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11회째를 맞는 약대동 대표 축제 꼽사리 영화제가 지난 1() 9, 영화 및 끼발산 시상식을 끝으로 이틀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30일 밤 8, 권상우, 오영세 주연 영화 스위치상영을 시작으로 이틀간의 일정에 돌입한 이번 영화제는 1일 오후 5시 개막식을 시작으로 영화제추진위원회에서 자체 제작한 영화 4편과 스마트폰 초단편 영화제 공모작을 상영하고 중간중간에 가수, 가락장구, 벨리댄스, 경품추첨, 시상식이 이어지는 순서로 진행됐다.

개막식에는 조용익 부천시장, 설훈 더불어민주당 부천을 국회의원, 서영석 국민의 힘 부천을 당협위원장, 황진희 경기도의원, 장해영·김선화·김미자·장성철 부천시의원 등 지역 정치인들이 대거 참석했으며 김천수 제11회 꼽사리 영화제 대회장, 이경수 제11회 꼽사리 영화제 추진위원장(약대마을 자치위원장), 천종수 직전 회장과 함께 화려한 레드카펫을 밟았다.

 

제11회 『꼽사리 영화제』 공연 장면
제11회 『꼽사리 영화제』 공연 장면
제11회 『꼽사리 영화제』 레드카펫을 밟는 조용익 시장(우)과 이경수 추진위원장
제11회 『꼽사리 영화제』 레드카펫을 밟는 조용익 시장(우)과 이경수 추진위원장

 

대회사에서 김천수 제11회 꼽사리 영화제 대회장은 꼽사리 영화제는 마을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일들을 영화로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약대마을 주민이 제작하고, 주민이 주인공인, 마을주민을 위한 마을 단편영화제다” “오늘 행사를 계기로 앞으로 더욱 발전해나가는 약대마을 고유의 영화제가 되기를 기원한다라고 영화제를 준비한 관계자와 주민들을 격려했다.

축사에 나선 조용익 시장은 꼽사리 영화제가 단편영화 공모를 통해 한국 영화를 이끌어갈 우수 인재를 발굴하고 양성하는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유명하지 않아도 좋고 화려하지 않아도 좋다. 마을주민들이 영화를 만들고 즐기고자 하는 영화제의 취지는 진정한 문화도시 부천의 본질과 힘을 보여준다고 믿는다라며 꼽사리 영화제가 갖는 의미와 역할이 결코 작지 않음을 강조했다.

 

2013년 제1회 꼽사리 영화제  안내 현수막
2013년 제1회 꼽사리 영화제  안내 현수막

 

올해로 열한 번째 맞는 꼽사리 영화제, 그 빛과 그림자

꼽사리 영화제는 2012, 사회적기업진흥원의 청년 등 사회적 기업가 양성과정에 선정된 아하체험마을이 시청 옆 영화의 거리에서 시민이 만든 단편 극 세 편을 상영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 이 아이디어를 약대동으로 가져와 2013, 1회 꼽사리 영화제가 비판(BIFAN) 기간 중 약대초등학교 운동장에서 개최되었다. 마을 청소년부터 청년, 노인까지 전 세대를 아우르는 작품들이 출품됐고, 지역사회의 반응은 뜨거웠다. 이유는 나와 내 이웃이 배우와 감독, 스태프로 영화에 참여하면서 모두가 주인공이 되었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음식을 만드는 역할로 영화제의 주인공이 됐고, 또 어떤 사람은 그냥 객석에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주인공이 됐다. 모두가 주인공이니 축제는 성공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후 꼽사리 영화제는 근근이 명맥은 유지하면서도 1회의 성공은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영화제가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끌어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제11회 영화제는 예산확보의 어려움에다가 장마와 무더위까지 겹치는 삼중고로 인해 대회를 무사히 치른 것만도 다행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낮기온이 35℃에 육박하는 가운데 치러진 꼽사리영화제 개막식
낮기온이 35℃에 육박하는 가운데 치러진 꼽사리영화제 개막식

 

꼽사리 영화제의 성공을 위한 몇 가지 제언

꼽사리 영화제는 영화제로서의 전문성과 지역 축제로서의 대중성이라는 두 가지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영화제로서의 꼽사리는 비판(BIFAN)으로 대표되는 주류 영화에 맞서 그들이 다루지 못하는 주민의 이야기를 주민의 힘으로, 주민이 주인공이 되어 만들어보자는 취지다. 지역 축제로서의 꼽사리는 영화제를 빙자해 약대동 주민들이 참여하고 화합하는 소통의 장을 만드는 것이다. 결코 나쁘지 않다. 관건은 이 두 가지를 어떻게 잘 조화하느냐이다. 축제의 성격을 강조하다 보면 영화제의 본래 취지가 약해질 수밖에 없고, 영화제를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면 축제의 의미가 퇴색할 수 있으니 영화제로서의 전문성과 지역 축제로서의 대중성을 어떻게 확보하느냐가 꼽사리 영화제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볼 수 있다. 꼽사리 영화제의 성공을 위한 몇 가지 제안을 해본다.

 

제11회 꼽사리 영화제 행사 시간표
제11회 꼽사리 영화제 행사 시간표

 

첫째, 무엇보다 안정적인 예산확보가 필요하다. 올해 11회 영화제만 해도 개최가 코앞에 닥쳐서야 겨우 예산확보가 이루어졌으니 불과 1~2개월의 준비로 영화제를 성공으로 이끈다는 것은 한마디로 어불성설이다. (예산을 어떻게 확보할지는 많은 논의가 있어야 하므로 이 글에서는 논하지 않겠다)

둘째, 적어도 매년 3월 전에 영화제 공지가 이루어져야 한다. 그래야 참가자들이 충분한 시간을 갖고 더 양질의 작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스마트폰 초단편영화제는 불과 한 달 전에 공모 요강이 발표되었고, 그 결과 총 15편의 작품이 접수되었으나 지역의 특정 학교 학생들 작품이 대부분이다. 나쁘다는 얘기가 아니라 영화제 본래 취지인 주민 참여가 무색해졌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 영화제추진위원회에서 제작한 4편의 주민 참여 영화가 있지 않으냐고 반문할 지 모르겠다. 물론 4편의 영화 모두 주민들이 배우로 참여해서 자신들의 이야기를 풀어냈다는 점에서는 훌륭하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주민이 주도해서 만든 작품이 아니라는 것이 걸린다.

셋째, 더 다양하고 질 높은 작품을 위해서 지역사회와 협력해야 한다. 부천에는 영화 관련 학교뿐만 아니라, 여러 단체와 동아리도 있다. 문인들도 있다. 문인들은 스토리를 발굴하고 탄탄한 시나리오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들이 지역의 역사와 문화, 각종 이슈를 가지고 영화제에 참여하도록 유도한다면 그야말로 진정한 주민주도형, 주민참여형 영화제로서 한 단계 더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콩나물신문은 초창기부터 꼽사리 영화제와 함께 해왔다. 더 생산적인 발전 논의가 이루어지기를 바라며 이 글이 더 나은 영화제를 만드는 데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이종헌(콩나물신문 편집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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