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렇게 콩나물 신문을 통하여 만나 뵙게 되어 감사드립니다.

저는 사회적협동조합 공존이사장 임성현입니다. 1961년 부천에서 태어났고, 결혼 후 지금까지 장애인복지 관련 일을 해오고 있습니다. 특히 발달장애인(지적장애, 자폐성장애) 지원 기관에서 활동하였죠.

부천혜림원이라는 장애인 거주시설에서 30년 넘게 근무하였고, 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장으로 한국 장애인복지에 관한 정책개발, 입법, 행정 지원 등의 역할도 경험했습니다. 이렇게 복지 분야를 오랫동안 해 온 것은 부모님의 영향이 컸죠. 태어나 보니 고아원(소사성육원)이었던 것 같습니다.

 
임성현 사회적협동조합 「공존」 이사장 
임성현 사회적협동조합 「공존」 이사장 

아버님은 한국 최초 신학교인 평양신학교를 다니시다가 한국전쟁으로 월남하시어 전쟁고아를 위한 고아원 소사성육원을 설립하신 후 평생을 신앙심으로 고아와 장애인을 돌보셨지요. 그리고 보이지 않게 내조하신 어머님을 생각하면 한국전쟁 후 고아들의 먹거리를 자급하기 위하여 늘 밭에서, 양계장에서 일하시는 모습만 떠오릅니다. 그 당시는 한국이 아프리카 가나보다 개인 GDP가 낮았다고 하더군요.

결혼 전 저는 힘들고 어려운 복지 일이 싫어서 고민하다가 26살에 캐나다로 단독 이민을 떠나 영주권도 받았습니다. 어려운 일이지만 운이 좋았어요. 그 후 아버님이 눈여겨 봐두었던 친구 목사님 딸과 결혼하여 캐나다로 함께 떠나려 모든 준비를 마쳤는데, 우여곡절 끝에 2년 후 한국으로 다시 돌아오게 되었고 이제까지 사회복지 관련 일을 하고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모든 일이 하나님의 계획하심이었던 같습니다.

 

「공존」을 이끌어가는 10명의 직원
「공존」을 이끌어가는 10명의 직원

 

#사회적협동조합 공존은 언제 어떤 목적으로 설립되었나요?

공존의 설립 목적은 성인 발달장애인(18세 이상부터 만 64)이 서비스 대상이고, 발달장애인도 자신이 살고 싶은 곳에서, 같이 살고 싶은 사람과 살아가고, 비장애인의 삶과 같은 활동을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회와 여건을 마련하는 것입니다.

저는 혜림원에서 오랫동안 근무하며 발달장애인도 비장애인의 삶 속에 자연스럽게 살아가는 환경을 위하여 지역사회에 그룹홈, 체험홈 등을 운영하였습니다. 지금은 발달장애인 인식개선이 다소 향상되었지만, 그 당시에는 발달장애인들이 자기 집 근처에 온다는 것을 쉽게 허락하지 않았지요. 서로 만나야 이해가 되고 정()도 들지만, 현실적으로는 벽이 높지요. 이렇게 30여 년을 근무하다 법인의 문제로 혜림원에서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 후 주변 지인들이 사회적협동조합 설립을 권유하였고 마침 복지부에서 성인 발달장애인의 지역사회 통합과 보호자들의 돌봄 스트레스를 경감시키기 위한 성인 발달장애인 주간활동 정책을 만들게 되면서 부천시로부터 지정받아 공존이 탄생하였습니다. 평소 발달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서 자연스럽게 살아가는 환경조성을 고민하던 제 생각과 맞았던 것 같습니다.

 

"다 같이 공존, 손 잡고 가는 세상" 4월 20일 장애인의 날 피케팅
"다 같이 공존, 손 잡고 가는 세상" 4월 20일 장애인의 날 피케팅

 

#발달장애인이란 어떤 사람을 말하며, 그 수는 얼마나 되는지 궁금합니다.

