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 인 페이스
“이렇게 혼자 계시지 말고 친구분도 만나고 그러세요.”
“그 친구가 나 좋아하는 건 알겠는데 만나면 매번 얻어먹을 수도 없고 그러고 싶지도 않고….”
그분은 여간 단단해 보이지 않으시는 분이다.
“그 친구도 어려운 거 뻔히 아는데 만나면 밥 한번 먹기도 빠듯하니….”
한 달에 60여만 원의 기초수급자비. 그걸 받으면 국민연금도 기초노령연금도 받을 수가 없는 복지구조다. 게다가 일을 하면 그나마도 다 받을 수가 없다.
“아무도 이 집에 들어오게 한 적이 없어요.”
아마 정이 드는 것에 대한 경계 때문이었으리라.
그는 10여 년 전에 뇌가 경색되어서 왼쪽 팔과 다리가 풀렸다고 한다. 사업의 실패로 이혼을 당한(ㅜㅜ) 이후로 한쪽 몸을 못 쓰는 상태에서 홀로 병원에서 치료를 하고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애를 썼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죽으려고 몇 번을 생각했어요. 다리가 너무 아파서 잘라달라고 병원을 찾아갔는데 잘라줄 수도 없다네요. 구순이 다 된 노모를 생각하면 맘대로 죽을 수도 없고, 사는 게 사는 게 아니네요.”
아직 삶의 욕망이 없을 수 없는 70도 안 된 뇌경색 환자. 그는 한 달에 60여만 원의 돈으로 병원 치료와 그 외 생활을 해야 한다.
“돈을 조금밖에 못 주면 일이라도 해서 살게 해 줘야지. 이 돈으로만 살라고 아무것도 못 하게 하니 원….”
그가 사 놓고 한 번도 사용한 적 없다는 꽃무늬가 그려진 양은 밥상에서 내가 끓인 라면을 함께 먹었다.
“하루 종일 아무하고도 말을 하지 않고 사는데….”
“처음 본 분 앞에서 눈물을 훔치면 안 되는데….”
이 안타까운 현실 앞에서 사회복지사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얼까?
#모두 인간답게 살 권리
#비합리적인 기초수급자 수익구조
글┃이경애(사회복지사, 콩나물신문조합원)