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일로 외 나머지 건물도 문화재로 지정하고 보존대책 서둘러야

소마단이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진 소새마을기획단 마을관리 사회적협동조합(이사장 신승직)한미재단 4-H 훈련농장 보존 의의와 발전방안을 주제로 소새마을 향토역사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지난 1() 오후 4시부터 6시까지 소사공간(부천시 호현로 457)에서 소중하고 자랑스러운 소새마을의 향토역사 톺아보기라는 부제와 함께 개최된 이번 심포지엄에는 이영수 소사본동 주민자치위원장을 비롯하여 평소 소새마을 역사에 관심이 많은 지역주민 30여명이 참석했으며 특별히 한미재단 4-H 훈련농장에서 교육받은 김육진(1969년도 교육 수료, 당시 이름 김유식), 심연자(1978년 교육수료생) 두 훈련생이 자리를 함께 해 심포지엄의 의의를 더했다.

 

주제발표를 맡은 양경직 계남역사문화연구소장(왼쪽)과 이창호 한미재단 4-H 동문회 사무총장(더불어사는사람들 대표)
주제발표를 맡은 양경직 계남역사문화연구소장(왼쪽)과 이창호 한미재단 4-H 동문회 사무총장(더불어사는사람들 대표)
한미재단 4-H 동문회 사무총장(더불어사는사람들 대표)
이창호 한미재단 4-H 동문회 사무총장(더불어사는사람들 대표)
양경직 계남역사문화연구소장
양경직 계남역사문화연구소장
소사공간을 가득 메운 소사본동 주민들
소사공간을 가득 메운 소사본동 주민들
심포지엄을 개최한 소새마을기획단 마을관리 사회적협동조합 신승직 이사장
심포지엄을 개최한 소새마을기획단 마을관리 사회적협동조합 신승직 이사장

 

19528월 백악관에서 발족된 한미재단은 25(1952~76) 동안 약 5천만 달러를 한국에 원조함으로써 한국의 전후재건과 근대화에 크게 기여했을뿐만 아니라 미국에 대한 한국민의 우호적 이미지를 높이는 데도 상당한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원조는 보건의료, 4-H클럽, 지역사회개발, 교육, 사회복지, 주택 등 6개 분야에 집중되었으며, 특히 한미재단을 통해 보급된 4-H 클럽은 농촌지역사회개발과 농촌근대화의 전위대로서 조직적, 인적 차원에서 1970년대 새마을운동의 중요한 물질적 기반이 되었다.

한미재단은 196311, 당시 부천군 소사읍 소사리(현 부천시 소사본동 364-6 일대)에 약 2만평 규모의 한미재단 4-H훈련농장을 설립하고 전국 각지에서 선발된 공무원과 남녀 청년들에게 젖소돼지토끼 등의 사육기술, 산지 계단식 개간법, 흙벽돌 주택 건축 기술, 재봉, 미용 기술 등을 가르쳤다. 한미재단 소사 4-H훈련농장19641월부터 1979년 사업 종료 때까지 수련생 3,620명을 배출했으며, 이들은 각자 고향으로 돌아가 농어촌 환경개선 사업과 선진 농축산 기술 보급에 앞장서 침체한 농촌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했다. 과거 농장이 있던 자리에는 부천 한미재단 소사 4-H 훈련농장 사일로( 2021년 경기도등록문화재 6호로 지정)’와 축사, 기숙사, 학습동 등 8개동 건물이 남아 있다.

 

한미재단 4-H 훈련농장의 현재 모습(교육관)
한미재단 4-H 훈련농장의 현재 모습(교육관)
교육관 지하 샤워 시설
교육관 지하 샤워 시설
한미재단 4-H 훈련농장 표식
한미재단 4-H 훈련농장 표식
농장 앞 예전 계단식 논밭이 있던 지역
농장 앞 예전 계단식 논밭이 있던 지역

 

이번에 소마단에서 한미재단 4-H 훈련농장 보존 의의와 발전방안심포지엄을 개최하게 된 것은 소사본동에 위치한 옛 한미재단 4-H 훈련농장이 소사대공원에 편입되어 문화재로 지정된 사일로 외에 나머지 건물들이 철거될지 모른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12, 부천시의회 263회 정례회에서 최옥순 의원의 소사대공원 내 한미재단 4-H훈련농장 건물 보존 및 문화재 등록시정질의에 대하여 부천시 담당자는 부천시가 추진 중인 소사대공원 내 한미재단 4-H 훈련농장 대부분의 건물은 철거가 불가피하며, 일부 건축물(축사, 우사, 계사 1개동에 대해서는 문화재 등록에 나설 계획이라고 답변한 바 있다.

