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향화
허윤설
언제 왔을까?
그들은 결의에 찬 듯 모두 한 곳을 향했다
북풍에 방향을 잃지 않으려
날개를 접은 채
나뭇가지마다 앉아 허공을 바라본다
찬바람 불다 소리 없이 사라지는 곳
팽팽한 긴장을 깨려는 듯
목련 가지가 소란해지고
새들이 일제히 부리를 내밀어
허공을 쪼기 시작한다
보이지 않는 시간 사이로
부리가 피어나고
날갯짓 하더니 어디론가 날아간 자리
연둣빛 잎이 나오고
바닥에 하얀 깃털이 수북하다
*북향화(北向花)는 ‘목련’의 다른 이름으로 꽃봉오리가 북쪽을 향하여 피므로 그런 이름을 얻었다.
허윤설 프로필
2016년 『월간 시』로 작품 활동 시작
제40회 근로자문학상 시부문 금상
부천시 문화예술발전기금 수혜
시집으로 『마지막 버스에서』
부천시인협회 회장(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