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저희 노동권익서포터즈들이 실태조사를 마쳤습니다. 뜨거운 여름과 장마를 피하려고 조금은 서둘러 시작했지만 여전히 더위와 비로 약간의 힘듦은 있었습니다. 노동권익서포터즈는 경기도가 2020년부터 시행해온 편의점 및 프렌차이즈 단시간 노동자들의 권익향상과 노동권 사각지대 해결을 위해 공개모집을 하고 면접을 통해 선발된 분들이십니다. 2020년부터 활동해오신 경력자분들, 청소년 노동인권 강사 등등 특히 책임감이 강하신 분들로 이루어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래서 오늘은 조금은 낯선 일이지만 노동 취약계층을 직접 만나고 소통하는 노동권익서포터즈활동을 소개해보려 합니다. 부천 관내 모든 편의점과 프렌차이즈 사업장 1,200여 개의 매장을 방문해서 점주와 단시간 노동자를 만나고 점주님의 어려운 상황도 듣고 설문도 받고 단시간 노동자들의 노동환경실태를 중심으로 실태조사를 합니다. 3월 말부터 노동 인권교육, 성 인지 감수성 교육 등 준비작업을 마치고 4월부터 710일까지 본격적으로 실태조사를 시작하면서 여러 가지 상황들이 있었습니다.

노동권익서포터즈들 또한 비정규, 단시간 노동자들입니다. 주말이나 이른 아침, 저녁 시간에도 노동자들이 있는 시간이면 언제든지 시간을 조율해야 합니다. 업무 특성상 어쩔 수 없는 조건이지만 점주나 노동자들을 만났을 때 이 시간에도 일하러 다니십니까?” “휴일도 일하세요?”

, 희한한 일이죠. 지금 만나고 있는 노동자들도 지금 일하고 있으니까 우리를 만나는 건데 그런 조건으로 일하는 분들은 따로 있는 것처럼 말씀하시는 분들이 간혹 있습니다. 저희 서포터즈들은 감정노동자로도 분류가 됩니다. 두 번의 워크숍으로 감정노동 힐링 프로그램도 진행했습니다. 어떤 점주님은 실태조사 받으시는 것이 불편하다는 표현을 심하게 하시기도 합니다. “그 명찰이 진짜인지 못 믿겠다.” “이런 거 해도 바뀐 거는 없더라.” “노동자들만 좋은 세상 만들어주려고 이런 거 하는 거요?”

 

2023 부천시 노동권익 서포터즈 워크숍
2023 부천시 노동권익 서포터즈 워크숍

 

하기야 신규매장보다 폐점이 많은 편의점의 상황을 보면 점주님들의 고충도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

단시간 노동자들 또한 절대로 이런 설문 같은 거 않기로 처음 계약할 때부터 약속했다.” “바빠서 못하겠다.”(손님 아무도 없음) “이런 거 안에도 되는 거죠?”라고 말씀하십니다. 자신들의 노동권익을 알고 찾기 위한 건데 씁쓸한 적도 많습니다.

많지는 않지만 아름다운 에피소드들도 있긴 합니다. 더운데 너무 고생한다면서 커피를 하루에도 여러 잔을 대접받아야 하는 경우들도 있고, 노동 상담하고 싶었는데 센터를 알게 돼서 감사하다고도 하고, 일하면서 알아야 하는 정보를 알려줘서 고맙다고 하시는 분들 그럴 땐 저희 서포터즈들도 뿌듯하답니다.

저희 서포터즈는 이번 실태조사의 통계자료를 통해 9~10월에 안심사업장 방문과 단시간 노동자들의 권익향상과 노동권 사각지대 해결을 위해 현장계도 및 홍보활동이 예정되어있습니다.

편의점 대부분은 24시간 365일 문을 열어야 하는 조건입니다. 한 달에 하루라도 맘 편히 쉬는 날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시는 점주님의 어려움, 술 취한 손님의 폭언과 성추행에 맞서야 하는 야간노동자들의 어려움, 최저임금도 못 받고 일하는 노동자들, 우리 사회는 바뀌어야 할 것들이 아직도 많은 것 같습니다. 생애 첫 직장일 수도 있는 청년 노동자들에게 노동의 기쁨과 고귀함,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받는 게 당연한 권리가 되는 날이 오기를 바라면서 글을 마칩니다.

 

임경자(부천시비정규직근로자지원센터 서포터즈매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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