발달장애인은 지적장애, 자폐성장애를 말합니다. 법정 장애인 등록 기준으로는 지적장애인은 정신 발육이 항구적으로 지체되어 지적능력의 발달이 불충분하거나 불완전하고 자기 일을 처리하는 것과 사회생활에 적응하는 것이 상당히 곤란한 사람으로 정의되고, 자폐성 장애인은 소아기 자폐증, 비전형적 자폐증에 따른 언어적, 비언어적 표현, 자기조절 사회적응 기능 및 능력의 장애로 인하여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 상당한 제약을 받아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으로 정의됩니다.

국내 발달장애인 수는 약255천 명 정도이고, 부천시는 2022년 기준 3510명입니다. 그중 성인기 발달장애인이 75%가 넘습니다. 성인 발달장애인의 대책이 절실합니다.

 

성&인권, 안전&소방안전, 교통안전, 인문학, 자원봉사, 범죄예방 등 교육지원 프로그램
성&인권, 안전&소방안전, 교통안전, 인문학, 자원봉사, 범죄예방 등 교육지원 프로그램

 

#공존이라는 이름에 많은 의미가 내포되어있는 것 같습니다. 발달장애인이 인간의 존엄을 지키며 살아가기 위해서 비장애인들은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요?

공존(共存)의 뜻은 서로 도와서 함께 존재함입니다. 단어 뜻대로 실천하면 되지만 현실은 어떻습니까? 사회적 가치가 경쟁, 속도, 결과, , 외모, 특히 보이는 것만이 삶의 전부인 것으로 착각하는 이데올로기에서는 장애인의 삶은 녹녹지 않습니다. 이 사회와 비장애인이 장애인을 기다려 주고, 동행해 주고, 양보해 주고, 바라봐 주고, 격려해 주는 의도적 노력이 필요하지요.

 

 다양한 식물을 심고 가꾸고 수확하는 원예활동 지원 프로그램
 다양한 식물을 심고 가꾸고 수확하는 원예활동 지원 프로그램

 

#사회적협동조합 공존의 주요 프로그램을 소개해 주세요.

공존에서는 성인 발달장애인 대상으로 주간활동서비스를 지원합니다. 주간활동서비스는 성인 발달장애인이 다양한 활동을 하며 낮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으로 사는 지역에서 원하는 활동을 선택해 정해진 이용 시간만큼 참여할 수 있습니다.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발달장애인의 지속적인 건강관리를 위한 의료서비스 지원(1달에 1회 혈압 등 정기검진, 해당연도 대상자 건강검진 지원), 만화의 표현 방법을 익혀 자신의 그림에 반영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나도만화가프로그램 지원 이든정원에 다양한 식물(감자, 고추, 깨 등)을 심고 가꾸고 수확하는 원예활동 지원 배드민턴, 볼링, 축구, 클라이밍, 순환운동 등 협력기관을 통한 건강지원 &인권, 안전&소방안전, 교통안전, 인문학, 자원봉사, 범죄예방 등 교육지원 협력기관을 통한 음악치료, 도예, 요리, 공예 등 정서지원 영화공연전시회 관람, 카페, 노래방, 게임몰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기술지원 등이 있으며 기타 자세한 사항은 사회적협동조합 공존 032-710-3650으로 연락 바랍니다.

 

배드민턴, 볼링, 축구, 클라이밍, 순환운동 등 협력기관을 통한 건강지원 프로그램 
배드민턴, 볼링, 축구, 클라이밍, 순환운동 등 협력기관을 통한 건강지원 프로그램 

 

#지난해 안산대학교 에이블자립학과와 업무협약을 체결하셨는데, 목적과 기대효과는 무엇인가요?

정보교류, 공동연구, 교수학생교류, 교육과정 및 프로그램 개발 등의 상호협력을 통하여 발달장애인의 교육여건 마련 및 원만한 사회진출을 위한 협력체제 구축을 목적으로 협약을 체결하였습니다.

취업 관련 정보 공유 및 취업 알선, 발달장애인에 대한 직무훈련 및 사후관리를 통해 발달장애인의 자립 능력이 향상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 봅니다.

