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나물신문 특집 : 우리 센터를 소개합니다

안녕하세요. 샘물자리 보호작업장 원장으로 일하고 있는 정현주 장애인재활상담사입니다장애인재활상담사생소하게 들리는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장애인 재활상담사는 장애로 인해 개인 활동이나 사회참여에 어려움을 가진 장애인들에게 상담과 직업평가를 통해 그들에게 중요하고 필요한 전반적인 서비스를 지원하는 재활전문가입니다. 특히 직업적인 부분과 관련하여 직업 준비를 위한 교육이나 훈련, 장애인에게 적합한 직무(직업)를 찾고 개발하며, 취업알선과 취업 후 안정적으로 직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장애인들이 직업생활을 통해 사회 구성원으로서 자립하고 사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을 하는 사람입니다.

장애인직업재활 현장에서 일한 지 25년이 되었구요, 20~30대 초반까지는 아무것도 모르고 그저 열심히 일하며 배우고 야근을 밥 먹듯이 했지요. 30대 중반부터 40대까지는 제가 배우고 경험한 것을 후배들과 나누는 데 힘을 보탰습니다. 50대에 들어선 지금은 제 주변의 이웃들에게 장애인복지와 직업재활을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며 복지를 알리는 한 시민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정현주 샘물자리 보호작업장 원장
정현주 샘물자리 보호작업장 원장

 

#샘물자리는 언제 어떤 목적으로 설립되었나요?

샘물자리 생일은 2001221일입니다. 부천시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부설기관으로 시작하였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작업장이 시작된 것은 1994년이랍니다. 그 당시는 중증의 장애인들이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마땅히 다닐 곳이 없던 시절이었어요. 대부분 장애인이 성인이 되어서도 장애인복지관을 다니며 교육을 받았지만 그것도 정해진 서비스 기간이 있었어요. 이에 부천시와 부천시장애인종합복지관에서 이들도 마땅히 일할 기회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중동에 있는 신축 건물 2~3층을 임대하여 공동작업장을 운영하기 시작했어요. 부천시 예산으로 운영하던 공동작업장을 장애인복지시설인 장애인직업재활시설로 등록하여 국비를 지원받기 시작한 것이 바로 2001년이랍니다.

현재 샘물자리는 일반회사 취업이 어려운 중증 장애인들에게 직업 준비를 위한 교육, 훈련, 일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임금을 받아 자립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장애인복지시설이자 장애인에게는 곧 직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품 생산 장면
제품 생산 장면

 

#샘물자리는 복지시설이면서 식품 제조회사이기도 하군요. 주로 어떤 제품을 생산하며 매출액은 어느 정도 되는지 궁금합니다.

, 샘물자리의 생산 제품은 누룽지와 국수입니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는 4억이 넘었는데 코로나로 인해 개인 고객들이 줄어들면서 2021년에는 26천으로 매출이 뚝 떨어졌다가 지난해는 36천으로 조금 회복되었습니다. 현재까지 매출액을 볼 때 올해는 코로나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완전히 회복될 것 같습니다.

 

#현재 샘물자리에는 몇 분의 직원이 근무하나요?

현재 샘물자리에는 지적장애와 자폐성 장애를 가지고 있는 분들 43명이 일하고 있고, 이들 43명의 직업 준비를 위한 교육과 훈련, 자립을 위한 지원을 돕고, 생산관리, 영업과 홍보, 안전한 시설 운영 등을 위한 종사자 15명이 함께 근무하고 있습니다. 종사자들은 장애인직업재활을 전공한 장애인재활상담사, 사회복지사, 시설관리기사, 운전원, 사무원 등입니다.

 

#직원분들의 일과는 어떻게 되나요?

장애인분들의 근무 시간은 오전 9~ 오후 4, 종사자들은 오전 830~오후 530분으로 다릅니다. 830분부터 9시까지는 장애인분들과 종사자들이 휴게실에서 자유롭게 서로 인사하고 근황을 나누며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조금씩 더 알아가며 신뢰를 쌓아가고 관계를 배워가는 시간입니다. 9시가 되면 아침 체조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그리고 식품제조업체이기 때문에 각자 탈의실에 들어가 위생복, 위생모, 위생마스크, 위생화를 착용하고 작업장으로 향합니다. 각자가 맡은 일에 따라 정해진 작업장에서 일하고 오전, 오후 각각 15분씩 쉬는 시간이 있답니다.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작업장에서 개별적으로 직무훈련을 받거나 독서 스터디, 직업교육, 인권교육, 지역사회시설 이용, 취미활동, 숲체험, 요리활동, 자조모임 등 각자의 한해 목표와 꿈에 맞추어 매일 장애인 개인별로 자기 수업 시간이 있어 여러 가지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자연 오감체험활동 '열려라 숲'
자연 오감체험활동 '열려라 숲'
자연 오감체험활동 '열려라 숲'
자연 오감체험활동 '열려라 숲'

