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병원이 바꿀 부천시의 미래: 우리에게 필요한 환대와 돌봄의 병원

2022428일 발족한 부천시 공공병원설립 시민추진위원회는 부천 시민사회 단체 39개가 모인 연대체로서, 공공의료 취약지역인 부천에 공공병원설립을 추진하기 위해 출범하였다. 부천시는 여러 개의 종합병원을 보유하고 있어 민간 보건의료 시설이 충분함에도,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상황에서의 의료공공성과 시민 건강지표, 의료이용 만족도는 높지 못한 실정이다.

의료는 기본적인 인권의 영역에 속한다. 이를 위해서는 국민의 보건의료 접근성과 이용에 국가가 책임질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특히 전지구적인 감염병 위기, 기후위기, 그리고 고령화 시대를 맞이하여 건강, 의료, 돌봄이 사회 전체 핵심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지금, 누구도 배제하지 않으며 생애 전주기를 포괄하는 공공의료서비스 제공 체계가 절실하다.

이에 부천시 공공병원 시민추진위원회는 2023530, 발족 1주년을 맞이하여 <공공병원이 바꿀 부천시의 미래: 우리에게 필요한 환대와 돌봄의 병원> 토론회를 개최한다(별첨 포스터 참조). 먼저, 서울시립대 나백주 교수의 기조발제를 통해 현재 한국 보건의료의 위기 상황을 짚어보고, 이를 타개하는 데 왜 공공병원이 반드시 필요한지 살펴본다. 이어 조승연 인천의료원장이 시민과 함께 하는 공공병원이라는 주제로 인천의료원의 실례를 들어 공공병원의 역할과 지역사회에 공공병원이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에 대해 발표한다. 두 번째 토론자로 나서는 이미숙 보건의료노조 활동가는 의료 현장에서 보고 느낀 지점을 토대로, “의료와 돌봄이 공존하는 공공병원에 대해 이야기한다. 세 번째 토론자인 공공의료성남시민행동 백승우 공동대표는 성남시의료원 설립과 운영에 관여한 경험을 바탕으로, “제대로 된 공공병원의 조건에 대해 발표한다. 마지막 토론자로는 서이슬 부천시 공공병원설립 시민추진위 공동집행위원장이 나와 시민의 입장에서 바라는 우리가 원하는 부천시 공공병원을 주제로 발표한다(별첨 전체 자료집 참조).

부천시 공공병원설립 시민추진위원회는 이날 토론회를 시작으로 부천에 공공병원을 설립하기 위한 시민행동을 본격 개시할 예정이다. 추진위는 그 첫 번째 단계로 올 하반기 주민발의 조례 제정 운동을 계획하고 있다. 20226.1 지방선거 당시 추진위의 정책요구안에 대해 부천시장 및 다수의 부천시의원 후보들이 공공병원 설립을 약속한 만큼, 해당 정책요구안에 담긴 핵심 과제(별첨자료 참조)를 시민의 요구로 이끌어낼 것이다.

 

토론회가 끝난 후 참가자들이 부천공공병원 설립을 촉구하는 피케팅을 하고 있다.
토론회가 끝난 후 참가자들이 부천공공병원 설립을 촉구하는 피케팅을 하고 있다.

 

