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부천시장기요양요원지원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이영주 센터장입니다.

저는 부천에서 태어나지는 않았지만, 어린 시절부터 부천에서 살았는데, 어느덧 50년이 흘렀습니다. 학교는 서울로 다녔어도 직장생활은 대부분 부천에서 했습니다. 부천시에서 사회복지공무원으로 30년간 일하다 2019년에 퇴직했습니다.

퇴직 후 부천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활동과 부천YMCA 활동, 인권상담 등에 참여하다가, 전혀 계획하지 않았던 부천시장기요양요원지원센터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퇴직 후에 무슨 일을 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 “30년 일했으니 충분하니, 그냥 놀 겁니다”라고 대답했었는데. 사람 사는 일이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요즘도 매일 아침 출근 시간을 맞추느라 분주한 저를 보면서 사는 게 참 웃긴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가끔은 놀고 싶은 마음이 불쑥 올라오지만, 다시금 제 마음을 챙깁니다.

‘일하는 동안 감사한 마음으로 성실하게 일하자.’

#부천에는 1만여 명의 장기요양요원이 활동하고 있어요

장기요양요원이란 장기요양기관에 소속되어 건강상의 이유로 등급을 받으신 어르신들을 위해 정서활동, 상담, 건강관리, 신체활동, 가사활동 지원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자(요양보호사, 사회복지사, 간호·치료인력 등)를 말합니다. 장기요양기관은 장기요양등급 어르신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기관으로 요양원, 주야간보호센터, 방문요양, 방문목욕, 방문간호 등의 재가센터 등이 해당합니다. 부천시 장기요양요원은 국민건강보험 2021년 노인장기요양보험 통계 연보에 따르면 총 10,141명으로 부천 곳곳에서 어르신들을 위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돌봄종사자의 어려움과 고통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우리 센터는 2021년 5월 1일에 복사골문화센터 3층에서 문을 열었습니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는 노인 돌봄에 관해서는 다양한 토론의 장이 열렸지만, 막상 돌봄의 현장에 있는 돌봄종사자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없었습니다. 그러다 3년 전에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돌봄노동에 대한 새로운 사회적 인식이 필요하게 된 것이지요. 이제는 어느 정도는 코로나에 적응하고 익숙해졌지만, 우리 모두 너무나 당황스럽고 힘든 시기를 보냈잖아요. 하지만 가장 힘든 사람은 바로 자가 방어 능력이 현저히 낮은 노인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노인을 돌보는 돌봄종사자들이 겪은 어려움과 고통은 일반 사람들보다 훨씬 컸던 것을 기억하실 겁니다.

#돌봄종사자의 처우와 인식개선에 앞장서겠습니다

우리 센터는 돌봄종사자와 어르신 모두가 공감하는 돌봄 문화를 만들고 부천시 장기요양요원들의 다양한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세부 사업들을 살펴보자면 장기요양요원의 인권침해 구제, 예방 등을 위한 권익보호 기능과 업무의 질을 높이기 위한 역량 강화, 장기요양요원의 몸과 마음의 건강을 위한 다양한 교육과 사회적 인식개선 등의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에 ‘필수노동자’로 지칭되는 요양보호사는 센터 회원의 70% 이상을 차지합니다. 하지만 요양보호사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아직 낮은 편입니다. 현재 일하고 있는 요양보호사 대부분이 50~60대이며, 그중에서도 60대가 70% 정도를 차지합니다. ‘미래의 돌봄 노동은 누가 할까?’ 요즘 저의 가장 큰 고민이고, 숙제입니다. 어쩌면 해답은 이미 나와 있는지 모릅니다.

‘젊은이들이 선뜻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이 될 수 있도록 돌봄종사자의 처우를 개선하고, 그래도 꽤 괜찮은 직업이 될 수 있도록 사회적 인식개선에 앞장서는 일을 적극적이고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바로 우리 센터를 설치한 목적이기도 합니다.