 

#직원분들 급여는 얼마나 되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월평균 급여는 43만 원입니다. 식품 제조회사로만 알고 계신 분들은 ‘9시부터 4시까지 일하는데 노동 착취가 아니냐?’라는 말씀을 하시기도 합니다. 장애인복지시설로 출발한 샘물자리는 장애인분들에게 더 많은 임금을 드리는 것이 하나의 목표입니다. 하지만 중증 장애를 가지고 계신 분들이 매일 출근할 수 있는 일터로, 그들이 보통의 삶을 향유 할 수 있는 그런 하루를 만들어 드리고 누군가의 도움 없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하나씩 늘려가며 자기 인생의 주인공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합니다. 그래서 개인의 꿈과 목표에 맞추어 개별서비스 지원계획을 세우고 다양한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43만 원의 한 달 월급이 어떤 이들에게는 적은 돈이겠지만 샘물자리에 다니는 발달장애인들에게는 430만 원 이상의 가치가 있는 귀한 돈이랍니다.

 

샘물자리 재활프로그램 '뉴스포츠'
샘물자리 재활프로그램 '뉴스포츠'

 

#샘물자리에서 생산하는 누룽지와 국수 제품 홍보 좀 해주세요.

누룽지는 농가와 직접 계약한 경기미 햇곡만을 사용하고 매일 아침 직접 지은 밥으로 누룽지를 수제방식으로 만들기 때문에 고소하고 맛이 좋습니다. 지난해는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주관하는 쌀가공식품 TOP10에 선정될 정도로 품질인정도 받았습니다. 그리고 드시는 분들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하기 때문에 물 외에는 아무것도 넣지 않은 바르고 건강한 먹거리입니다. 국수는 최고급 밀가루와 국내산 천연 가루만 사용하며, 정제염으로 곱게 색깔을 내고 저희만의 배합 비율과 숙성방법으로 만들어 쫄깃한 맛이 일품입니다.

제품 구매는 온라인 쇼핑몰 샘물자리나 스마트스토어센터, 매장으로는 경기두레생협, 아름다운 가게, 인천 참좋은두레생협, 우리농 등에서 유통판매가 되고 있습니다. 한번 검색해 보세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센터 평점이 평균 4.9랍니다. 한번 드셔보시면 저희 누룽지와 국수의 매력에 푹 빠지실 겁니다.

 

샘물자리에서 생산하는 국수와 누룽지는 온라인 쇼핑몰 ‘샘물자리’, 스마트스토어센터, 경기두레생협, 아름다운 가게, 인천 참좋은두레생협, 우리농 등에서 구매할 수 있다.
샘물자리에서 생산하는 국수와 누룽지는 온라인 쇼핑몰 ‘샘물자리’, 스마트스토어센터, 경기두레생협, 아름다운 가게, 인천 참좋은두레생협, 우리농 등에서 구매할 수 있다.

※온라인 쇼핑몰 샘물자리 바로가기 ☞

 

#샘물자리 운영자로서 구성원들 자랑 좀 해주세요.

절대 떨어뜨리지 않아요. 책을 손가락으로 빙빙 계속 돌리는 홍준 님!

국수 반죽을 손으로 만져만 봐도 물의 양이 맞는지 아는 상길 님!

누룽지반에서 하는 일을 모두 섭렵한 신주 님!

사람들과 절대 부딪히지 않는 비법을 가진 상혁 님!

가수 뺨칠 정도로 노래를 잘 하는 찬호 님!

눈감고도 누룽지 박스 포장 완벽하게 해내는 상호 님!

누룽지를 만들 초밥을 접시에 똑같은 간격으로 재빠르게 놓는 유경 님!

샘물자리의 정보통 승민 님! 그에게 물어보면 다 알아요~

누룽지 기계에 밥알을 똑같은 방향으로 초스피드로 놓는 남훈 님!

손 감각만으로도 국수 110g인지 바로 맞추는 소영 님!

택배 포장 실수는 없다! 완벽녀 슬기 님!

아이디어 뱅크 해운 국장님!

장애인분들을 기분 좋게 만드는 언어의 마술사 지혜 팀장님!

사람들 기분 좋게 하는 마력의 웃음 소유자 현연 선생님!

슐런은 우리가 제일 잘해, 슐런 자조 모임 팀!

등등등 너무 많아요.

 

그런데 샘물자리의 제일 큰 자랑은 바로 우리 발달장애인 근로자들의 에너지입니다. 명절 때 주문량이 많아 야근할 일이 생기면 기꺼이 “저요” “저도 할게요라며 손을 번쩍 드는 분들이 바로 발달장애인분들입니다.