 

원만한 사회진출을 위한 자립능력 향상 프로그램
원만한 사회진출을 위한 자립능력 향상 프로그램

 

#운영상의 어려움이 크실 텐데 대표적인 것 몇 가지만 소개해 주세요

공존은 정부나 지자체의 보조금이 아닌 이용인의 바우처 수입이 주 예산재원인 관계로 수입이 불규칙하고 불안정하여 운영의 어려움이 많습니다. 이용인 중 남자 비율이 높아 남자 직원이 필요하지만, 처우가 열약해서인지 지원자가 거의 없습니다. 재정상 최저인건비보다 조금 높게 지급하고 있지요.

공간의 문제도 있습니다. 현재는 롯데백화점 중동점 근처 현해탑프라자 2(36)에 자리 잡고 있는데 이용인 17, 직원 10명 등 총 27명이 활동하기에는 공간이 협소하고 또한 임대 공간이기에 계약상 2년 후에는 이전해야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어려움보다 더 시급한 문제는 향후 점점 고령화되는 보호자와 이용인의 삶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나서 다양한 서비스(주택, 의료, 여가, 직업활동 등)를 마련하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발달장애인은 불특정 다수에게 출생합니다. 내 아이, 내 손주가 발달장애인이 될 수가 있지요.

 

배드민턴, 볼링, 축구, 클라이밍, 순환운동 등 협력기간을 통한 건강지원 프로그램
배드민턴, 볼링, 축구, 클라이밍, 순환운동 등 협력기간을 통한 건강지원 프로그램

 

#그동안 공존을 이끌어 오신 이사장님의 소감과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 주세요!

공존을 운영한 지 3년째로 접어들었습니다.

예산도, 이용인도 없이 시작하였습니다. 집 담보로 1억 원을 대출받아 공간을 임대하여 장애인 시설 같지 않게 평범한 카페 분위기로 인테리어를 하고 이용인을 기다렸지요. 20214월에 부천시로부터 지정받은 후 7월에 첫 이용인이 왔습니다. 지자체 보조금 사업이 아니라 기본 운영비와 인건비는 지출되어야 하기에 한달 한달이 어려웠습니다. 대출금이 다 소진될 즈음 지역 선배인 미디어윌(벼룩시장) 주원석 회장이 3천만 원을 후원해 가뭄에서 건져 주었습니다. 그리고 여러 선배, 지인, 교회 등에서 후원해 주시고 이용인 수가 늘어나며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지요. 지금은 이용인 17명과 직원 10명이 공존에서 하루하루를 의미 있고 행복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직원이 다소 많은 것은 장애 정도가 심한 이용인이 많고 서비스 질을 위하여 직원 1명이 이용인 2명을 지원하기 때문입니다.

 

 지속적인 건강관리를 위한 의료서비스 지원 프로그램
 지속적인 건강관리를 위한 의료서비스 지원 프로그램

 

공존은 비장애인들이 평범하게 이용하는 지역사회의 모든 인프라(의료기관, 영화관, 카페, 클라이밍, 볼링장, 아트갤러리, 체육시설, 공공기관 등)를 의도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지원합니다. 또한 점심식사도 주1~2회 정도 지역사회 안에서 이용인 자신이 선택하는 메뉴로 결정하지요. 비장애인의 주류문화에 함께 하여야 합니다. 대부분 의사소통이 어렵지만 직원들이 눈짓, 손짓, 몸짓, 시각적 자료 등을 통하여 어떻게든 소통하고 있습니다. 소통되어야 서로를 알고 지원할 수 있기 때문이죠. 어려운 중에 함께 하여 준 직원들이 고맙지요.

향후 점점 고령화되어가는 이용인과 보호자를 위하여 소규모 그룹홈과 잠시라도 보호자의 쉼과 경조사 자녀를 맡길 수 있는 단기시설도 필요합니다. 발달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죠. 비장애인과 정부, 지자체의 적극적인 포용과 대응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감사합니다

URL 후원 신청: https://www.ihappynanum.com/Nanum/B/KV58E5SU28

■사회적협동조합 공존 홈페이지 바로가기 :  http://kongjon.or.kr/

임성현(사회적협동조합 공존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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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존 #임성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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