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문고 부천점(점장 김태형)이 부천시 시 승격 50주년을 기념하고 유네스코문학창의도시 가입 6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기획한 부천시 작가 시화 작품전이 서점을 찾은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지난 13일부터 교보문고 부천점(부천역사쇼핑몰 7)에서 열리고 있는 이번 시화 작품전은 교보문고 詩心으로 물들다라는 제목으로 이가은, 박희주, 홍명근, 최숙미, 임숙희, 박영녀, 김정현, 현해당 등 부천지역에서 활동하는 중견 작가 8인의 시화 작품을 전시 중이며, 남쪽 출입구가 정비되는 대로 10인의 작품을 추가로 배치해 모두 18인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부천시는 지난 2017, 유네스코 문학창의도시 네트워크에 가입한 바 있으며, 부천문인협회, 부천작가회의, 부천문인회 등의 문인단체를 중심으로 5백여 명의 작가들이 활발한 창작활동을 펼치고 있는 문학의 도시이다. 하지만 복사골예술제를 제외하고 부천 문인들이 시민과 접촉할 기회는 거의 없다. 그러다 보니 작가들의 자존감은 떨어지고 시민들은 시민들대로 부천 작가들을 외면하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시민과 작가 사이가 가장 가까워야 할 문학의 도시 부천이 어쩌다가 가장 먼 도시 중의 하나가 되어버린 것이다. 다행히 민간 기업인 교보문고가 나서서 부천 작가들을 소개하고 작품 홍보에도 힘쓰겠다고 하니 이는 부천 문학 발전을 위해 분명 환영할만한 일이다.

부천(富川)이라는 지명은 일제강점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그 이전의 역사는 차치하고라도 이후 100, 부천의 문학적 향취는 온 나라를 진동하고 남음이 있다. 하지만 오늘날 변영로, 펄벅, 목일신, 양귀자 등 몇 사람 외에 부천 작가로 알려진 인물은 거의 없다. 더구나 지역에서 오랫동안 활동하며 부천 문단을 일구었던 김영달, 장종태, 최은휴, 황명 등은 이제 그 이름마저 희미해진 채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멀어져가고 있다.

이는 모두 부천 작가와 부천 시민 사이의 거리가 멀어서 생긴 일이다. 누구의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지금부터라도 작가들은 더욱 치열한 자세로 창작에 몰두하고, 시민들은 그런 작가들을 아끼고 후원하며, 정책담당자들은 둘 사이의 간극을 좁힐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그래서 곳곳에서 부천 작가들의 콘서트가 열리고 시화전 등 다양한 문학 행사가 개최된다면 부천 문학의 부흥은 그야말로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전시장에서 만난 시민 이은정 씨는 오랜만에 딸과 함께 교보문고를 찾았는데 뜻밖에 시화전이 열리고 있어 너무 좋다.” “사실 부천에 어떤 작가가 있는지 알지 못했는데 이런 전시회가 자주 열린다면 부천에도 이렇게 훌륭한 작가들이 있구나 하는 것을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알 것 같다.”라며 시간 날 때 다시 와서 천천히 음미해보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연인과 함께 전시장을 찾은 직장인 이상철 씨는 시를 잘 안 읽기도 하고 또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이렇게 눈앞에서 시를 접하니 훨씬 친근감이 느껴진다.” “작가들이 직접 나와서 설명도 해주고 대화도 나누는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라며 앞으로 서점에 올 이유가 하나 더 늘어난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한편, 이번 시화 작품전을 기획한 교보문고 부천점 김태형 점장은 교보문고는 문화기업으로서의 자부심과 사명감을 갖고 있다. 앞으로 부천 작가들과의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문학창의도시 부천의 위상을 높여나가는 데 앞장서겠다라며 교보문고 내에 부천 작가 코너를 신설하고, 출판기념회와 북콘서트를 지원하는 등 다양한 협력 프로그램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재배포를 환영합니다. 사진 및 글에 대한 저작권은 해당 저자에게 문의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