀국해 있던 김준희 피아니스트와 인터뷰를 가졌었는데 벌써 2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는지 궁금합니다.

안녕하세요, 콩나물신문 가족 여러분! 저는 열심히 공연 활동하면서 여러 작품을 무대에 올리며 뜻깊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올해는 서울 스프링 실내악 축제에 참여하여 세계적인 음악가분들과 앙상블 공연도 함께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또한 가장 특별했던 것은 코로나로 인해 2년여간 연기되었던 제 유럽 데뷔음반 녹음작업을 올해 1~3월에 독일 쾰른에서 마쳤습니다. 올 겨울 전에 음반이 발매될 수 있도록 열심히 편집 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피아니스트 김준희가 본인의 기사가 수록된 『주부토의 예술혼 – 부천의 예술가 24인전』을 펼쳐보이고 있다.
피아니스트 김준희가 본인의 기사가 수록된 『주부토의 예술혼 – 부천의 예술가 24인전』을 펼쳐보이고 있다.

 

지난 2012, 부천시 홍보대사로 위촉되어 부천시를 세계 여러 나라에 알리는 데 힘써오셨습니다. 2022, 올해에는 새로 설립된 재단법인 부천아트센터 이사를 맡아 부천시의 문화 위상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간단한 소감 부탁드립니다.

국내 최고 업계 분들 15분으로 구성된 이사직에 한 일원으로서 참여하게 된 것만으로도 굉장히 뜻깊고 부천의 예술가로서 아트센터가 부천의 자랑이 될 수 있게 보다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가장 먼저 클래식 전용 홀로서 부천 시민들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할지 고민이 많이 듭니다. 전국에서도 손꼽힐 만큼 심혈을 기울여서 지은 콘서트홀인 만큼 질 좋은 콘텐츠들을 무대에 올리려고 많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부천 시민들이 편하게 부천에서 세계적 콘텐츠의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게, 그리고 부천 시민으로서도 자랑스러워할 만한 그런 아트센터가 되어야겠죠. 차근차근 한 단계씩 완성해 나가야 할 그림이라고 생각합니다.

 

제37회 복사골예술제 전야제 불꽃놀이
제37회 복사골예술제 전야제 불꽃놀이

 

2년 전 콩나물신문 특집 부천의 예술가시리즈를 연재하면서 김준희 피아니스트를 비롯한 24인의 예술가를 만났습니다. 그렇게 한 사람 한 사람 부천의 예술가들과 만나 그들의 삶과 예술세계를 소개하고 문화도시 부천의 현재와 미래에 관한 담론을 책으로 엮은 것이 주부토의 예술혼-부천의 예술가 24인전입니다. 부천 예술가의 한사람으로서 이 책이 갖는 의미는 어떤 것일까요?

한 도시에서 이렇게 예술가 특집으로 책이 나온 것도 이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두 세계적으로 뻗어 활동하고 계신 분들이 너무도 많았는데요. 그들 모두의 삶과 이야기들이 또 얼마나 크고 깊을지 상상할 수도 없습니다.

24인의 예술가뿐만 아니라 아직도 작은 스튜디오 안에서 고군분투하고 계실 예술가들이 많을 텐데요. 이 책을 통해서 그분들 모두 세상 밖으로 알려졌으면 합니다. 그렇기에 이 책이 갖고있는 의미는 정말 특별합니다. 일단 이 24명의 예술가로 시작하겠지만 힘을 모아 부천이라는 도시가 문화도시로서 세계에 알려지는 그날까지를 기대합니다.

 

김준희 피아니스트가 꿈꾸는 문화도시 부천의 모습은 어떤 건가요?

제가 초등학교를 다닐 때부터도 부천에는 항상 크고 작은 축제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예술제, 영화제, 만화축제, 꽃 축제 등, 져도 학교 대표로 복사골 예술제에 참가해 우승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부천아트센터가 하나의 발판이 되어 세계적인 음악축제가 열리고, 부천의 자랑 비판영화제의 오프닝에서는 부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울려 퍼지며, 신도시 길주로에는 시민들을 위한 축제가 열려, 사계절 문화생활이 가능한 그런 도시를 언제나 꿈꿔 왔습니다. 이제 제가 했던 상상이 현실이 되는 그날이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의 역할이 과연 무엇일까 고민도 많이 되구요.

