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칼럼

인간의 몸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당연히 위축되고 딱딱해지고 불균형이 발생하며 피부에 주름이 생기고 인지 능력과 근육량이 떨어지게 된다. 많은 분이 무릎 연골이 닳으면서 뼈가 맞닿아서 염증이 발생하는 퇴행성관절염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요추의 퇴행성 질병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분이 많다. 무릎의 퇴행성관절염은 회복이 불가능하며 단지 더 악화되지 않게만 관리하다가 더 이상 관리가 어려우면 인공 관절 수술을 하게 된다. 하지만 요추에 발생한 척추관협착증이라는 퇴행성 질병은 회복이 불가능할뿐더러 뼈 자체를 잘라내고 척추를 쇠로 고정하는 수술마저도 어렵고 기능 회복과 통증 조절이 잘되지 않는다.

척추신경의 자극으로 하지 통증이 발생하는 대표적인 요추 질환은 추간판탈출증(디스크)과 척추관협착증(협착증)이다. 과거에는 요통의 원인을 대부분 디스크라고 했지만 근래에는 협착증이 점차 많아진다. 디스크는 활동이 많고 허리를 많이 움직이는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에 주로 발생하고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호전되지만, 협착증은 60세가 넘어 발생하고 나이가 들수록 점차 증상이 심해진다. 디스크가 급성질환이라면 협착증은 만성퇴행성 질환이다.

척추관협착증의 3대 증상은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터질 것처럼 아프고 걷다가 다리가 아파서 꼭 쉬었다 가게 되고 다리가 아플 때 허리를 앞으로 구부리거나 의자에 앉으면 증상이 좋아지는 것이다. 또한 다리와 함께 엉덩이와 허리 통증을 호소하기도 하며 심할 경우 다리 쪽 감각이 떨어지거나 힘이 떨어지기도 한다.

 

사진 출처(픽사베이)
사진 출처(픽사베이)

 

척추관협착증이 발생하는 원인은 앞은 디스크(추간판)가 뒤로 밀리는 것이고, 뒤는 척추를 단단히 고정하는 인대가 비후되어 척추관을 좁아지게 하고, 옆으로는 척추뼈끼리 맞닿는 후관절에 염증이 생겨 척수 신경을 누르기 때문이다. 디스크는 휴식을 취하거나 자극을 주지 않으면 저절로 줄어든다. 문제는 비후된 인대와 후관절은 회복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협착증이 발생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인대와 후관절이 악화되지 않게 해야 한다.

척추를 연결하고 고정하는 인대에 무리를 주는 자세와 운동은 몸을 앞으로 구부리는 행동이다. 대표적으로는 밭일과 같은 농사일을 하면서 몸을 구부리는 자세, 의자에 비스듬하게 앉아서 상체가 구부러지게 하는 자세, 몸을 구부려서 무거운 물건을 들어 올리는 자세, 머리를 감거나 세수할 때 허리를 구부리는 자세 등이다. 어떤 의사는 길 가다 5만 원짜리 지폐가 떨어져 있어도 몸을 구부려서 그 돈을 집지 않는다고 한다. 그 정도로 구부리는 자세는 척추 뒤쪽의 인대에 무리를 주는 행동인 것이다.

대표적으로 허리에 안 좋은 운동은 윗몸일으키기, 누워서 다리들어올리기로 이 운동은 척추 뒤의 인대를 계속 자극해서 비후되게 하는 운동들이다. 척추 후관절의 비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등과 엉덩이 근육 운동을 해야 한다. 척추 뒤쪽 인대에 무리를 안 주고 허리 근육을 강화하는 가장 좋은 운동은 누워서 엉덩이 들기 운동과 허리를 꼿꼿이 펴고 최소 30분 이상 걷는 것이다. 또한 허벅지, 엉덩이 근육을 강화하는 것이 허리 통증을 줄이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최근에 진료실을 찾아오시거나 방문 진료를 했을 때 허리 통증을 호소하시는 분들이 많다. 본인들은 디스크로 알고 있지만 대부분은 협착증에 의한 통증이다. 디스크는 젊었을 때 앓고 지나갔을지 몰라도 협착증은 고령에 발생하여 회복되지 않고 지속적으로 악화되기 때문이다. 2022년 한국인의 평균 수명이 84세이고 여성은 87세이다. 초고령화 사회에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하고 조금이라도 젊을 때 관리해야 할 질병은 척추관협착증이라 생각한다.

 

조규석(부천시민의원 원장, 부천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부이사장)

 

조규석 원장
조규석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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