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아기장사와 말무덤 이야기
대장동 섬말 어느 집에 조상님 제삿날이 돌아왔습니다. 제사를 지내기 위해서는 굴포천 너머에 있는 황어장에 가서 제물을 사 와야 하는데 그때는 마침 홍수가 져서 사방 들판이 물에 잠긴 탓에 장에 갈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 집 네 살배기 아이가 황어장에 가서 제물을 사가지고 돌아왔습니다. 아이가 어떻게 장에 다녀왔는지 궁금해하던 부모는 제사를 지낸 뒤 자고 있는 아이의 겨드랑이에 날개가 달려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날개가 달린 걸 보니 틀림없이 하늘이 보낸 아기장사가 분명해요.”
“아기장사가 태어난 걸 알면 나라에서 당장 죽이려 들 테니 그땐 우리 부부도 무사하지 못할 거요. 그러니 어서 저 날개를 불태워 버립시다.”
예로부터 아기장사는 장차 반역을 일으킬 인물로 여겨져 멸문지화를 염려한 가족들에 의해 죽임을 당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섬말 아기장사 역시 부모가 날개를 불태우자 곧 죽고 말았습니다. 아기장사가 죽자 주인을 모시던 천마도 크게 슬퍼하며 하늘에서 떨어져 죽고 말았습니다. 아기장사 부모는 마을 앞 언덕에 천마를 묻으며 죽은 아이의 명복을 빌었습니다. 그날 이후 이곳 사람들은 그곳을 말무덤이라고 불렀습니다.
이종헌 조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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