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의 시민사회단체 순례 2

민족문제연구소부천지부 로고
민족문제연구소부천지부 로고

민족문제연구소는 1949년 친일파에 의해 와해된 반민특위의 정신과 친일 문제 연구에 평생을 바친 고() 임종국 선생의 유지를 이어 친일 청산과 역사 정의를 위해 1991년에 설립되었습니다. 친일반민족행위자들은 자신들의 이익과 편안한 삶을 위해 나라와 민족을 배신하였으며, 이러한 행위는 역사와 상식에 반할 뿐만 아니라 공동체를 파괴하고 인간의 생명과 인권을 훼손시키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였습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민족정기와 가치관을 회복하고 상식과 정의가 통하는 사회를 위해 친일반민족행위자들에 관해 연구하였으며 그 결과 200911월에는 4,389명의 친일 행적을 밝힌 친일인명사전을 발간하였으며, 20188월에는 시민들의 힘으로 이룬 과거청산의 역사를 기록하고 청소년과 시민들을 위한 역사교육 기관의 역할을 하기 위해 식민지역사박물관을 개관하였습니다.

이런 민족문제연구소의 사업과 활동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지역의 친일 문제를 발굴 연구하고 청산하기 위해 각 지역에서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지부를 만들었습니다. 현재 국내외적으로 30여 개의 지부가 활동하고 있으며 우리 부천지부는 200519일 창립(초대지부장 오형민)되었습니다. 부천의 항일 독립운동을 알리고 일제 잔재를 청산하며 우리 민족의 최대 숙원인 남북통일이 평화적으로 이루어지도록 지역에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부천의 3·1운동은 324

많은 시민이 3·1운동 하면 31일만 생각합니다. 하지만 부천의 3·1운동은 324일입니다. 서울에서 시작된 3·1운동이 전국으로 퍼지면서 우리 지역에서는 324일에 일어났습니다. 낮에는 계남면사무소를 습격하여 수탈과 억압으로 사용되었던 다양한 문서를 불태웠으며, 밤에는 소사리 6개 마을 주민들이 산에 올라가 횃불을 피우고 만세운동을 진행하였습니다. 지난 20193·1운동 100주년을 맞이한 해에 우리 부천지부는 시민사회와 연대하여 1,200여 명의 시민이 참여한 <계남면사무소 습격사건><소사리독립만세운동> 재현행사를 진행하였습니다. 이 행사를 통해 부천의 항일 독립운동에 관한 관심이 커졌으며, 부천시의회에서는 조례가 제정되었습니다.

 

계남면사무소 습격사건 재현 행사
계남면사무소 습격사건 재현 행사

 

부천시의 삼일절 행사를 주관하다

부천지부는 지난 2006년 부천시청 앞 잔디광장에서 부천시를 대행하여 삼일절 공식행사를 주관, 진행하였습니다. 이때 아버지! 당신이 꿈꾸던 세상이라는 제목의 대형 태극기 걸개그림을 제작하여 시청사 북측 면에 걸었는데, 가로 30m 가로 20m에 달하는 이 걸개그림의 제작에는 민족문제연구소 부천지부 소속 회원 100여 명과 시민 300여 명 등 모두 400여 명이 참여했습니다.

 

서양화가 조월희(1968~2015)가 스케치하고 400여 명의 부천시민이 완성한 대형 태극기 걸개그림. 시민들은 자신의 소원을 하늘과 태극에 글로 써넣었다.
서양화가 조월희(1968~2015)가 스케치하고 400여 명의 부천시민이 완성한 대형 태극기 걸개그림. 시민들은 자신의 소원을 하늘과 태극에 글로 써넣었다.

 

부천의 친일파, 일제 잔재를 알리다

친일인명사전에 실려있는 부천의 친일파는 2명입니다. 그중 한 명이 바로 경학원 사성을 지낸 박제봉입니다. 친일파 박제봉은 20217월 역곡동 고택의 부천시 향토문화재 심사로 수면 위로 올라옵니다. 역곡동 고택은 박제봉이 살았던 집이었습니다. 우리 부천지부는 향토문화재 심사 시 반드시 학술적, 예술적 가치뿐만 아니라 역사적 가치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였습니다. 이러한 주장이 받아지도록 517일부터 73일까지 부천시청 1층 로비에서 회원들이 참여한 1인시위를 총 33회에 걸쳐 진행하였습니다.

 

민족문제연구소부천지부 부천시청 및 부천시의회 17회차 집회시위(2021.6.9.)
민족문제연구소부천지부 부천시청 및 부천시의회 17회차 집회시위(2021.6.9.)