 

한미재단 4-H 훈련농장 훈련생 입소식장면(1967년 9월 11일)
한미재단 4-H 훈련농장 훈련생 입소식장면(1967년 9월 11일)
김육진(김유식) 교육생 1969년 당시 활동 사진
김육진(김유식) 교육생 1969년 당시 활동 사진
심포지엄에 참석한 한미재단 4-H 동문.  왼쪽부터 이창호, 김육진, 심연자 씨(1978년 교육수료생, 당시 태안군4-H 여부회장, 현재 인천 계양거주)
심포지엄에 참석한 한미재단 4-H 동문. 왼쪽부터 이창호, 김육진, 심연자 씨(1978년 교육수료생, 당시 태안군4-H 여부회장, 현재 인천 계양거주)

 

이날 심포지엄에서 첫 번째 주제 발표에 나선 이창호 한미재단 4-H 동문회 사무총장(더불어사는사람들 대표)1978년 봄부터 11월까지 소사 4-H 훈련농장에서 장기훈련생으로 생활한 경험담을 소개하며, 현존하는 교육장과 축사 등 나머지 부속건물들도 하루속히 경기도 등록문화재로 지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 훈련농장 운영 당시의 각종 사진과 서류들을 많이 보관하고 있다면서 사료적 가치가 높은 만큼 부속건물과 함께 문화재로 지정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소사 4-H 훈련농장을 인근 심곡동에 위치한 펄벅기념관과 연계하면 훌륭한 관광자원이 되어 일자리 창출과 소득증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어진 주제발표에서 양경직 계남역사문화연구소장은 지금까지 한미재단 4-H 훈련농장은 부천의 잊혀진 역사였다면서, 아무도 관심 갖지 않은 채 잊혀져가는 역사를 찾기 위해 기울인 그동안의 노력을 소개했다. 그는 불법건축물이라고 해서 문화재가 되기 어렵다는 말은 어불성설이며, 625 전쟁 직후 피폐한 한국 경제를 살리는 데 큰 역할을 했던 한미재단과 70년대 새마을운동 성공의 밑거름이 되었던 4-H 훈련농장은 부천만이 아닌 대한민국 전체의 역사임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부천 한미재단 소사 4-H 훈련농장 사일로( 2021년 경기도등록문화재 6호로 지정)’와 축사, 기숙사, 학습동 등 8개동 건물이 남아 있다.
부천 한미재단 소사 4-H 훈련농장 사일로( 2021년 경기도등록문화재 6호로 지정)’와 축사, 기숙사, 학습동 등 8개동 건물이 남아 있다.
부천 한미재단 소사 4-H 훈련농장 사일로( 2021년 경기도등록문화재 6호로 지정)’와 축사, 기숙사, 학습동 등 8개동 건물이 남아 있다.
부천 한미재단 소사 4-H 훈련농장 사일로( 2021년 경기도등록문화재 6호로 지정)’와 축사, 기숙사, 학습동 등 8개동 건물이 남아 있다.
부천 한미재단 소사 4-H 훈련농장 사일로( 2021년 경기도등록문화재 6호로 지정)’와 축사, 기숙사, 학습동 등 8개동 건물이 남아 있다.
부천 한미재단 소사 4-H 훈련농장 사일로( 2021년 경기도등록문화재 6호로 지정)’와 축사, 기숙사, 학습동 등 8개동 건물이 남아 있다.
부천 한미재단 소사 4-H 훈련농장에는 사일로( 2021년 경기도등록문화재 6호로 지정)’와 축사, 기숙사, 학습동 등 8개동 건물이 남아 있다.
부천 한미재단 소사 4-H 훈련농장에는 사일로( 2021년 경기도등록문화재 6호로 지정)’와 축사, 기숙사, 학습동 등 8개동 건물이 남아 있다.

 

심포지엄이 끝난 후, 부천시 공원조성과에 소사대공원 내 한미재단 4-H훈련농장 건물 철거 여부를 문의한 결과, “당장 철거 계획은 없으며, 향후 문화예술과의 판단에 따라 보존 가치가 있는 건물은 보존할 계획이다. 다만 불법건축물은 문화재 등록에 어려움이 있어 처리 방안을 놓고 의견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안다라는 답변을 들었다.

그동안 한미재단 4-H훈련농장은 계단식 농법을 사용하던 농원정도로만 소개되어 왔을뿐 그 역사적 의의와 가치는 제대로 조명되지 못했다. 한미재단 4-H훈련농장은 단순한 농원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그곳은 전후 피폐한 나라의 재건을 위해 젊은 지도자들에게 젖소 사육, 양돈, 과수 재배, 식품 가공, 재봉, 미용 등을 가르쳤던 농촌 교육의 현장이요, 인재 양성의 산실이었다. 그들이 있었기에 농촌근대화가 가능했고, 70년대 새마을 운동이 성공할 수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한미재단 4-H훈련농장은 우리나라 농촌근대화의 성지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무턱대고 철거부터 할 것이 아니라 충분한 연구와 공론화 과정을 거쳐 효과적인 보존 대책과 활용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오늘 우리가 해야할 일이 아닐까?

 

이종헌(콩나물신문 편집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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