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유네스코 문학창의도시 부천 제2회 전국시낭송대회 시니어부 특별상 수상 이호봉 여사

안녕하세요, 2022 유네스코 문학창의도시 부천 제2회 전국시낭송대회에서 시니어부 특별상을 수상한 이호봉입니다. 저는 이번 대회 참가자 중 두 번째로 나이가 많습니다. 1939년생입니다.

젊은 시절에는 남편 뒷바라지하고 삼 남매 키우느라 시를 가까이하지 못했습니다. 그저 푸쉬킨의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몇 번 읽어본 것이 전부였습니다.

시 낭송을 하게 된 것은 20217월 중순에 지인의 소개로 시울림동아리에 등록하면서부터입니다. 코로나 때문에 줌 수업을 받다가 지금은 대면 수업을 합니다. 시 낭송을 하다 보면 시인의 생각과 감정을 가슴 깊이 느낄 수 있어 좋은데 다만 시를 외워서 내 것으로 만드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84세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건강하게 생활하는 이호봉 여사.
84세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건강하게 생활하는 이호봉 여사.

 

요즘 일과는 소사노인복지관에 나가서 월요일은 시울림수업, 화요일에는 색경회동아리에서 촬영한 사진을 격주로 보면서 평가합니다. 수요일에는 당구 기초를 배우고, 금요일에는 사진반 수업을 합니다. 나이 들수록 바쁘게 움직이고 뭐든 열심히 해야 건강하게 살 수 있지요.

지금은 같은 단지 앞 동에 아들네가 살고 뒷동에 제가 삽니다. 전에는 서로 떨어져 살았는데 아들네가 저 있는 곳으로 이사를 와 주어서 얼마나 고맙고 든든한지 모릅니다. 아들 직장이 멀어서 출퇴근하는 것 보면 한편으로는 미안하기도 합니다.

 

2022 유네스코 문학창의도시 부천 제2회 전국시낭송대회에서 시니어부 특별상을 수상한 이호봉 여사
2022 유네스코 문학창의도시 부천 제2회 전국시낭송대회에서 시니어부 특별상을 수상한 이호봉 여사

 

이번 시 낭송 대회에서는 박수호 시인의 시 <엽서>를 낭송했습니다. 특별히 이 시를 선택한 이유는 내가 살아온 날들의 그림이 보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입니다. 시에 뒤돌아 보는 눈길처럼 세월은 말을 걸어올 듯 말 듯 지나갔습니다라는 구절이 특히 그렇습니다.

시를 낭송하면서 제 살아온 인생을 돌아보지요. 자녀들의 진학이 순조로워서 지인들로부터 축하와 부러움을 받았을 때, 사위와 며느리를 맞아 식구가 늘어났을 때는 정말 기뻤지요. 남편이 병환으로 더는 회사 근무를 할 수 없게 되었을 때는 슬프기도 했어요.

 

단기 4294년(1961), 젊은 시절의 이호봉 여사.
단기 4294년(1961), 젊은 시절의 이호봉 여사.

 

결혼 전날 아버님께서 저를 부르시더니 세상일은 네가 마음먹은 대로 다 되지 않는 것도 있단다라고 하셨는데 그 말씀이 지금도 들려오는 듯합니다.

나이 많은 노인이라고 마다하지 않고 기꺼이 무대에 서게 해준 시 낭송 대회 관계자 여러분 정말 고맙습니다. 또 제 기사를 읽어준 콩나물신문 가족 여러분께도 감사하다는 말씀드립니다. 매사에 즐겁고 행복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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