 

피아니스트 김준희
피아니스트 김준희

 

이번에는 전공인 음악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김준희 피아니스트는 국내는 물론이고 유럽에도 널리 이름이 알려져 있습니다. 피아니스트 김준희의 예술세계는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예술세계란 저한테는 끊임없는 질문입니다. 아직도 제 안에 내재되어 있는 저의 음악성으로 과연 어떤 미래를 펼치게 될지 항상 궁금합니다. 그리고 항상 새로운 것에 도전하게 되죠. 항상 무대 위에서 멋진 연주를 하는 피아니스트 모습을 꿈꾸며 학창시절을 보냈고, 그 무대들을 누비게 될 즈음에는 우연히 음악 페스티벌과 인연이 닿아, 예술감독으로서 제 음악 세계의 제2장을 열게 된 느낌입니다.

저를 알리고 더 유명해지기보다는 한 땀 한 땀 저의 땀과 노력이 깃든 이 음악들이 저를 보러 와준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되는 것이 저에게는 가장 큰 목표입니다. ‘화려함이라는 이미지 뒤에서 혼자 자신을 트레이닝하며 연습하는 시간들이야말로 바로 피아니스트의 삶이구나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화려하고 멋진 작품들을 연주할 때 더 큰 호응이 나오고 많은 분들이 박수갈채를 주시지만, 앞으로는 저의 개인적인 담담한 이야기들 또한 무대 위에서 펼쳐나가려고 합니다.

 

오는 1014일 바이올리니스트 조가현과 듀오 리사이틀 - 모차르트 스페셜 (예술의전당 IBK쳄버홀)1018일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와 함께 폴인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콘서트(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협연을 앞두고 있는데 이번 공연의 성격과 특징을 얘기해주세요.

 

오는 10월 18일,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와 함께 하는 『폴인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콘서트』 포스터
오는 10월 18일,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와 함께 하는 『폴인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콘서트』 포스터

 

라흐마니노프 협주곡은 피아니스트에게 넘지 못할, 하지만 넘어야만 하는 성역 같은 존재입니다. 제가 피아니스트의 꿈을 꾸게 된 것도 바로 피아니스트 백건우 선생님의 라흐마니노프 협주곡 음반을 들으며 아, 나도 꼭 저 작품을 무대에서 연주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시작되었는데요.

언제나 넘고 싶지만 결코 쉽지 않은 굳건한 성벽이 바로 이 작품들에 어울리는 비유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마치 무대가 전쟁터라고 느껴지게 하고,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함께하는 전우들, 살아남아야 한다는 위압감과 중압감이 작품 전반에 펼쳐져 있습니다. 극악무도한 테크닉들도 한몫하는데요. 제가 연주할 3번 협주곡은 악보에 가장 음이 많은 작품으로 기네스북에 오를 정도이니까요.

이번 무대가 저에게 더 특별한 것은, 하루에 2개의 협주곡을 완주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일리야 라쉬코프스키는 저와는 오랜 인연인 음악 동지인데,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이 작품들을 일리야가 2번 그리고 제가 파가니니 광시곡과 3번 협주곡을 한 무대에서 연주합니다.

이 작품들이 한꺼번에 무대에 올라가는 것이 체력적으로도 굉장히 부담되어 자주 볼 수 없기도 한데 진귀한 공연인 만큼 많은 분들이 관심 가져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바로 앞서 14일에는 서울 스프링 실내악 축제에서 호흡을 맞췄던 조가현 바이올리니스트와 모차르트의 작품들로 공연을 합니다. 태교에 좋기로도 유명한 모차르트는 언제나 쉬운 듯 어렵고, 행복하지만 슬픕니다.

음악을 하는 이들이라면 모두가 가장 어린시절부터 죽기 직전까지 삶을 통틀어 가장 오랜 기간 연주하게 되는 작곡가가 바로 모차르트이기에 그의 음악에 예술가의 삶이 고스란히 담길 수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이 공연이 더 기대되는 이유는 10대의 해맑았던 모차르트, 20대의 외로움을 지나 저의 현재의 모차르트는 과연 어떤 삶의 이야기를 쏟아내게 될지 궁금합니다. 두 공연 모두 예술의전당에서 관객분들을 찾아뵐 예정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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