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라는 말은 더 이상 어색하지 않다. 오늘날 기후위기로 인한 피해는 우리 주변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지난 2022년 여름 기록적인 폭우로 인명피해까지 발생했으며, 남부지역에는 극심한 가뭄이 1년째 이어졌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기상이변은 속출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겨울 폭풍이 몰아쳤으며, 유럽에서는 겨울철에 이상고온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와중에 2023년 새로운 해가 시작됐다. 기후위기 극복을 위해 시민사회단체 55곳이 모인 기후위기 부천비상행동의 지난 2022년은 어땠을까.

먼저, 기후위기 부천비상행동6.1 지방선거를 위해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기후정책을 준비했다. 2월부터 정책위원회를 꾸려 기후정책을 만들었으며, ‘부천시민 100인이 함께하는 기후정책 토론회를 통해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반영하였다. 그 결과, 부천시 탄소중립 로드맵 에너지 전환 녹색교통 먹거리 기후위기와 건강 도시숲 자원순환 7가지 부문의 기후정책을 각 시장 후보들에게 전달하였다. 또한 부천시민사회와 함께 매니페스토를 진행하여 기후정책에 대해 시장 후보자 및 시의원 후보들과 정책의 반영을 약속했다.

 

부천시민사회 매니페스토 실천서약식 장면
부천시민사회 매니페스토 실천서약식 장면

 

이에 따라 당시 조용익 부천시장 후보는, 공약에 탄소중립 선도하는 환경도시라는 비전을 포함했으며, 제안한 정책 중 9개를 공약에 반영하고, 나머지 제안에도 적극 검토라는 의견을 밝혔다. 실제로 조용익 부천시장은 지난 229부천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ㆍ녹색성장 기본 조례안을 제정하였으며, 기후위기 극복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후위기는 결국 우리에게 혜택을 줬던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일이다. 기존 체계의 축이었던 자연 수탈의 개발 사업에서 공생할 수 있는 자연 존중으로, 경쟁에서 협력으로, 양극화에서 공생으로 전환해야 달성 가능하다. 이런 변화로서의 기후 위기 대응은 결국 제도적 차원의 접근뿐 아니라 문화적 접근도 필요로 한다.

 

군산 수라갯벌 생태기행(2022.05.04)
군산 수라갯벌 생태기행(2022.05.04)

 

이에 기후위기 부천비상행동은 지금까지 수라갯벌 생태기행, 4차례의 기후 영화제와 포럼, 의식 전환을 위한 캠페인을 진행하였다. 특히 작년 9월에는 기후위기 나의위기라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발족식을 진행하였는데, 기후위기와 관련한 주제들로 부스행사, 기후골든벨, 기후문화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이날 민예총과 함께한 기후문화제 기후위기와 헤어질 결심은 기후위기를 축제 형태로 녹여낸 것으로 예술가들의 창의력과 영향력을 통해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기후 위기에 대한 의식을 고취할 수 있도록 했으며, 활동가들에게는 서로의 무력감과 불안감을 위로해줄 수 있는 시간이었다.

 

기후위기부천비상행동 발족식 장면(2022.09.03)
기후위기부천비상행동 발족식 장면(2022.09.03)

 

기후위기부천비상행동 발족식 부대행사(2022.09.03)
기후위기부천비상행동 발족식 부대행사(2022.09.03)

 

지난 1년은 무엇보다 연대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 한해였다. 연대는 우리의 힘이다. 민주화운동, 노동운동, 여성운동 등 역사적 사건은 결국 연대로부터 이뤄냈다. 기후위기 극복은 지역 차원의 연대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세계적으로 지속적이고 확장적인 연대가 필요하다. 연대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기후위기 부천비상행동도 보다 적극적으로 연대하고자 했다.

기후위기 부천비상행동의 활동가와 시민 200여 명은 작년 서울에서 열린 ‘924 기후정의행진에 참여했으며, 또한 전국 곳곳의 환경 운동에도 힘을 싣고자 다양한 지역의 사례를 조사하고 연대를 위한 활동을 기획했고, 그 결과 11월에 진행된 하반기 기행은 당진의 환경운동 현장 방문으로 이뤄졌다. 지역 활동가와 만나 당진의 에너지 전환 운동 역사를 이해하고 당진의 현안 및 부천의 현안에 대해 고민해보는 연대의 장을 가졌다. 이 외에도 각 참여 단체별로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진행했으며, 자발적인 독서모임, 스터디그룹도 생겨났다.

 

‘924 기후정의행진’에 참가한 기후위기 부천비상행동(2022.09.24)
‘924 기후정의행진’에 참가한 기후위기 부천비상행동(2022.09.24)
‘924 기후정의행진’에 참가한 기후위기 부천비상행동(2022.09.24)
‘924 기후정의행진’에 참가한 기후위기 부천비상행동(2022.09.24)

 

에릭 홀트하우스의 미래의 지구를 보면 이런 일에 참여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져서 이들을 활동가라고 부를 수도 없어요. 그냥 우리 사회를 안전하게 지키기 위한 조치를 촉구하는 사람들일 뿐이죠. 그 정도 수준까지 도달하는 것이 목표라는 말이 나온다. 기후위기 부천비상행동2023년에도 다양한 활동과 연대를 계속할 것이다. 올해가 지나고 나 자신을 돌아봤을 때 이런 일에 참여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져 활동가라고 부를 수 없는 날을 앞당기는 데 일조했다고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김성재(기후위기 부천비상행동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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