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간 기자 박새로미 조합원

 ▲ 셋 중 누가 박새로미 조합원일까요?
작년 연말 즈음 콩나물신문의 유일한 상근기자가 그만둘 것 같다는 흉흉한 소문이 내 귀에도 스물스물 들려왔고, 결국 그리 되었다. 부랴부랴 설득조(?)가 꾸려져 그녀를 회유하기도 했지만 거기까지였다. 그녀를 만나기에 조금 이르다 싶었지만 그래도 만났다.

박새로미. 그녀는 새로운 곳에 이미 적을 둔 상태였다.
상동 모처에 사무실을 임대하여 이제 막 내부 인테리어를 하고 있는 어수선하기 그지없는 곳에서 그녀를 만났다. 맛있는 떡볶이와 순대를 준비하고 날 기다리고 있었다. 어색하다.
사실 작년 편집팀장을 잠시 수행할 때 편집회의에서 지속적인 교류가 있었지만 다소 개인적인 이런 만남은 처음이니까. 그리고 어쨌든 처녀가 아니던가...
 
지역의 한계. 고향 떠나...
그녀는 전북 군산 출신이다. 국어국문학을 전공한 그녀는 2년 정도 휴학했다. 그동안 국토대장정과 여러 아르바이트를 경험했다. 사회생활에 대한 불안감 역시 함께 다가와 일할 곳을 찾던 중 공기업에서 인턴으로 채용되었다. 마침 사촌언니가 부천에 살고 있었고, 그게 인연이 되었다.
잡지사에 취직해 기사를 쓰기도 했단다. 그러나 보도자료 긁어 옮기는 일은 기자가 아니라 생각했고 오래 있지 못했다. 방송일도 해봤다고 한다. 외주제작사 막내작가로 들어갔지만 대표들의 갑질과 열정페이에 몸서리쳐 뛰쳐나왔다.
가장 최근에는 사회적 기업에서 1년을 근무했고 그때 콩나물 신문을 알게 되어 입사 지원을 하게 되었다.
 
보기에 따라 경력이랄 것 없어 보이는 것도 있고, 한 곳에 오래 머무르지 못함이 보이지만 현실적으로 여러 가지 경험을 해 볼 수 있을 때는 딱 그 때가 아닌가 싶다.
 
조합원이 만드는 신문? 내가 여기서 무얼하지?
“글쓰기에 흥미가 있었고, 저마다 글에 개성이 묻어나잖아요. 저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지원했었어요.”
그런데 신문을 만들수록 어려웠다. 지면에 대한 압박, 기사로 인한 분쟁, 언론의 힘이 갈수록 무거워졌다.
“부천은 그저 잠자는 곳이었어요. 놀러가는 곳은 늘 서울이었으니까요. 기자가 된 뒤 부천 곳곳을 다니게 되었어요. 그러면서 만나게 된 사람들이 좋으면서도 관계를 앞으로 어떻게 이어나가야할지, 막연한 두려움이 생겼죠”
무엇을 하는지 궁금해 찾아간 곳에서는 늘 ‘취재하러 오셨어요?’라고 한다 던지, 영화를 보러가도 ‘이것도 써야할까?’하는 의문. 쉬어도 쉬는 것 같지 않았다. 늘 꼬리처럼 이름 뒤에 붙는 ‘기자’는 중압감으로 다가왔다.
 
조합원이 되어보니..
콩나물신문기자를 때려 친 이유를 물었다.
“두 가지예요. 첫째는 7월에 있었던 이사회이고요. 둘째는 누군가가 나서서 희생해야하는 분위기가 어려웠어요.” 라고 대답했다. 박새로미 조합원은 온전한 희생은 없다고 말한다. 언젠가는 그 희생이 서운함이 되고 감정이 쌓이며 결국 강요하는 형태가 되는 게 싫다고 했다. 그리고 덧붙여 “아쉬운 부분은 조합원의 참여였어요. 사실 콩기자일 때 함께 만드는 신문인데, 편집팀이 매우 취약하잖아요. 그게 늘 불만이었거든요.(웃음) 제가 조합원이 되면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다짐했지만 어렵더라고요. 지금은 조합원을 이해합니다.” 그녀는 콩신문의 속도감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신문을 매주 발행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천천히, 다함께. 그랬으면 좋겠다 한다.
 
영농후계자를 꿈꾸다.
그녀는 두 가지를 꿈꾸는 듯 했다. 독신녀와 촌녀.
이렇게 도시에서 살며 맘껏 배우고, 시골로 내려가 살고 싶은 것이 꿈이라 한다. 이상형은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의 귀도와 같은 순수하고 맑은 영혼과 유머로 외모 따위는 덮어 버리는 그런 남자라고... 나는 그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전원생활이 아닌 시골에서 무얼 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그녀. 머지않아 그 꿈이 이뤄질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기자를 끝까지 믿어줬으면 좋겠다.
콩나물신문 초대기자로서 후임기자에게 한마디 해달라고 했더니, 조합원에게 하고 싶단다.
“기자는 견제나 감시의 대상이 아니에요. 함께 고민하며 보듬고 가야할 동반자입니다. 기자를 끝까지 믿어주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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