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오는 중국에서 3대 명약(산삼, 구기자, 하수오)으로 여겨질 정도로 효능이 우수한 약초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자생하고 있으며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문제는 하수오에는 종류가 두 가지가 있다는 것입니다. 뿌리가 하얀색인 백하수오와 뿌리가 적색인 적하수오로 나누어집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하수오(何首烏)라고 하면 백하수오가 아니라 적하수오를 의미합니다. 보통 백하수오를 백수오로, 적하수오를 하수오로 줄여서 부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백하수오와 적하수오는 어떠한 차이점이 있을까요? 효능과 모양의 두 가지 측면에서 접근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효능

백하수오는 인체에 부족한 기(氣)를 보충해줍니다. 그래서 인삼 대용으로 사용합니다. 백하수오를 많이 사용하신 분이 바로 사상의학(四象醫學)을 창시하신 동무 이제마 선생입니다. 이제마 선생께서는 『동의수세보원(東醫壽世保元)』에서 백하수오의 효능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셨습니다.

“인삼이 있으면 인삼을 쓰고, 인삼이 없으면 백수오를 쓴다. 백수오는 인삼과 성미가 서로 가까우나 맑고 시원한 힘(淸越之功)은 인삼보다 못하고, 따뜻이 보호하는 힘(溫補之功)은 인삼보다 더하여 다르기도 하고, 같은 측면도 없지 않다.”

적하수오는 인체에 부족한 혈(血)을 보충해주고 동시에 머리를 검게 합니다. 적색이라는 것은 우리 인체에서 혈(血)을 의미하여, 실제로 하수오는 우리 인체에 부족한 혈을 보충합니다. 혈이 부족해서 나타나는 두통(頭痛), 현훈(眩暈) 등을 치료합니다. 우리 인체의 혈류량 조절은 간(肝)이 담당하므로 간의 기능도 보강이 됩니다. 하수오(何-어찌 하, 首-머리 수, 烏-까마귀 오)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머리를 검게 해줍니다. 머리카락은 뼛속에 있는 정(精)의 영향을 받으므로 정(精)이 부족해지면 머리가 하얗게 되고 또한 뼈도 약해지게 됩니다.

두 번째, 모양(식물의 기원)

옛날에는 서로 구분하지 않고 사용하였는데 그 흔적을 『동의보감(東醫寶鑑)』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붉은 것은 수컷, 흰 것은 암컷이라 하였습니다. 하지만 백하수오와 적하수오는 식물 분류상 과(科)가 다르며 꽃이 피는 모양 또한 완전히 다릅니다.

백하수오는 큰조롱 또는 은조롱으로도 불립니다. 큰조롱(Cynanchum wilfordii)은 박주가리과(Asclepiadaceae)에 속합니다. 적하수오(Polygonum multiflorum)는 마디풀과(Polygonaceae)에 속합니다. 이러한 차이로 꽃 모양과 열매 모양이 달라집니다. 백하수오는 박주가리처럼 씨방이 맺히며, 적하수오는 풀처럼 분산되며 씨를 맺습니다.

백하수오와 적하수오는 잎의 모양은 비슷하지만, 뿌리의 모양은 완전히 다릅니다. 백하수오는 뿌리가 길게 발달하며, 적하수오는 고구마 또는 감자처럼 둥글게 발달합니다.

도시는 백하수오와 적하수오를 만나기 힘든 환경이지만 간혹 주택가 담벼락이나 화단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글┃박종선(한약사, 약초당한약국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