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영화 『카우스피라시』를 보고

환경오염으로 기후위기가 심해지고 질병이 늘어나 사람들의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기후위기와 건강은 따로 놓고 볼 수 없는 관계이다. 아이쿱생협은 김 플라스틱 트레이 없애기’, ‘NO 플라스틱 캠페인등을 통해 기후위기의 여러 대응책을 적극적으로 실행하고 있고, 조합원들이 면역력을 길러 만성질병으로부터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걷기모임, 채식모임 등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건강하세>는 부천아이쿱생협의 여러 모임 중 하나로 책, 논문, 동영상 등을 통해 다양한 건강법을 습득하고자 하는 모임이다.

1116, <건강하세>는 미리 참여 신청을 한 조합원들과 함께 다큐멘터리 영화 카우스피라시를 보고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카우스피라시는 지난 2014, A.U.M.(Animals United Movement) 영화사를 설립한 킵 앤더슨(Kip Andersen)과 퍼스트 스파크 미디어(First Spark Media)의 키건 쿤(Keegan Kuhn)이 크라우드 펀딩으로 자금을 조달하여 공동 제작한 다큐멘터리이다. 후에 유명배우이자 환경운동가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영화의 책임 프로듀서 역할을 자청하여 확장판을 제작하였고, 더 많은 사람이 영화를 보도록 넷플릭스에 추천했다는 일화로 더욱 유명해졌다.

영화는 감독이자 제작자인 킵 앤더슨의 작은 의문으로부터 출발한다. 그는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 만든 다큐멘터리 불편한 진실(2007)을 본 후 기후위기 해결에 동참하기 위해 물 아껴쓰기, 사용하지 않는 전기 플러그 뽑기, 자동차 대신 자전거 타기 등을 열심히 실천한다. 하지만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생태계 위기가 계속되는 것을 보고 보통사람 한 명이 습관을 바꾼다고 해서 세계를 구하는 데 정말 도움이 될까?’라는 의문을 품게 된다.

그러면서 유엔에서 발행한 온라인 보고서를 통해 가축을 기르면서 배출한 온실가스가 모든 교통수단의 배기가스보다 많으며, 가축이 내뿜는 메탄이 자동차가 내뿜는 이산화탄소보다 89배 더 해롭다는 사실, 동물을 기르느라 세계 물 소비량의 30%와 땅 표면의 45%가 사용되며, 브라질 아마존 파괴의 91%가 축산업 때문이라는 사실 등 축산업이야말로 지구온난화의 주범임을 알게 된다. 하지만 그린피스나 오세아나와 같은 환경단체들은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침묵으로 일관한다. 이유는 단 하나, 육식을 반대하면 후원금 모금이 어렵기 때문이다.

 

 

영화는, 지속 가능하며 도덕적으로 70억 인구가 살 방법은 당장 육식을 멈추고 식물 기반 채식을 실행하는 것뿐이라고 주장한다. 축산업이야말로 생태계 파괴뿐만 아니라 식량 부족 사태를 유발하고 지구온난화와 해양오염을 심화시키는 주범이므로 지구의 모든 생명체에 긍정적 영향을 끼치기 위해 당장 육류 소비를 그만두고 채식을 실천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축산업이 지구온난화의 주범이라는 주장은 다소 과장됐을 수도 있고, 이 때문에 미국 축산업계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온 것도 사실이지만, 어쨌거나 현재와 같은 육식 위주의 식생활이 지구의 미래를 위한 지속 가능한 방법이 아니라는 사실만은 분명해 보인다.

영화를 보고 나서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은 지금까지의 식생활에 대한 반성이다. 모를 때야 마음이 편하지만 내 삶이 포함되는 불편한 진실을 알게 되었을 때 찜찜한 기분을 떨쳐버릴 수 없다. 하지만 이런 찜찜함이 결코 나쁜 것만은 아니다. 우리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사람들의 행동을 바꾸고 생활을, 사회를 바꾸는 원동력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기후위기의 문제점을 알고 대안도 알았으니 이제부터는 실천만 하면 된다.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이 이 영화를 보고 다 함께 생각을 바꾸어 기후위기에 대응해가면 좋겠다. 교육의 효과는 매우 중요하다. 알면 생각을 바꾸고 행동할 수 있는 힘이 생긴다. 그러나 모르면 생각이 바뀌지 않고 옳은 방향으로 행동하지 않는다. 나빠서 행동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몰라서 안 하는 것이다.

 

| 김윤서(부천아이쿱생협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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