방문객이 오면 환한 웃음과 격한 호응으로 환대해주는 분들이지요. 행사나 축제 때 특별판매 부스를 연중 운영하고 있는데, 당연히 우리 발달장애인 근로자도 함께 판매원으로 나갑니다. 고객분이 누룽지가 어쩌면 이렇게 고소해요?”라고 물으면 제가~”“우리가 만들었어요라며 함박웃음 짓는 분들, 자신감과 자부심이 넘치는 장애인분들이 샘물자리의 가장 큰 자랑이지요.

두 번째는 샘물자리를 항상 믿어주시는 든든한 부모님들입니다.

지난해 샘물자리를 이용하게 된 한 발달장애인의 어머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어요.

선생님, 다른 엄마들이 저 엄청 부러워해요. 왜인 줄 아세요? 우리 아들이 샘물자리에 다니기 때문이에요. 부천 발달장애인계에서는 샘물자리가 삼성이에요, 삼성.”

또 한 어머님은 장애인 자녀의 서비스계획을 세우기 위해 실시하는 사람 중심 회의를 마치고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오늘 정말 감동받았습니다. 우리 아이를 주인공으로 이런 자리를 만들어주시고 많은 선생님이 함께 해주셔서 깜짝 놀랐습니다.”라며 눈물을 흘리셨지요.

세 번째는 바로 장애인들을 지원하는 종사자들의 기꺼이 함께하고자 하는 마음 씀입니다. 샘물자리는 장애인들이 주인인 회사로 그들이 자신 인생의 주인공으로 살아가고 샘물자리에서도 주인으로 자기 목소리를 내며 일할 수 있는 곳입니다. 공정을 쪼개어 좀 더 쉽게 할 수 있도록, 장애가 심하더라도 자신만의 일을 찾을 수 있도록 만들어갑니다.

당신 이야기에 귀 기울이며 존중하며 함께 하겠습니다

안전하게, 깨끗하게, 쉽게 일할 수 있는 작업장을 만들겠습니다

최고의 제품으로 사회적 가치를 널리 알리겠습니다

이 세 가지가 우리 종사자들의 외침입니다.

 
4월 20일 '장애인의 날' 기념 체육대회
4월 20일 '장애인의 날' 기념 체육대회

 

#샘물자리의 가장 큰 어려움은 뭔가요?

사람이 제일 어렵지요. 사람이기 때문에 어렵지요. 장애인들을 알아가는 것이 쉽지 않아요. 잘 알아야 잘 돕고 응원할 수 있잖아요. 의사소통이 어려운 분들이 많고, 표현방식도 다르고, 그들이 겪어온 세월이 모두 다르기에 한분 한분 알아가는 것이 참 어렵습니다.

장애인분들 월급을 매년 인상해드리고 싶은데 생각만큼 쉽지 않습니다. 복지사들이 마케팅, 영업, 홍보를 하니 부족함이 많습니다. 영업의 전문가, 영업 달인이 되고 싶어요.

수익금을 전액 장애인 임금으로 지급합니다. 그래서 기계장비, 환경 보수 등에 투자할 수 있는 예산이 없거나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매년 펀딩 사업에 제안서를 작성하여 도전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국수 포장을 부분 자동화하기 위해 띠지 결속기를 지원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 장애인분들의 역량 강화를 위한 지원도 받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장애인들이 외부활동 할 때마다 타고 다니는 승합차가 오래되어 차를 구입해야하는데 고민이 많습니다.

 

#소풍, 야유회, 체육대회, 공연, 견학 등등 여러 가지 활동 프로그램도 소개해 주세요.

네 많은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봄에는 대여섯이 한 팀을 이뤄 팀별로 테마 여행을 가고, 420일 장애인의 날에는 다 같이 체육대회도 열었습니다, 하반기에는 12일 캠프가 계획되어 있고, 연말에는 송년 행사. 식품박람회 견학도 가고, 자조모임으로 다져진 실력으로 각종 대회도 참여합니다. 보통의 회사들처럼 샘물자리 장애인들 또한 그렇게 경험하고 지낼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직원 취미 활동(음식만들기 반)
직원 취미 활동(음식만들기 반)

 

#마지막으로 샘물자리의 꿈은 무엇인가요?

장애인들이 세상과 소통하는 행복한 일터를 꿈꿉니다. 장애인들을 지원하는 종사자들과 함께 사람을 최우선으로 하는 사람 중심 복지를 실천하고, 중증의 장애인들에게 안전하고 깨끗하며 좀 더 쉽게 일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들어가고자 더욱 노력할 것입니다. 장애인분들이 스스로 할 있도록 옆에서 응원하며 돕고, 지역사회와 주민들과 함께하며 그래서 여느 성인들처럼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자기 인생의 주인공으로 살기를 소망합니다.

우리 장애인들의 손으로 100% 만든 누룽지와 국수를 널리 알려 매출 6억을 달성하고 장애인 50명까지 고용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정현주(샘물자리 보호작업장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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