#부천시장기요양요원지원센터의 베스트 프로그램을 소개합니다

업무역량을 높이기 위한 프로그램으로는 돌봄기술교육, 응급상황관리 및 노인성질환 교육, 요양보호사 보수교육, 노인인권교육, 리더십 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으며 장기요양요원의 지친 몸과 마음을 돌보기 위한 통증관리교육, 건강체조교실, 다양한 건강강좌, 인문학교육, 문화교실, 마음치유교육 등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장기요양요원 권익보호를 위한 인권노동교육, 일반상담, 고충상담도 진행하며 장기요양요원의 사회적 인식개선을 위한 부천시민 대상 캠페인, 요양보호사 실태연구 등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교육 참여가 어려운 장기요양요원들을 위해 일하는 기관으로 직접 찾아가 실시하는 교육도 진행하고 있으며 지원센터 내에 장기요양요원을 위한 편안한 휴식공간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존엄한 노후, 편안한 죽음을 맞이했으면 좋겠어요

사람은 누구나 늙고 병들고 죽잖아요. 그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는 일입니다. 노인은 삶의 많은 것을 경험한 사람입니다. 하지만 스스로 먹고, 걷고, 말하고, 기억하는 것조차 제대로 할 수 없게 된다면 어떨까요? 누구나 그렇게 될 테니 괜찮을까요? 그런데 그 노인이 바로 ‘나’라면 어떨까요? 우리 모두 존엄한 노후, 편안한 죽음을 맞이하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녹지 않습니다.

치매는 ‘보호자 병’이라고 합니다. 장기 요양 등급을 받은 노인이 방문요양서비스를 받거나 요양원에 시설입소를 결정하는 것은 노인 스스로가 아니라, 배우자 혹은 자식 등 보호자가 결정합니다.

예전에는 치매에 걸린 노인을 돌보는 일을 가족 중에서 여자(딸 혹은 며느리)가 했었지요. 하지만 지금은 대부분 돌봄종사자가 합니다. 가족 돌봄에서 사회적 돌봄으로 변화한 것입니다. 장기 요양 등급을 받은 노인이 시설에 입소하든 방문요양 서비스를 받든 본인이 편안하게 선택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에 작게나마 저의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우리 센터가 요양보호사를 위한 보수교육 기관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요양보호사들을 위한 여러 가지 프로그램 중 특별히 집중하고 있는 부분은 요양보호사 보수교육입니다. 사회복지사나 간호 인력들은 1년에 한 번 관련 보수교육을 통해 전문인으로서의 역량을 강화하고 있는 반면 요양보호사들을 위한 보수교육은 그동안 전무했습니다. 그러나 23년부터는 요양보호사의 보수교육이 법제화되었기에 우리 센터가 보수교육 기관으로 지정되어 요양보호사들의 자질향상을 도모하기 위해 지속적이고 전문화된 교육을 실시할 예정입니다. 또한 요양보호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실태조사를 통해 부천시 요양보호사의 전반적인 노동 실태 및 욕구를 파악하고 처우개선 및 지위 향상에 필요한 사항을 연구하여 직업안정과 복지증진을 위한 개선과제 도출 및 정책을 발굴할 예정입니다.

#돌봄노동의 가치를 인정하고 돌봄노동자가 존중받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센터는 부천시 관내 장기요양기관에 종사하는 장기요양요원과 부천시에 거주하고 있는 장기요양요원이라면 누구나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어렵고 힘든 현장에서 묵묵히 일하고 계신 부천시 장기요양요원 여러분을 항상 응원하며 우리 센터가 여러분들과 함께 고민하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작은 위로가 되는 곳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돌봄노동의 가치를 인정하고 돌봄노동자가 존중받는 부천이 되도록 장기요양요원 여러분과 함께 뛰겠습니다.

“돌봄종사자가 행복해야 어르신이 행복하고, 어르신이 행복해야 부천이 행복합니다”

글 ┃ 이영주(부천시장기요양요원지원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