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음악 교과서에 실린 동요 새싹4·19혁명 기념식 행사 곡 그날, 현충일 추념식 추모곡 영웅의 노래작사가인 김명숙 시인이 두 번째 시집 내 마음의 실루엣( 문학의전당)을 펴냈다.

전남 고흥에서 태어나 제1회 한국아동문학회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시인은 2008년 국립국악원 생활음악 화전놀이가 공모 당선되었고, 2011년 초등학교 5학년 음악교과서(천재교육)새싹이 등재되었다. 가곡 달에 잠들다45, 동요 새싹80곡 등 가곡, 동요 작사가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시집으로는 그 여자의 바다(2011, 문학의전당)가 있다.

5회 오늘의 작가상, 한국동요음악대상, 도전한국인대상(문학 부문), 부천예술상, 방송대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부천문인협회, 한국아동문학회, 한국아동문학연구회, 고흥작가회, 고흥문인협회, )어린이문화진흥회, 한국예술가곡연합회, 한국교육음악창작인회, 한국동요작사작곡가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부천시 고강동에 오랫동안 거주하며 창작 활동에 전념해온 김명숙 시인의 시 속에는 현재 삶의 터전으로서 고강동에 대한 사랑과 고향 고흥(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그리고 그것들로부터 차츰 멀어져가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이 깊이 각인되어 있다. 화려한 수사와 현학적인 시어를 사용하기보다는 간결하고 평이한 문체로 누구나 공감할만한 주제를 진솔하게 그려내는 능력은 김명숙 시인만의 장점이다.

 

구십 넘은 어머니가

아버지 기일이라고 목욕재계 하신다

평소 당신 죽으면 절대 함께 묻지 말라는 말씀을

밥 먹듯 하시던 어머니

기일이 되고 보니 그리워진 걸까

아버지가 싫다 싫다 하실 땐 언제고

목욕재계 하시냐는 딸의 물음에

아버지 만나면 이쁨 받으려고 그란다 하시며

수줍게 웃으시는 어머니

홀로 되신 지 47

살다 보니 미운 정도 고운 정으로 바뀌었을까

구십이 넘은 어머니

온몸을 구석구석 정성껏 씻으신다

― 「목욕재계전문

 

온통 분홍이다

봄의 바다에

고기들이 노닌다

 

한 마리,

두 마리,

떼 지어 펄떡 펄떡 산을 오른다

 

겨드랑이에

지느러미가 쑥쑥 돋은 사람들

분홍 물살 가르며 쉼 없이 오른다

 

봄나들이 나온 물고기들의 수다가

파고(波高)로 드높다 꽃 속에 묻힌다

 

정상에 서서 그물을 던지면

필시 만선이겠다

― 「봄의 바다원미산 진달래전문

 

첫 시집 그 여자의 바다이후 11년 만에 내놓은 내 마음의 실루엣은 전체 4부로 이루어져 있으며 연의 노래, 밤의 눈60여 편의 시가 실려있다.

이번 시집은 2022년 부천시 문화예술발전기금과 한국예술복지재단 2022년 창작준비금 지원사업 창작디딤돌 지원금을 일부 지원받아 출간되었으며 해설은 시 <소주병>으로 유명한 공광규 시인이 맡았다.

다사다난했던 2022년도 며칠 남지 않았다. 깊어가는 겨울밤 김명숙 시인의 시를 읽으며 어린 시절 고향과 어머니의 모습을 떠올려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김명숙 시인
김명숙 시인

 

이종헌(콩나물신문편집위원장)

 
재배포를 환영합니다. 사진 및 글에 대한 저작권은 해당 저자에게 문의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