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도 약초(藥草)가 있다 7

도시는 농촌과 다르게 인간의 계획에 따라 만들어졌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식물의 다양성이 부족하고, 사시사철 푸르름을 유지하는 나무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전지, 농약 살포 등 주기적인 관리로 인해 조경수로 사용되는 식물들만 살아남는 경우가 많으며, 1년생 초본식물들은 보기 어렵습니다. 이에 반해 농촌에서는 인간의 손길이 아닌 토질, 수분, 햇볕 등 자연환경과 식물의 특성에 따라 숲이 만들어지므로 다양한 식물들을 만날 수 있고 계절의 변화에 따라 그 시기를 달리하며 꽃을 피우는 식물들을 볼 수 있습니다.

도시에서 조경수로 채택되지 못한 식물 중에서도 악착같이 살아남아 약초로 사용되는 식물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약초가 바로 환삼덩굴과 쥐방울덩굴입니다.

 

환삼덩굴
환삼덩굴

 

환삼덩굴은 생명력이 강해 도시나 시골 등 어디에서나 흔하게 볼 수 있습니다. 숲 초입, 냇가, 텃밭, 심지어 화단 등에서도 볼 수 있으며, 사람이 제거하지 않으면 밭을 점령해버릴 정도입니다. 줄기와 엽병에 갈고리가 있어 가시처럼 느껴지며 다른 식물을 감고 자라므로 낫으로 뜯어내야 제거할 수 있습니다.

환삼덩굴(Humulus scandens)은 삼과(Cannabaceae)로 한약명으로 율초(葎草)입니다. 성질은 차갑고, 오림(五淋)을 치료합니다. 요즘으로 보면 방광염이 해당이 됩니다. 열이 나면서 소변이 잘 나오지 않은 증상을 의미합니다.

만병회춘(萬病回春)"오림은 방광에 열이 쌓인 것이다[五淋者, 膀胱蓄熱也]"라고 하였습니다. 방광에 열이 쌓였다는 것은 염증이 생겨 열나면서 소변이 잘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쥐방울덩굴
쥐방울덩굴

 

쥐방울덩굴은 주로 산과 들 또는 숲 가장자리에서 볼 수 있는데 개발로 인해 그 수가 급격히 줄고 있습니다. 부천에서는 아파트 단지 화단에서 매년 볼 수 있습니다. 쥐방울덩굴꽃이 필 무렵에 주로 잡초 제거를 하기 때문에 대부분 꽃이 잘려 나가고 없는데 올해는 운 좋게 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군락을 이루며 수많은 꽃이 피었습니다.

쥐방울덩굴(Aristolochia contorta)은 쥐방울덩굴과(Aristolochiaceae)로 한약명은 마두령(馬兜鈴)입니다. 잎이 질 무렵 열매가 말 목의 방울처럼 드리워지기 때문에 그런 이름이 지어졌습니다. 마두령은 폐열로 기침하고 숨이 차는 증상을 치료합니다.

쥐방울덩굴은 꼬리명주나비의 먹이로, 꼭 필요한 식물인데 요즘 쥐방울덩굴의 서식지 파괴로 꼬리명주나비 또한 그 수가 급격히 줄었다고 합니다. 쥐방울덩굴에 대한 인간의 세심한 관심이 필요할 때입니다.

 

박종선(한약사, 약초당한약국 대표)

재배포를 환영합니다. 사진 및 글에 대한 저작권은 해당 저자에게 문의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