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를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것 중 하나가, 자녀가 어느 날부터 독립적으로 행동할 때 시원섭섭함을 느낀다는 것입니다. 사춘기 즈음부터 도드라지는 현상이기도 하지요. 부모와 함께 있는 시간보다 혼자 있거나 친구들과 어울리는 시간을 더 선호하기 시작합니다. 이런 독립적인 감정이 자라나는 시기는 사실 사춘기 훨씬 전인 5세부터입니다. 유치원에 다니는 시기부터 나타납니다. 5세 이전에는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방식으로 놀이를 하지만 5세 이후에는 어울려 놀기를 좋아하게 된다고 합니다. 이때 양보, 공유, 나눔 등을 놀이를 통해 경험하고 배우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과정을 거쳐 어른이 된 성인들은 어떤 유형의 대인관계를 유지하고 있을까요? 신경증을 연구하고 치료하는데 탁월한 업적을 쌓은 정신과 의사이자 심리학자인 카렌 호나이(karen horney)는 대인관계 유형을 지배형, 실리형, 냉담형, 고립형, 복종형, 순박형, 친화형, 사교형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호나이의 대인관계 유형을 읽으면서 올 한 해 자신의 대인관계를 돌아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출처 (픽사베이)
출처 (픽사베이)

 

지배형- 자신감이 있고 자기 주장이 강하며 타인에 대한 주도권을 행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지도력과 추진력이 있어 집단을 잘 지휘합니다. 그러나 과도한 강압과 독단적 행동이 나타날 수 있어 마찰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타인의 의견을 경청하고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내면에 지배적 욕구를 살펴보고 조절하는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실리형 이해관계에 민감하고 치밀하며 성취지향적입니다. 자기중심적 사고와 경쟁적 구도, 이기적인 성향이 드러날 수 있습니다. 타인에 대한 신뢰도가 낮고 불공형한 대우에 예민하여 피해를 입힌 사람에게 보복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타인의 이익과 입장을 배려하려는 노력과 신뢰가 있어야 합니다.

냉담형 이성적이고 냉철하여 의지력이 강한 반면 타인과 거리를 두려 합니다. 타인의 감정에 무감각할 수 있고, 자신도 모르게 상처를 줄 수 있습니다. 따뜻하고 긍정적인 감정적 표현에 서툴러 오랫동안 친분을 쌓는 것에 어려워하기도 합니다. 주변 사람의 감정에 관심을 갖고 긍정적인 생각으로 부드럽게 감정을 표현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고립형 혼자있는 것을 즐기며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 것에 인색합니다. 자신보다 강한 사람은 부담스러워하고 사회적 관계 맺기를 어려워합니다. 우유부단한 성격이 나타날 수 있고, 다운된 기분을 수시로 느낄 수 있습니다. 대인관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적극적인 태도로 사회성을 키우려고 노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복종형 의존적이고 수동적입니다. 타인의 의견을 잘 따르고 주어지는 일을 잘 이행합니다. 그러나 자신감이 없고 주목받는 일을 피하려 하고 자신의 욕구를 드러내기 힘들어합니다. 어떤 일에 본인의 의견과 주장을 확고하게 피력하지 못하며, 리더의 자리에서 일하는 것을 매우 싫어합니다. 자기표현이나 자기주장을 내세울 줄 하는 용기와 독립성을 키우는 것이 좋습니다.

순박형 솔직하고 단순하며 친절하고 겸손한 경향을 지니고 있습니다. 부드러워 보이지만 타인에게 설득당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날 수 있고, 자기주장이 약할 수 있습니다. 원치않는 의견에 반대하지 못하고, 화가 나도 참기 일쑤입니다. 대인관계에서 타인의 의도에 민감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습니다. 좀 더 깊이 생각해보고 신중하게 자기 의사를 결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친화형 인정이 많고 따뜻한 성품을 가진 사람입니다. 배려가 좋으며 자기 의생적인 태도를 보입니다. 타인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 노력하고 고통과 불행에 스스로 나서 도와주려하는 성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타인의 요구에 거절하기 어려워할 수 있고, 자신의 필요보다 타인의 필요를 앞세워 손해를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타인과의 정서적 거리를 유지하고 자신의 이익도 챙길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사교형 쾌활하고 외향적인 성격을 지녔습니다. 사람과 대화하고 어울리기를 즐거워합니다.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도 강하여 간섭이 심해지고, 혼자 있는 시간을 힘들어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흥분도 잘하여 충동적으로 행동하는 때가 자주 있습니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여 더 과한 행동을 하거나 크게 말을 하는 일도 수시로 일어납니다. 혼자만의 시간에 내면적인 욕구를 들여다보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 김현주(심리상담학 학사, 독서교육학 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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