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사카 유지 교수 초청 강연 성료

침체한 한일관계 개선을 명분으로 제삼자 변제라는 강제동원 피해 배상 해법을 내놓고, 대다수 국민이 반대하는 일본의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투기에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윤석열 정부에 대해 굴욕외교, 무능외교라는 비판이 거센 가운데, 일본전문가로 널리 알려진 호사카 유지(保坂祐二) 세종대 교수의 초청 강연회가 부천에서 열렸다.

더부천포럼(대표 이희선), 민족문제연구소부천지부(지부장 박종선), 부천시민연합(상임대표 최재숙)이 공동으로 주최한 이번 토론회는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과 신친일파 비판(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의 문제 포함)이라는 주제로 13()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두 시간 동안, 부천시청 3층 소통마당에서 진행됐다.

조용익 부천시장이 강연회장을 깜짝 방문하여 호사카 유지 교수의 강연에 깊은 관심을 표명한 가운데 지역 정치인으로는 박순희(시의원), 장해영(시의원), 김영태(김대중재단 부천지회 추진위원장), 박정산(전 시의원), 서진웅( 전 국무총리 정무협력비서관), 김기표(법무법인 한빛 대표변호사), 이종문 위원장(진보당 부천시지역위원회) 등이 끝까지 자리를 함께했다.

 

호사카 유지 교수 초청 강연
호사카 유지 교수 초청 강연

 

연단에 오른 호사카 유지 교수는 한반도의 지정학적 중요성을 언급하는 것으로 강연을 시작했다. 지정학적으로 한반도는 대륙세력과 해양세력 양쪽이 침입하려는 연해(沿海) 지대이며 독도의 한 가운데 있다. 이 대륙세력(러시아)과 해양세력(일본미국영국)의 충돌이 일어난 것이 곧 러일전쟁(1904~1905)이다.

일본은 러시아의 남하를 막기 위하여 영국과 동맹을 맺고, 미국의 루스벨트 대통령은 일본에 협력을 약속한다. 이를 틈 타 일본은 19052, 독도를 자국 영토에 편입하고, 미국과 일본은 가쓰라-테프트 밀약(1905.7.)에서 일본의 한국 지배를 승인한다.

흔히 일본이 독도를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는 근거로 19056월에 벌인 독도-오키섬 간 해저케이블 공사를 든다. 당시 일본은 독도를 전진기지로 삼아 러시아군 동향을 파악하고 이를 본토로 송신하기 위해 대규모 공사를 벌였는데, 이때 대한제국 정부가 어떠한 항의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는 일본의 실효지배를 인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여서 국제법상으로도 일본에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해 호사카 유지 교수는 다음과 같이 반박한다.

“1905년 독도 해저케이블 건설 공사 당시 대한제국이 어떤 항의 하지도 않았다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당시 독도가 일본 영토였다는 증거가 될 수는 없습니다. 당시 대한제국 정부에게는 말 못 할 사정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1904년 일본이 강제로 체결한 한일의정서때문입니다. 한일의정서4조에는 일본 정부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군략상 필요한 지점을 임시적으로 수용할 수 있다라는 규정이 있습니다. 당시 일본은 마음만 먹으면 조선 땅 어디든 수용할 수 있었고, 대한제국 정부는 이에 항의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따라서 1905, 독도 해저케이블 건설 공사 당시 대한제국이 어떤 항의도 하지도 않았다는 것을 들어 일본이 독도를 자국 영토로 규정하는 것은, 한일의정서가 일본군이 서울을 점령한 상태에서 강제로 체결된 불법 조약이라는 점에서 정당성을 확보하기 어렵다.

 

호사카 유지 교수 초청 강연
호사카 유지 교수 초청 강연

 

일본이 독도를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는 또 하나의 근거는 샌프란시스코 조약이다.

2차대전 이후 연합국은 SCAPIN 677호를 통해 독도를 일본에서 분리 한국 영토로 복귀시켰다. SCAPIN 6773항에는, ‘일본의 범위에서 제외되는 지역으로 울릉도, 다케시마(독도), 제주도 등이 명기되어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일본 정부는 194911, 당시 일본에 있던 미국의 정치 고문 윌리엄 시볼트를 매수하여 독도는 일본 영토이고 독도에 기상관측 기지나 레이더 기지를 건축하는 것이 미국의 국익에 도움이 된다라고 미 국무부에 건의하게 한다.

하지만 일본의 이런 노력은 결국 수포로 돌아가고 195198, 일본과 연합국 간에 체결한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에는 ‘(2) 일본국은 조선의 독립을 승인하여 제주도, 거문도 및 울릉도를 포함한 조선에 대한 모든 권리, 권원 및 청구권을 포기한다라는 규정이 명문화된다. 2조에 독도에 대한 언급이 빠진 것은 앞의 합의(SCAPIN 677, 841, 영국초안)를 계승했기 때문으로, 독도가 한국 영토임에는 변함이 없다.

 

호사카 유지 교수 초청 강연
호사카 유지 교수 초청 강연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한반도는 대륙세력과 해양세력 양쪽이 침입하려는 연해(沿海) 지대에 있으므로 역사적으로 많은 침략을 받았다. 하지만 역사상 우리 민족은 이런 지정학적 불리함을 대륙과도 통하고 해양과도 통하는 지정학적 유리함으로 바꾸며 살아왔다. 호사카 유지 교수는 그 지정학적 중요성을 이렇게 강조한다.

독도는 지켜야 할 국경의 섬으로 독도를 지키지 못하면 한국의 지정학적 위치가 무너진다.”

독도 문제 이외에도 호사카 유지 교수는 지난 2005년경부터 등장한 신친일파에 대하여 그들은 일본 극우 세력의 치밀한 전략에 의해 탄생했으며 그 논리나 주장, 근거가 반공, 친미, 친일을 표방하는 일본 극우세력의 판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는 주로 일본의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투기 문제가 심층적으로 다루어졌다. 호주, 뉴질랜드, 피지 등 18개 국가로 구성된 태평양 연안 국가와 도시들의 모임인 태평양 도서국 포럼(PIF)은 이 일본의 핵오염수 해양투기에 강력 반발하여 국제재판소에 제소를 추진한다고 한다. 어떤 식으로든 일본의 해양투기를 막고 모두가 믿을 수 있는 안전한 처리 과정을 거쳐 방류하도록 요구해야 하건만 우리 지도자들은 무슨 속셈인지 팔짱 끼고 강 건너 불구경이다. 호사카 유지 교수는 말한다.

이번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투기를 묵인하면 세계의 수많은 원자력 발전소들이 불의의 사고를 당했을 경우 너나없이 모두 해양투기에 나설 겁니다. 그렇게 되면 지구 환경이 얼마나 파괴되고 인간을 비롯한 지구 생명체가 어떤 피해를 보게 될 지 아무도 모릅니다.”

 

이종헌(콩나물신문 편집위원장)

호사카 유지 교수 초청 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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