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센터에서는 작년부터 꼭 하고자 하는 것이 있었습니다. 바로 아파트 미화 노동자 모임. 아파트 경비 노동자 모임은 꽤 오래 진행해오고 있었지만, 미화 노동자 모임은 그렇지 못했는데 올해 614일 수요일, 열여덟 분의 아파트 미화 노동자분들과 함께 첫 모임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에 생각했을 때는 6~8명 정도의 인원만 생각했던 터라 당일에 확정된 18명의 인원을 확인하고는 사실 조금 등에 식은땀이 났습니다. 살면서 이렇게 많은 분을 모시고 모임을 해본 적이 없었으니까요. 그래도 심기일전하여 같이 모임을 준비하는 분들과 시장에 가서 모임 때 드실 과일도 사 오고 서로 이야기 나눌 프로그램도 준비했습니다.

모임 앞풀이로 아주 간단한 자기소개를 했습니다. 이름, 사는 곳, 일하는 아파트. 자리에서 일어나 수줍게 이야기하시는 모습들이 계속 기억에 남았습니다. 그러고 보면 살면서 이렇게 자기를 소개할 일이 많지 않았겠구나 싶었는데 모임에서는 부모, 자식 이야기가 아니라 온전히 일하는 자신의 이야기를 많이 하실 수 있게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본 프로그램으로 일하면서 느꼈던 생각들, 경험들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나는 일하면서 보람을 느낀다, 여건이 된다면 나는 이 일을 계속하고 싶다., 나는 나를 위해 돈을 쓴다, 일을 하면서 다친 적이 있다. 등 다양한 질문거리를 던져드리고 해당 경험이 있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에피소드가 없으시면 없는 이유도 들어보구요.

 

부천시비정규직근로자지원센터 아파트 미화 노동자 모임
부천시비정규직근로자지원센터 아파트 미화 노동자 모임
부천시비정규직근로자지원센터 아파트 미화 노동자 모임
부천시비정규직근로자지원센터 아파트 미화 노동자 모임

 

모임을 진행하기 전에 막연하게 힘든 일이니까 부정적인 이야기가 많겠다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막상 오신 분들의 이야기를 들으니까 전혀 달랐습니다. 일을 하면서 보람을 느끼시는 분들이 전부라고 할 정도로 많았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 노동을 하는 그 자체에 만족을 하시고 아파트 입주민 분들과 삶을 공유해 나가는 것에 즐거움을 느끼고 계셨습니다. 모임을 진행하지 않았다면 쉽게 넘겨짚고 넘어갔을 미화 노동자분들의 삶을 조금이나마 들여다볼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습니다.

아파트 미화 노동자 모임은 매달 두 번째 수요일 오후 430분에 부천시비정규직근로자지원센터에서 진행됩니다. 키워드는 힐링! 아파트 미화 일을 끝내고 퇴근해서도 집에 가서 두 번째 일이 시작되는 미화 노동자분들을 위해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이곳에 오셔서 마음도 몸도 편한 시간이 되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여러 프로그램을 준비 중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리고 홍보도 부탁드려요.

 

김슬비(부천시비정규직근로자지원센터 권리지원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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