 

일제 잔재를 연구하여 알리다

일제 잔재는 친일파에만 한정되지 않습니다. 현재 심곡도서관은 소사신사가 있었던 자리이며, 소사구청은 광산 착암기와 군수 물품을 생산하였던 일흥사가 있었던 자리입니다. 현 부천역은 당시에 소사역하역노동자동맹파업이 있었던 소사역이었으며, 부천역 남부에는 소작농을 수탈한 부평수리조합이 있었습니다. 또한, 현재 관내 일부 학교에는 여전히 일제를 형상화한 교표를 사용하는 곳이 있습니다. 우리 부천지부는 이러한 일제 잔재를 발굴하고 시민들이 알 수 있도록 청산 노력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일제 잔재를 문화 콘텐츠와 하다

경기도는 2019년부터 시행한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과 문화예술 일제잔재 청산 사업의 지속 사업으로 문화 콘텐츠 공모사업을 진행하였습니다. 우리 부천지부는 이 공모사업에 응모하여 독립운동가 10명과 친일파 10명을 비교한 웹툰 <한 시대 다른 삶>(2020)을 제작하여 도내 각급 학교에 무료 배포하였으며, 또한 2021년에는 항일 음악을 학교 종소리로 사용할 수 있도록 <생활 속 항일 음악 음원>을 제작 보급하였습니다.

 

웹툰 '한 시대 다른 삶'
웹툰 '한 시대 다른 삶'

 

평화통일 운동

진정한 해방은 남북통일입니다. 이는 1945년 해방을 맞으면서 우리 조상들이 꿈꾸었던 세상이었습니다. 하지만 광복 78주년을 맞는 지금도 여전히 분단은 계속되고 전쟁에 대한 두려움은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우리 지부는 부천시의 평화통일조성 기반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2016년부터 파주 임진각과 도라산역, 철원 노동당사와 소이산, 화천의 평화의 댐, 강원도 고성의 통일전망대, 강화도의 평화전망대 등 평화 기행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인과 함께하는 DMZ 평화 기행
개성공단 입주 기업인과 함께하는 DMZ 평화 기행

 

과거사 규명

해방 이후 친일파가 외세와 결탁하여 우리 사회의 기득권으로 등장하면서 독립운동 세력과 통일국가를 이루기 위해 노력한 인사들이 많이 희생되었습니다. 하지만 친일 독재 세력을 거치면서 지금껏 해방 이후 과거사는 제대로 정리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우리 부천지부는 2018년에 경기대 박진우 교수를 초청하여 <왜곡된 역사 제주 4·3항쟁> 강연을 진행하였으며, 2022년에는 구자환 감독을 초청하여 민간인학살을 다룬 영화 태안공동 상영하였습니다.

 

영화 『태안』 상영 후 ‘감독과의 대화’를 진행하는 박종선 지부장(왼쪽)
영화 『태안』 상영 후 ‘감독과의 대화’를 진행하는 박종선 지부장(왼쪽)

 

일본의 사과와 반성을 요구하다

일본은 지난 20197월 수출규제를 단행하면서 경제침략을 시도합니다. 표면적으로는 우리 대법원이 판결한 일제강점기 강제 동원피해자에 대한 일본 기업의 배상 거부이지만 이는 아베 정권이 과거 침략 전쟁을 통해 자행한 수탈, 억압, 징용, 징병 등 반인권적인 행위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속셈이었습니다. 이러한 일본의 행태에 전국적으로 ‘NO 아베운동이 시작되었습니다. 부천지부는 더부천포럼, 부천시민연합과 연대하여 20197월 말부터 20202월 초까지 매주 ‘NO 아베캠페인을 진행하였습니다.

 

‘NO 아베’ 캠페인
‘NO 아베’ 캠페인

 

올해는 부천시 승격 50주년을 맞이하는 뜻깊은 해입니다.

부천의 정체성을 바로 하고 부천의 역사를 많은 시민분이 알 수 있도록 우리 부천지부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324, 부천의 항일 독립운동과 일제 잔재를 주제로 한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며, 또 지금껏 남아있는 일제 잔재를 시민들이 알 수 있도록 안내판을 제작하고, 답사할 수 있도록 역사의 길을 만들 예정입니다미래의 주역인 학생들과 시민들이 부천의 역사에 대해 알 수 있도록 쉬지 않고 뛰는 부천지부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많은 관심과 회원가입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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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종선(민족문제연구소부천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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