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와 통일을 실은 외교-국제정세 및 한반도의 평화전략」

지난 713() 부천시민연합에서 부천시평화통일기반조성 공모사업의 일환으로 평화와 통일을 실은 외교-국제정세 및 한반도의 평화전략이라는 제목으로 강연회를 진행했다. 연일 내린 폭우와 궂은 날씨에도 40여 명의 시민이 참석했다.

사단법인 외교광장 이사장이며 국립외교원장을 지낸 김준형 교수는 국제정치를 공부한 학식과 풍부한 외교 경험으로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 분석과 평화 체제에 대한 생각들을 풀어놓았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강사님의 혜안과 국제무대에서의 생생한 일화 및 유튜브나 지상파 방송에서 듣지 못한 이야기 등을 들을 수 있어 유익한 시간이었다. 강의 중간 중간에 한숨 소리와 헛웃음만 터져 나왔을 뿐 고요한 가운데 2시간의 강연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강사님 또한 초집중해 듣는 모습에 감동해 시간을 넘기며 강의했다고 하셨다.

 

강연에 나선 (전) 국립외교원장 김준형 한동대 교수
강연에 나선 (전) 국립외교원장 김준형 한동대 교수

 

현재 국제정세에 대해 신냉전은 사실도 아니고 바람직하지도 않다. 프레임이고 정치 전략이다라는 말을 시작으로 향후 30년간 일어나지 않을 시나리오, 미국과 중국의 세계전략, 일본의 외교 전략변화, ··일 군사 협력체계 강화, ··러의 북방 삼각과 한··일의 남방 삼각관계, 인도·태평양 전략, 한반도의 평화전략, 가치 외교는 가치가 있는가? 등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현재 한반도가 미·중 간 패권 경쟁에 활용되고 있는 것은 분단구조가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미·중 갈등을 남·북한에 전가하지 못하도록 한반도에 평화공존체제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강의의 핵심이었다. 즉 평화공존은 남·북한의 생존전략인 것이다.

외교의 꽃은 평화다라고 말하며 독일의 평화학자인 디터 젱하스의 말을 인용해 평화를 원한다면 평화를 가능케 하는 요인들을 찾아야 한다라고 했다.

하지만 현재의 통일부에선 평화나 통일과는 거리가 먼 정책을 펴고 있다고 했다. 통일부에 금기어(禁忌語)가 있는데 바로 평화라는 것이다. 용역사업과 외부 보고서에 평화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탈락시키거나 징계를 받는다는 황당한 말을 관계자에게 전해 들었다는 것이다.

반면 국민(백성)들은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나 잘못 갔을 때 가만히 있지 않았다. 동학농민전쟁부터 촛불혁명까지 시민들(민중)이 들불처럼 일어났던 역사성이 있으며, 국제사회는 대한민국 시민의 힘을 인지하며 크게 평가하고 있다고도 했다.

 

부천시민연합 주최 김준형 교수 평화통일강연회 장면
부천시민연합 주최 김준형 교수 평화통일강연회 장면

 

강의를 들으며 현 정부의 줏대 없는 외교정책에 대해 몇 번이나 한숨과 탄식이 절로 나왔다. 한반도의 평화와 일본군위안부문제와 강제동원 제삼자 변제안과 후쿠시마 해양투기 계획 등에 대해 미·일 정부에 굴욕적이고 대변인 역할을 하고 있어 주권자로서 화도 나고 참담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이후 해외 순방과 국제적인 외교무대에 자주 나서고 있다. 하지만 나갈 때마다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아 국민을 불안하게 만든다. 소위 자유민주주의 가치 외교를 펼치면서 불필요하게 적대국을 만들어 한반도의 평화를 불안케 하는 게 사실이다.

715일에도 윤석열 대통령은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생즉사, 사즉생의 정신을 말하며 우리가 연대해 싸워나가면 ~ 지켜낼 수 있다라며 한쪽으로 치우친 위험한 연설을 했다. 러시아는 대한민국과 외교관계를 맺은 경제협력국이지 적대국이 아니다.

국가 간 상호의존성이 강화된 세계화 시대에 무엇보다 균형 외교가 필요하다. 외교관계에 있어 영원한 우방도 영원한 적도 없다는 것은 상식처럼 통용되는 말이다. 이는 실리외교의 중요성을 얘기하는 것이다. 한국 역사에서 고려시대의 서희와 조선시대의 광해군을 실리외교를 펼친 대표적인 인물로 꼽는다. 이들이 당시 국제정세를 잘 파악하고 중립적인 실리외교를 펼친 것은 이 땅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것을 막고 백성들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함인 것이다. 대통령으로서 대한민국의 국익과 국민의 생명과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어떤 외교정책을 취해야 할지 다시 한번 심사숙고하길 바란다.

 

강연을 마친후 참석자들과 함께
강연을 마친후 참석자들과 함께

 

올해는 한국전쟁 정전협정 70주년이 되는 해이다. 현 정부 들어 한반도에 적대와 긴장이 고조되고 있지만, 2018년 남북정상회담에서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자는 판문점선언을 상기하며, 평화를 바라는 시민의 힘으로 평화와 통일을 향해 뚜벅뚜벅함께 걸어가자.

1991년부터 30년 넘게 진행돼온 부천시민통일문화제(8/11. 금요일)에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최재숙(부천시민연합 상임대표)

최재숙 부천시민연합 상임대표
최재숙 부천시민연합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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