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약사 박종선의 「사전약방문(事前藥方文)」

현재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식물 중에는 원산지가 우리나라인 것도 있지만 외국에서 들어와 정착한 외래종들도 있습니다. 외국에서 들어와 정착하였지만 적응 능력과 번식능력이 우수하여 우리나라 자생식물로 혼동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표적인 식물이 바로 개망초입니다. 꽃 중앙은 노란색으로, 주변은 하얀색으로 되어 있어 계란꽃으로 불리기도 하는 개망초는 북아메리카가 원산지로 1922년 이전에 유입된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한국외래생물정보시스템)

개망초는 지금 한창이라 부천의 아파트 화단이나 공원에서 흔하게 볼 수 있으며 그 생명력이 강해서 화단을 모두 점령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뽑지 않고 그대로 두면 다른 식물의 성장을 방해하고 주변 땅을 모두 차지합니다.

일본목련 또한 일본이 원산지인 나무입니다. 공원수나 정원수 목적으로 인위적으로 식재하기 때문에 학교나 공원 등에서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번식력이 우수하여 원미산이나 대산(성주산) 등에서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여러 나무 사이에서 당당히 자리를 잡고 20m 가까이 성장하므로 우리나라 자생식물처럼 느껴질 정도입니다. 일본목련은 새들이 씨앗을 먹고 주변에 퍼트리기 때문에 개체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원미산 일본목련
원미산 일본목련

 

일본목련(Magnolia obovata)의 나무껍질은 한약재로 사용하는데 한약명은 후박(厚朴)입니다. 목련이라는 이름이 들어가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목련과 효능이 비슷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완전히 다릅니다. 목련의 꽃봉오리는 한약명으로 신이화(辛夷花)라고 해서 비염(鼻炎)에 사용하는 반면, 일본목련의 나무껍질은 위장질환에 사용됩니다.

후박(厚朴)은 위장의 기능을 향상해주는 한방소화제로 위장을 따뜻하게 하고 습()을 제거합니다. 위액 또한 우리 인체를 구성하는 수분으로 위장 내의 수부과다증을 유발합니다. 이러한 증상이 발생하면 속이 그득하고, 거북하고, 쓰린 증상이 발생할 수 있고, 더 심해지면 대변이 묽어지고 설사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후박이 이러한 증상을 치료합니다. 법정 스님이 만년에 머무셨던 불일암(佛日庵)의 그 유명한 나무가 바로 일본목련입니다. 물론 스님은 그 나무가 후박나무인 줄만 알았지, 일본목련인 줄은 몰랐다고 합니다.

진짜 후박나무는 녹나뭇과의 상록성으로, 크게 자라면 웅장한 수관이 마치 거대한 쑥 찐빵을 연상케 하며, 남쪽 바닷가에서 당산목으로 마을의 수호신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박종선(한약사, 약초당한약국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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