부천시 공공병원 설립을 위한 정책 제안

코로나19 전염병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수그러들 기미가 보이지 않자 우리는 그전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무엇을 잘못했는지 되돌아보고 무엇을 대비해야 하는지 고민하게 되었다. 고개만 돌려도 사방에 의료기관들이고 최선의 친절과 최고의 실력으로 우리에게 믿음을 줬던 대형 병원들이 가까이 있었지만 나와 가족이 코로나19에 감염되면 입원 치료할 병실은 있는 건지, 어느 낯선 지역으로 옮겨 가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하는 건 아닌지 하는 불안감을 부천시민이라면 누구나 가져야 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 병실을 구하지 못하고 집에서 사망하거나 요양원 전체를 봉쇄하는 치료 행위는 민간 주도 보건의료 체계의 한계를 보여주었다. 헌법에 모든 국민은 보건에 관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는다라고 되어 있지만, 국가는 그 책임을 다하지 못하였다. 전 국민 의료보험 실시 후 45년 동안 급증하는 의료 수요에 대한 공급을 공공의료 투자보다는 민간 의료에만 떠맡겨 온 결과, 무려 20년 이상 공공병원이 10%OECD 최하위 국가가 되었고, 건강보험 보장률이 65.3%OECD 하위 4위로 유지되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 시민들과 정부 차원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민간병원이 코로나 병상을 제공하지 않은 것을 보고 국민들은 현재 보건의료 체계가 생명보다 돈이 우선시 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또한 사회적으로 확산되는 불평등이 건강 불평등을 초래하고 있으며, 그 결과 과잉 진료와 과소진료로 나타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2015년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공공의료의 필요성과 확충을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았고, 20년 동안 공공병원이 확충되지도, 건강보험 보장성이 조금이 높아지지도 않고 있는 반면, 코로나19와 같은 재난 상황이 조만간에 틀림없이 발생할 거로 추측할 수 있기에 부천시민은 우리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부천시 공공병원 설립을 위한 시민추진위원회를 구성하였다. 우리는 부천시민의 의견을 모아 공공병원 설립을 위한 정책을 제안하고, 공공병원 설립을 위한 디딤돌이 될 것이며 설립 이후에도 공공병원의 운영 주체로 참여하여 공공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다행히도 보건복지부에서는 201810공공보건의료 발전 종합 대책에서 공공의료의 역할이 과거에는 취약계층을 위한 잔여적 의료였지만, 이제는 그 기능과 역할을 강화하여 국민의 생명안전 및 기본적 삶의 질을 보장하는 필수 의료를 목표로 한다고 하였다. 20202월에는 지역 내 필수 의료 협력을 위한 17개 권역 의료기관과 80개 지역 책임의료기관을 지정하고 설립을 추진한다고 하였다. 중 진료권 70개 중 30개가 지역거점 공공의료기관이 없는 곳이고, 부천권역도 그중에 한 곳으로 공공병원이 취약한 도시이다. 하지만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대다수의 국민이 공공의료 강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 정책 중 우선순위에 밀려 여전히 가시적인 성과가 없는 상황이다.

공공병원 취약 지역인 부천에는 부천형 공공병원이 필요하다. 그 역할은 예방을 중심에 두고 지역주민의 건강을 증진하는 것, 차별 없이 생애 전주기 필수 의료를 제공하는 것, 지역사회 통합돌봄과 같은 지역 보건의료 정책을 집행하는 것, 전염병 및 재난 대비 의료기관 역할을 하는 것 등이다. 민간병원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 보완하여 의료의 공공성을 보장하는 공공의료 중심 역할을 하는 것이다. 보건소 및 일차의료기관과 협력하여 방문 진료, 만성질환 관리 체계를 주도하는 역할을 수행하여 왜곡된 보건 의료체계를 바로잡는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부천형 공공병원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300병상 이상의 종합병원이라는 적정규모가 필요해서 설립비용이 2~3천억 원 정도 소요된다고 한다. 이는 지방자치단체가 감당하기 어려운 금액으로 정부 지원금이 1천억 원 이상 필요하며, 경기도 차원에서도 중장기적인 예산 확보가 필요하다. 설립 이후에도 지속적인 공공의료 제공을 위해 불가피한 공공병원의 적자분에 대해서는 평가를 통해 충분히 지원해야 한다. 현재 지방 공공병원을 설립하기 위해서는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해야 하는 데 그 주요 판단 기준이 경제성 분석이기 때문에 공익적인 의료를 하는 공공병원은 항상 적자일 수밖에 없고 예비타당성 조사도 당연히 통과하지 못한다. 따라서 지역거점의 공공병원 설립 시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가 필요한 것이다. 부천시는 공공병원을 설립하고 지속적으로 운영하고자 하는 의지를 일관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조례를 제정하고 필요한 재정을 확보하기 위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

부천시민 2,25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설문 참여자의 과반수가 훨씬 넘는 65.3%의 시민이 부천에 공공병원이 없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설문 참여자의 98%는 코로나19 대유행 후 공공병원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고 답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피해를 극복하고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는 즈음에 또 한 번 망각하여 아픔을 되풀이하는 실수를 범하지 않도록 부천시 공공병원 설립을 위해 다음과 같이 정책을 제안한다.

부천시민의 건강과 생명을 책임지는 <공공병원> 설립 4대 요구안

1. 공공의료 취약 지역인 부천시에 부천형 공공병원 설립이 필요합니다.

2. 생애 전주기 필수 의료 제공하는 지역완결형 공공병원이 필요합니다.

3. 환자 중심의 의료를 위해 시민 참여형 공공병원이 필요합니다.

4. 공공병원 설립과 지속 가능한 운영을 위해 현실적인 제반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2022.04.28

부천시 공공병원 설립 시민추진위원회

 
공공병원이 바꿀 부천시의 미래 포스터
공공병원이 바꿀 부천시의 미래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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