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주 센터장의 ‘밥이 약이 되는 음식과 건강’

어머님 기일을 맞아 광주에 갔다가 형님으로부터 책 한 권을 선물 받았다. 암도 스님의 숨길따라 가는 길이라는 책인데, 스님은 1938년생으로 돌아가신 아버님보다 10살이 아래다. 돌아오는 열차 안에서 책장을 넘겨보니 평소에 당연한 것으로만 여기고 제대로 돌보지 않았던 숨쉬기가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 얼마나 중요한 일인가를 깨우쳐주는 내용이다.

밥은 한 달을 굶어도 살 수 있고, 물은 일주일을 안 먹어도 살 수 있지만 공기는 10분만 안 마셔도 숨이 끊어지니 사람의 살고 죽음이 곧 숨에 달려있는 것이다. 그래서 목숨이라는 말이 생겨났을까? 새삼 숨쉬기의 중요성을 깨달으며 스님이 말씀하신 대로 숨을 들이마셨다가 멈추고 길게 내 쉬어 보지만 몸에 익숙지 않은 일이라 몇 번 못하고 다시 예전의 숨쉬기로 돌아가고 만다.

제목이 숨길따라 가는 길이라고 해서 숨길이야기만 있는 것은 아니다. 책에는 스님이 17세에 장성 백양사로 출가하여 조계종 포교원장, 교육원장, 원로대종사를 거쳐 현재의 마하무량사에 주석(駐錫)하기까지 속인으로 또 승려로 살아온 이야기가 자근자근 감칠맛 나게 서술되어 있다. 그중에서 내가 가장 재미있게 읽은 부분은 차나 먹고 가게[喫茶去]라는 제목의 글인데, ()는 승려들의 선정 수행에 놀라운 효과를 주기 때문에 천년이 넘게 절집의 전통이 되었고, 사회에 일반화 되어 다반사(茶飯事) 또는 반다시(飯茶時)라고 해서 밥을 먹으면 으레 차를 먹는다는 말이 생겼다고 한다.

몇 해 전에 여수 돌산 은적사에 갔다가 스님이 하도 차를 많이 따라주시길래, 장난삼아 날마다 술을 차 마시듯 하다가, 오늘은 차를 술 마시듯 했네라는 시를 지은 적이 있다. 그런데 암도 스님의 책에, 차를 세 번 씹어서 마시고, 연진(嚥津)을 해서 침을 세 번 넘기고, 눈을 감고 숨을 내쉬면서 이것이 어디로부터 왔는가?”하고 묵조(墨照) 하는 것을 잊어서는 효과가 없다고 했으니 그날 내가 마신 차는, 동네 선술집에서 마신 막걸리와 다를 바 없었을 것 같다.

 

콩나물신문 건강아카데미 제1강 진행 장면
콩나물신문 건강아카데미 제1강 진행 장면

 

광주에서 돌아온 후, 저녁에 콩나물신문사 주최 2023 상반기 콩나물신문 건강아카데미에 참석했다. 원미동 전환을 꿈꾸는 공간 열린’(부천시 원미로 81)에서 열린 이번 건강아카데미는 총 5강으로 이영주, 윤선희, 박희정, 박종선, 조규석 등 콩나물신문이 자랑하는 건강 관련 필진이 총출동한다. 콩나물신문은 그동안 종이신문과 인터넷신문을 통해서만 독자와 만나왔으나, 올해 조합 창립 10주년을 맞아, ‘시민 곁으로 한 걸음 더 가까이라는 구호와 함께 시민과 직접 만나는 대면 강좌를 개설했다. 상반기에는 건강아카데미를 열고, 하반기에는 인문학아카데미를 선보인다.

이날, 건강아카데미 첫 번째 주자로 나선 이영주 강사는 지난 2015년부터 부천시평생학습센터, 부천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부천시장기요양요원지원센터에서 음식치유 강의를 진행해온 베테랑으로 만성염증을 줄이는 식사법과 생활습관’, ‘암을 이겨내는 전통 발효음식 5가지등 건강한 삶을 위해 꼭 필요한 내용을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친절하고 재미있게 설명해 참가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만성염증은 암, 우울증, 당뇨, 비만, 골다공증, 피부질환, 만성피로, 고혈압, 뇌졸중 등 만병의 근원인데 이를 유발하는 원인을 살펴보면 축산물의 항생제와 호르몬, 가공식품의 첨가물, 생선의 중금속, 농산물의 잔류 농약, 트랜스 지방 등 우리 식생활과 관련된 것들이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만성염증의 공포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채소류 위주로 소식하며, 과도한 육류 섭취와 인스턴트식품 소비를 줄여야 하는데 지금 내 식생활을 살펴보니 이와는 정반대다. 지나치게 짜고 매운 음식을 좋아하고, 거의 매일 라면을 먹으며, 밤에는 삼겹살, 족발을 안주 삼아 술잔을 기울이기 일쑤니, 결과는 이미 고혈압, 당뇨, 통풍, 위궤양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영주 이사장의 강의를 듣고 난 후 문득 다반사(茶飯事)’반다시(飯茶時)’라는 암도 스님의 말씀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밥 먹듯 차를 마시며, 또는 밥 먹은 후에는 꼭 차를 마시며 몸과 마음을 맑게 해야 했건만, 밥 대신 라면으로 끼니를 대신할 때가 많고, 지나치게 많은 음주를 했으니 그동안 나는 주반사반라시로 살아온 셈이다. 그나마 이번 강의를 통해 나 자신의 잘못된 식습관을 깨달은 것은 천만다행이다.

암을 이겨내는 전통 발효음식 5가지는 청국장, 간장, 된장, 김치, 식초다. 그동안에는 간장, 된장, 김치만 좋아하고 나머지는 멀리했는데 이제부터는 청국장과 식초에도 무한 애정을 보내야겠다. 청국장에는 제니스테인이라는 강력한 항암물질이 들어있어 전립선암, 대장암, 유방암 예방에 좋고 노화, 면역력 약화, 혈관장애, 산화물질 발생의 예방과 치료에도 효과가 탁월하다고 한다. 식초는 모든 발효 음식의 최정점으로 백약 중 으뜸이라고 하니 어찌 친해지지 않을 수 있으랴?

 

콩나물신문 건강아카데미 두 번째 시간에는 부부약국 대표 윤선희 약사(부천시약사회 전회장)올바른 약물 선택을 주제로 강의한다. 강의 일시는 330() 19:00~21:00이며, 장소는 전환을 꿈꾸는 공간 열린이다. 수강료는 없으며 신청은 아래 신청 바로가기를 이용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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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헌(콩나물신문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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