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토론회 등 부천의 역사 정립을 위한 노력 게을리하지 말아야-

올해는 광복 78주년을 맞이하는 뜻깊은 해이다. 우리 선조들은 국권침탈기인 1895년 전후로부터 해방이 된 1945814일까지 국권 회복을 위한 노력과 희생을 아끼지 않았다. 나라가 위기에 처하자 자발적으로 군사를 일으켜 의병 활동을 하였으며, 1910829, 나라를 빼앗긴 후에는 만주와 연해주로 진출하여 독립기지를 건설하고 독립군을 양성하였다. 이러한 결과 봉오동전투와 청산리대첩과 같은 큰 승리를 거두었다. 또한 미국, 멕시코 등 해외로 이주한 한인들은 독립자금을 모금하여 후원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1919411, 중국 상하이에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수립되었다. 1940년대에는 연합국의 일원으로 세계대전에 참전하는 등 선열들의 크고 작은 노력과 희생 덕분에 우리는 마침내 광복을 맞이하게 되었다.

하지만 광복 후, 우리 부천시의 대일항쟁기 역사 연구는 미진하기 짝이 없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지금까지 부천시 차원의 연구용역이나 학술토론회는 단 한 차례도 개최된 바가 없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민족문제연구소 부천지부는 2020년에 <부천시 항일 독립운동 기념에 관한 조례>를 부천시의회에 건의하여 제정하였으며, 2021년에는 <부천시 일제잔재 청산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였다. 대일항쟁기 부천의 역사를 연구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마침내, 지난 512<부천시 항일 독립운동 기념에 관한 조례>를 기반으로 <부천시 항일 독립운동 기념 학술토론회>가 처음으로 개최되었다. 이 토론회를 통해 지금까지 알려진 바와 다르게 현재의 부천시 지역에서 일어난 3.1운동은 소사리 독립 만세운동한 건인 것으로 밝혀졌다. 그동안에는 1919324일에 일어난 계남면사무소 습격 사건과 소사리 독립 만세운동 등 2건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이날 토론회에서 양경직 계남역사문화연구소장의 연구발표로 소사리 독립 만세운동만 부천시의 3.1운동이라는 것이 판명되었다. 계남면사무소 습격 사건은 인천 계양의 황어장터 만세운동의 일부였는데 보고 과정 4번 중에 3번째 문서에서 계양면으로 표기해야 할 것을 계남면으로 표기하여 발생한 오류라는 것을 밝혀낸 것이다. 이런 오류를 모르고 경기문화재단에서는 경원여객 부천역 차고지(경인로 2461)에 계남면 3.1운동 만세 시위지 안내판을 버젓이 세워놓았으니 이는 제대로 된 연구와 검증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부천시 항일 독립운동 기념 학술토론회 후 기념 촬영

 

앞으로 우리 민족문제연구소 부천지부는 대일항쟁기 부천의 역사 연구와 학술토론회를 더욱더 활성화할 계획이다. 그러면서 부천지부가 추진한 학술토론회에 대해 의문을 품거나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으면 이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여 학술토론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부천지부는 학술토론회를 일회성 사업으로 끝내지 않고 토론회가 진행될 때마다 주요 내용을 책자로 제작하여 관내 초중고와 시립도서관에 비치할 예정이다. 부천시민 누구나 부천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안내할 것이다.

우리 부천시에는 아직 연구되지 않은 대일항쟁기 역사가 많이 남아있다. 이를 연구하기 위해서는 1년에 한 번 진행되는 <부천시 항일 독립운동 기념 학술토론회>만으로는 부족하다. 다른 지자체와 다르게 항일 독립운동 기념 조례와 일제잔재 청산 지원 조례 두 개를 모두 가진 자랑스러운 문화도시이므로 보다 많은 학술토론회가 진행할 수 있도록 부천시의 적극적인 행정을 기대해본다.

 

박종선(민족문제연구소 부천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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