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퉁이쉼터(부천시단기청소년쉼터, 소장 최일심)는 지난 225일 홈커밍데이 ‘2월의 마지막 토요일(이하 이··)’을 개최했다.

올해로 20주년을 맞이한 행사인 이··토는 코로나로 인한 오프라인 행사의 제약이 많아 진행하지 못하다가 올해 3년 만에 다시 진행하게 되었으며, 퇴소 청소년과 전 실무자, 후원자 등 60여 명이 참석했다.

··토는 매년 2월의 마지막 토요일에 진행되는 모퉁이쉼터 홈커밍데이 행사로서 전 실무자와 현 실무자 퇴소 청소년과 입소 청소년들이 모두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유일한 프로그램이다. 모퉁이쉼터는 이··토를 통해 퇴소 청소년들이 과거의 경험을 나누고 현재 생활 점검 및 삶의 동기 부여가 가능하도록 정서적인 지원을 하며, 입소 청소년들에게도 미래에 대한 기대와 긍정적 강화를 끌어낼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모퉁이쉼터에 게시된 이·마·토 현수막
모퉁이쉼터에 게시된 이·마·토 현수막

 

··토는 1부와 2부로 나누어 진행되었으며, 1부에서는 함께 따뜻한 집밥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고, 2부에서는 최일심 수녀의 인사말, 참석자 소개, 모퉁이 퀴즈 및 다양한 게임, 경품 추첨 행사, 축하 나눔 등의 시간을 가졌다. 최일심 수녀는 인사말을 통해 지난 3년간 코로나로 인해 퇴소한 퉁이들과, 선생님들을 만나지 못해 아쉬웠는데, 올해는 다 함께 모일 수 있게 되어 귀한 시간이라고 생각하며, 모두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다음 순서인 참석자 소개 시간에는 모퉁이와 언제 인연이 닿았는지, 현재는 어떻게 지내는지 등의 이야기 나눔이 주를 이루었다.

 

이·마·토 참가자 기념 촬영
이·마·토 참가자 기념 촬영

 

··토에 참여한 퇴소 청소년 중에는 이미 두 아이의 엄마가 된 청소년도 있었으며, 대부분의 청소년이 대학 생활 중이거나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있었다. 쉼터에서 지원한 미술 활동을 디딤돌 삼아 잡지사 편집 디자이너로 취업하거나, 만화가가 된 청소년들도 있었으며, 쉼터에서 강아지를 돌보았던 기억으로 애견미용사가 된 청소년도 있었고, 쉼터에서 생활하며 근무하는 실무자들을 보고 사회복지사의 꿈을 가지게 되고,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하여 사회복지사로 취업한 청소년들도 있었다. 현재의 자신이 되기까지의 경험을 자신 있게 나누고 입소 청소년들을 돕고자 멘토 역할을 자청하는 퇴소 청소년들을 보며 전·현 실무자들도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공동체성이 약화되고 개개인의 삶이 중요하게 된 현대사회에서 각기 다른 곳에서 각자의 삶을 살아가고 있던 약 60여 명의 사람이 모퉁이쉼터라는 인연만으로 이렇게 한자리에 모이게 된 것 자체에 큰 의미가 있다고 느껴졌으며 잊고 있던 추억이 되살아나고 감회가 새로운 시간이었다.

 

이·마·토 식사 나눔
이·마·토 식사 나눔

 

행사 마무리에는 이··토에 참여한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하였다. 현재처럼 2월의 마지막 토요일에 이··토를 진행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의견이 61.9%, 하루 행사가 아닌 개별적으로 가능한 시간에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14.3%, 평일에 진행되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9.5%, 토요일이 아닌 일요일에 진행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4.8%, 언제 진행해도 상관없다는 의견이 9.6%였다. ··토 행사가 즐거웠는지에 관한 질문에 85.7%가 즐거웠다고 답변하였으며, 식사 메뉴가 만족스러웠는지에 관한 질문에는 100%가 만족했다고 답변하였다. 대부분 답변자가 함께했던 사람들을 만나서 행복하고 좋은 시간이었으며 다음에도 또 참여하고 싶다고 답변하였다.

 

이·마·토 식사 퀴즈 및 게임
이·마·토 식사 퀴즈 및 게임

 

마지막으로 행사에 참여한 퇴소 청소년에게 모퉁이는 어떤 곳이라고 생각하는지 묻자 결혼을 했다면 친정 같은 곳이라고 답하며, 내가 힘들고 안정감이 필요할 때 찾게 되는 마음의 고향 같은 곳이라고 덧붙였다.

청소년들이 쉼터에서 퇴소하게 되면 각자의 사정으로 인해 쉼터와의 연결고리는 느슨해지게 되며 퇴소 후 사후관리 또한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모퉁이쉼터에서는 1년에 한 번 홈커밍데이 이··토를 진행하여 정기적으로 사후관리가 가능하게 하며, ··토 이외에도 퇴소 청소년들을 위한 생필품 지원 프로그램들을 계획하여 청소년들이 쉼터를 기억하고 유대감을 지속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도 모퉁이쉼터는 퇴소 청소년들이 편안하게 기억하며 다시 찾을 수 있는 곳이 되길 바라며 매년 이··(2월의 마지막 토요일) 행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마·토 손님맞이
이·마·토 손님맞이

 

··토는 모퉁이 쉼터의 가장 큰 행사이며 의미 있는 날입니다. 매년 이맘때가 되면 퇴소한 퉁이들은 '올해 이··토 해요?'라고 연락하기도 하고, 쉼터를 퇴소할 때는 "··토에 만나"라고 약속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우리에게 이··토는 우리가 비록 헤어져도 또 언젠가 만나는 약속의 날이요, 모퉁이는 언제 어디서든 다시 찾을 수 있는 또 하나의 집입니다. 올해도 이··토 소식을 알리는데 전국에 흩어져 있는 퇴소한 퉁이들이 함께하지 못한 아쉬움을 전하며 마음으로 이마토와 함께 하겠다고 했습니다. 쉼터라는 곳이 잠시 머물다 가는 곳으로 기억될 수 있지만 '모퉁이'라는 인연으로 매년 만나고 있다는 것 자체가 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도 모퉁이에서 또 하나의 추억과 기적을 만들어 가시기 바랍니다.”

- 최일심 소장 인사말 중에서

 

김수연(모퉁이쉼터 사회복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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